올해 중학교 1학년인 아들은 작년부터 야구를 좋아하게 됐다.
초등학교 때 학교에서 단체로 야구 관람을 몇 번 다녀온 뒤, 축구에 열광하던 아들은 이제 야구까지 사랑하는 스포츠 마니아가 된 것이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아니지만 인천에 살면서 좋은 점 중 하나는 우리 지역 야구단, 그리고 번듯한 홈구장을 가졌다는 거다.
야구 시즌이 되면 홈구단의 유니폼을 입고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는 사람들을 자주 보는데 아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그 대열에 합류하고 싶은지 야구를 보러 가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다.
인천 미추홀구 고향사랑기부제에 참여해 홈구장 예매 할인권을 받아 경기를 예매했다.
중학교 들어가서 학교도 늦게 끝나고, 학원도 늦게 끝나고 숙제도 많아지며 부쩍 스트레스를 받는 아들이 틈만 나면 야구장을 가겠다고 하니, 나는 어느새 예매 오픈 시간에 알람을 맞춰놓고 광클릭을 하는 열혈 엄마가 되었다.
그런데 역시 취미 생활엔 돈이 많이 든다.
야구장의 관람 구역에 따라 티켓 가격도 천차만별인데 만 원대부터 8만 원대까지 만만치 않은 데다가 간식 사 먹을 돈까지 합친다면 중학생인 아들의 용돈으론 도저히 감당이 안 될 것이다.
인천 미추홀구의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출처=인천 미추홀구)
그런데 예매를 위해 여기저기 알아보던 중, 홈구장이 위치한 인천 미추홀구에서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SSG랜더스 홈경기 할인권이 지급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때문에 야구팬들 사이에선 예매 할인권도 받고 고향사랑기부제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 가입을 했다는 글들도 볼 수 있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자신이 거주하지 않는 지방자치단체에 일정액을 기부하면 10만 원까지는 전액, 초과분은 16.5%를 세액 공제하는 것으로 기부액의 30% 범위에서 답례품을 제공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인천에 살고 있는 내가 인천 미추홀구의 고향사랑기부제에 참여할 수 있을까?
정답은 '할 수 있다'.
인천 서구에 거주하고 있는 나는 '인천시'와 '인천 서구'를 제외한 모든 지자체에 기부할 수 있다.
인천 미추홀구의 고향사랑기부제 참여 방법 및 기부금 사용처 등(출처=인천 미추홀구)
그렇다면 내가 기부한 금액은 어디에 쓰일까?
인천 미추홀구의 누리집에는 고향사랑기부금이 사회취약계층 지원, 청소년 보호·육성, 주민 복리증진 등에 사용된다고 한다.
10만 원을 기부해 야구 경기 예매 할인도 받고 좋은 일도 하고 세액공제까지 챙길 수 있다니 이보다 알뜰살뜰한 쓰임이 또 있을까?
고향사랑기부제의 답례품으로 'SSG랜더스' 야구 관람 할인권을 받은 나는 바로 아들에게 큰소리를 치며 야구 경기 예매를 해줬다.
요즘 사춘기 절정의 아들과 훈훈한 대화를 나누기 쉽지 않은데, 고향사랑기부제 덕에 오랜만에 모자지간에 웃음꽃이 피었다.
사실 고향사랑기부제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보면 자신의 고향이나 자주 가는 여행지 등을 정해 기부하기도 하지만 답례품을 보고 지역을 정한다는 사람도 많다.
나도 전엔 '내가 고향사랑기부제에 참여한다면 자주 가는 여행지에 해야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해 왔는데 막상 나를 기부에 참여하도록 움직인 건 내가 필요한 답례품이 있는 인천 미추홀구가 됐다.
야구 시즌에 딱 걸맞은 고향사랑기부제!
어쩐지 '고향'이라고 하면 산 좋고 물 좋은 시골 마을만 생각하게 되는데 이렇게 일석삼조의 선한 일에 참여했다는 뿌듯함은 내게 퍽 좋은 경험이 됐다.
그리고 나는 이제 물건을 살 때 고향사랑기부제의 답례품을 먼저 검색해 본다.
내가 원하는 것을 답례품으로 얻고 다양한 세제 혜택도 받고 누군가를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참여 이유가 충분한 고향사랑기부제다.
☞ 고향사랑e음 누리집 (ilovegohyang.go.kr)
우리의 삶과 정책 사이에
징검다리를 놓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