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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격려·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장치, 프리랜서 실업급여

2025.06.10 정책기자단 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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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일을 하는 후배가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일을 시작했으니, 벌써 20년 정도 방송가의 프리랜서로 일하며 경력을 다져왔다.

프리랜서는 자유롭게 일한다는 장점도 크지만 늘 '잠정적 백수'를 염두해 둬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그래서인지 후배는 마흔에 쌍둥이를 출산하고 육아에 매진할 법도 하지만 금세 일터로 돌아갔다.

그런데 최근,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후배는 지금 일을 쉬고 있노라고 했다.

노산이었으니 출산 후에 좀 더 쉬라는 주변의 권유에도 쌍둥이 키우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며, 쌍둥이 대학 갈 때 본인은 환갑이라며 일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고 하던 후배인데 일을 쉰다는 것이 의아했다.

후배는 세 살 쌍둥이를 키우는 프리랜서 워킹맘이다.
후배는 세 살 쌍둥이를 키우는 프리랜서 워킹맘이다.

사정을 들어보니 후배가 하던 프로그램이 종영했다는 것이다. 마침 몸도 좋지 않아 잠시 쉬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일하랴, 살림하랴, 어린 쌍둥이들 돌보랴….

몸이 축날 만도 했다.

워낙에 친한 사이라 이참에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맘 편히 쉬라고 얘기했더니, 후배가 하는 말이 요즘이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며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고 있다는 거다.

이게 무슨 이야기일까?

후배는 요즘 자기 같은 프리랜서들도 복지가 좋아져서 실업급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 때문에 당분간은 경제적 걱정 없이 육아에 매진하고 있고 재취업을 위한 교육도 받고 있다며 요즘 너무 뿌듯한 생활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나도 대학을 졸업하고 20여 년을 프리랜서로 살았다.

그러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언제 일을 쉬게 될지 모른다.'라는 불안감이었다.

결혼 후 출산과 육아를 거쳐가면서 '과연 다시 일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프리랜서의 숙명처럼 따라왔다.

정규직 친구들은 출산 이후에도 돌아갈 곳이 정해져 있고, 육아 휴직도 쓸 수 있으며 실업급여도 받을 수 있는데 당시 나에게 해당하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실업급여를 받을 때는 '취업드림수첩'에 관련 교육을 받고 실업급여 수령을 위한 구직활동을 기록해야 한다.
실업급여를 받을 때는 '취업드림수첩'에 관련 교육을 받고 실업급여 수령을 위한 구직활동을 기록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프리랜서들은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

후배만 하더라도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출산 후에는 출산전후지원금을, 프로그램 종영으로 일을 할 수 없게 된 지금은 실업급여를 받으며 다음 일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실직 전 24개월 동안 고용보험에 가입된 기간이 9개월 이상으로 단기예술인의 경우엔 수급자격 인정신청일 이전 1개월 동안의 노무제공일수가 10일 미만이거나, 수급자격 인정신청일 이전 14일간 연속하여 노무제공내역이 없어야 한다고 한다.

이렇게 그동안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소외되었던 예술인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이 지금은 다양한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먼저 후배는 쌍둥이 출산 후에 출산전후급여로 800만 원을 받았는데 이는 고용보험에 가입된 예술인과 노무제공자에게 지원되는 것이라고 한다(고용보험 미가입자도 150만 원의 출산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예술인 출산전후 급여 지급 수준(출처=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예술인 출산전후 급여 지급 수준(출처=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예술인 외에도 다양한 직군이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고용24(work24.go.kr)에 따르면 고용보험이 적용되는 노무 제공자는 보험설계사, 학습지 방문강사, 교육교구 방문강사, 택배기사, 대출모집인, 신용카드 회원모집인, 방문판매원, 대여제품 방문점검원, 가전제품 배송기사, 방과후강사, 건설기계종사자, 화물차주, 퀵서비스, 대리운전, IT소프트웨어 기술자, 골프장 캐디, 관광통역안내사, 어린이통학버스기사 등 19개 직종이라고 한다.

프리랜서로 오랜 시간 일했던 후배는 바쁘게 일을 할 때는 시간이 없어서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며 재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엔 고용노동부에서 하는 실업급여 교육을 다녀왔다면서 이제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는 것 같다며 들뜬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꾸준히 하던 일을 자의가 아니라 타의로 갑작스럽게 그만두게 됐을 때 우리는 엄청난 상실감과 허무함에 휩싸이게 된다.

그리고 경제적 위기가 따라오기도 한다.

우리 사회는 수많은 이들의 노력을 통해 앞으로 나아간다.

그들이 정규직이건, 프리랜서건 책임지고 일을 하는 건 매한가지다.

후배를 통해 프리랜서에게 지급되는 실업급여는 이들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사회적 장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주저앉지 말고, 다음을 도모하라는 격려이자 다음의 일로 가는 통로, 바로 프리랜서를 위한 실업급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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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기자단 김명진 사진
정책기자단|김명진uniquekm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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