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9일은 '구강보건의 날'이었다.
어릴 적부터 치과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고, 성인이 되어서는 구강보건협회 공모전에 참여했을 만큼 치아 건강에 진심인 사람이라 더욱 의미 있는 날이기도 했다.
이렇듯 구강 위생에 진심인 사람들은 나뿐만이 아닌 거 같다.
최근 몇 년 사이 SNS를 하다 보면 치약, 칫솔뿐만 아니라 치아 미백제, 구강 세정기 등 구강 위생용품의 종류가 많이 늘어났다는 걸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정보와 제품의 홍수 속에서, 거짓과 진실을 교묘히 섞는 거짓 및 과장 광고들도 늘어간다.
◆ '잇몸 재생', '치과 시술급 미백'…거짓말로 병드는 우리 구강
"단 몇 번 사용으로 스케일링, 미백 시술을 받은 듯 새하얘진다"라는 치아미백제, "마모된 잇몸을 재생시켜 주는 잇몸 전용 영양제" 등과 비슷한 문구들을 본 적 있는가?
필자는 치약이나 스케일링 등을 자주 검색하다 보니 알고리즘에 위와 같은 문구로 홍보하는 제품들을 심심찮게 본다.
광고를 더불어 교묘하게 편집된 사용 전후 사진과 수백 개의 긍정적인 후기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구매 버튼을 누르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광고의 상당수는 허위 및 과장 광고일 가능성이 높다.
먼저 의학적으로 잇몸 조직을 완벽히 재생시키거나, 단기간에 치과 시술과 동일한 수준의 미백 효과를 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나아가 검증되지 않은 제품은, 기대했던 효과는커녕 오히려 구강 점막을 손상하거나 치아 마모를 유발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구강 건강 지키는 안전장치, 이 두 가지만 확인하세요!
그렇다면 수많은 제품 속에서 안전성과 효과가 검증된 제품을 어떻게 고를 수 있을까?
위 질문에 식품의약안전처는 다음 두 가지 사항을 꼭 확인할 것을 당부한다.
① 첫째, 제품 포장의 '의약외품' 표시 확인하기
치약, 구강청결제 등 구강 위생용품 중 그 효과를 내세우는 제품들은 대부분 '의약외품'으로 분류된다.
'의약외품'이란 질병의 치료나 예방과 관련된 제품으로, 식약처에서 그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고 허가한 것을 의미한다.
② 둘째, '의약품안전나라(nedrug.mfds.go.kr)' 누리집에서 허가 정보를 확인하기
위 누리집에 접속해 궁금한 제품명을 검색하면, 식약처의 정식 허가(신고)를 받은 제품인지, 어떤 효능 및 효과로 허가를 받았는지 등 상세한 정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SNS 광고만 믿고 구매하기 전, 단 1분만 투자해 검색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마트에 가서 확인해 보니
첫 번째로 집 근처 드럭스토어에 방문했다.
모 드럭스토어의 구강용품 코너
수많은 구강 위생용품 중 가장 먼저 '의약외품' 표시가 되어있는 제품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의약외품 표시가 되어있는 치약과 치아미백제
이제 '의약품안전나라' 누리집에 들어가 해당 제품을 검색해 보자.
의약품안전나라 누리집에 들어가 치약 제품명을 검색하는 화면 사진
하나 주의할 점은, 바코드로는 거의 검색이 안 되었고, 가능한 제품명을 정확히 입력하여야 올바른 제품을 찾을 수 있다.
품목구분, 허가 유무, 주성분 등을 간단히 확인할 수 있는 검색 결과
다음으로는 생활용품점에 들렸는데, 정말 수많은 종류의 구강용품들이 비치되어 있었다.
생활용품점의 구강용품 코너
여기서는 구강청결제를 검색하여 자세한 성분과 효능 및 효과를 확인해 보자.
가장 먼저 '의약외품' 표시와 식약처 허가 유무를 확인 할 것!
구강청결제의 자세한 성분과 효능 및 효과
◆ 더 깐깐해진 구강용품 관리, 건강한 미소를 위한 필수 조건
이러한 소비자들의 노력에 더해, 더욱 든든한 제도적 안전장치가 마련되었다.
바로 2025년 6월 14일부터 칫솔(치간칫솔 포함), 치실, 설태제거기(혀클리너)가 식약처 소관인 '위생용품'으로 지정되어 관리가 대폭 강화되기 때문이다.
☞ (정책뉴스) 구강관리용품·문신용 염료 '위생용품' 지정…"안전관리 강화"
그동안 위 제품들은 보건복지부가 관리하는 '공산품'으로 분류되어 별도의 영업 신고 없이 제조와 수입이 가능했다.
그러나 칫솔모 삼킴이나 유해 물질 용출 등 안전성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면서 제도 강화의 필요성이 드러난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위 제품들도 식약처의 관리 아래 영업 신고, 수입 검사, 위생 교육 등 체계적인 안전 관리 체계를 거쳐야만 우리 손에 들어올 수 있게 된다.
국가가 칫솔 하나까지 깐깐하게 관리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만큼 구강 건강이 우리 신체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반증이지 않을까.
치아는 단순히 씹는 기능만 가진 신체가 아니다.
예로부터 '오복(五福) 중 하나'로 여겨지는 치아와 구강 건강은 한 번 망가지면 돌이키기 쉽지 않다.
우리의 건강한 미소를 지키기 위해, 제품 구매 전 '의약외품' 표시와 '의약품안전나라' 누리집을 확인하는 작은 습관을 들여보는 건 어떨까.
정책이 우리 삶에 녹아들 수 있도록! 다양한 소재를 소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