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의 따끔함으로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 굉장한 보람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할아버지가 혈액암으로 돌아가신 후 헌혈의 중요성을 깨달아 꾸준히 헌혈에 참여하고 있다.
헌혈에 관한 다양한 정보와 헌혈 신청, 헌혈 내역 조회 등을 할 수 있는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누리집의 메인페이지다.(출처=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누리집)
평소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서 발행하는 소식지를 구독해 왔는데 헌혈자를 위한 특별한 행사가 펼쳐진다는 소식에 관련 정보를 조금 더 찾아봤다.
이번에 진행된 행사는 헌혈자의 날 행사로 매년 6월 14일인 세계 헌혈자의 날을 기념하여 우리나라에서도 13일부터 15일까지 광화문 일대에서 헌혈 버스 운영, 헌혈 인식 개선 캠페인 및 대국민 참여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했다.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헌혈자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관련 부처와 대한적십자사 등은 지난 4월부터 헌혈자의 날 행사를 홍보해 왔다(출처=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몇 년 전부터 이맘때쯤 헌혈자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아직 한 번도 참여한 적은 없었기에 이번에 현장을 찾아 헌혈자의 날 행사를 직접 즐겨보기로 했다.
행사장으로 이동하기 전 세계 헌혈자의 날에 대해 알아봤다.
혈액관리본부 누리집에 따르면 세계 헌혈자의 날은 현재의 혈액형 종류인 ABO 혈액형을 발견하여 노벨상을 받은 카를 란트슈타이너 박사의 탄생일이라고 한다.
2004년 국제 헌혈 운동 관련 기관이 처음 헌혈자의 날을 제정하였고, 우리나라는 국가 차원에서 헌혈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고자 2021년 12월 혈액관리법을 개정해 법정기념일로 지정했다고 한다.
헌혈자의 날 행사의 첫날인 13일, 평일 점심시간임에도 많은 방문객이 행사 현장을 찾았다.
생각보다 그렇게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어떤 기념일보다 의미 있는 세계 헌혈자의 날 행사를 위해 지난 6월 13일 광화문광장 놀이마당으로 이동했다.
오랜만에 방문한 놀이마당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2시로 예정된 기념식 준비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었다.
그 뒤로 금요일 점심시간을 겸해 헌혈 관련 콘텐츠를 즐기고 헌혈에 참여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인근 직장인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동료와 함께 행사장을 둘러보던 회사원 최시온(34) 씨는 "내일(14일)이 세계 헌혈자의 날이라는 것을 몰랐는데 정부 주도로 이런 행사가 개최되니 헌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라면서도 "철분 수치가 부족한 편이어서 매번 언젠가 한 번은 헌혈에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영양제를 잘 챙겨 먹고 올해가 가기 전 첫 헌혈을 해볼 계획"이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헌혈자의날 행사의 첫날인 13일, 오후 2시부터 1시간가량 정부 주도의 기념행사가 열렸다. 표창과 영상 상영, 축하공연 등이 진행됐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니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됐다.
올해 헌혈자의 날 기념식은 '우리가 몰랐던 진짜 영웅들, 우리가 마주할 진짜 영웅들'이라는 주제로 오프닝 공연 및 세리머니, 헌혈 유공자 포상, 헌혈 관련 사례 및 홍보 영상 상영 순서로 진행됐다.
개인적으로는 헌혈 관련 사례 영상에서 이야기한 헌혈자 수치에 눈길이 많이 갔다.
오늘날 과거보다 훨씬 많은 국민이 헌혈에 참여하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로부터 피를 사 오는 국가라는 점에서 더욱 많은 국민이 헌혈에 관심을 두고 헌혈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헌혈자의 날 행사 부스에 참여해 봤다. 소소한 재미를 추구할 수 있는 부스부터, 기업의 부스까지 다양한 즐길 거리가 가득했다.
기념식은 축하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렸지만, 적지 않은 사람이 헌혈 행사 부스에서 진행된 이벤트에 참여하거나 직접 헌혈에 참여했다.
나 역시 헌혈 홍보 부스를 돌아다니며 관심 있는 이벤트에 참여했고, 운이 좋게도 소소한 기념품을 받을 수 있었다.
순발력 게임에 참여해 상품을 받은 이준열(24, 대학생) 씨는 "입대 이후 기회가 된다면 꾸준히 헌혈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렇게 헌혈자의 날을 기념해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니 너무 반갑다"라며 평소에도 헌혈 관련 오프라인 행사가 더 많이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헌혈 관련 행사인 만큼 헌혈 버스를 통해 헌혈할 수도 있었다. 나는 성분 헌혈을 한 지 2주가 채 지나지 않아 헌혈에 참여할 수는 없었다.
많은 사람이 방문한 헌혈 버스 앞에서는 예쁜 꽃을 추가로 증정해 주는 소소한 이벤트를 하고 있었고, 바로 옆 부스에서는 헌혈 후 받은 헌혈 증서를 기부하면 또 다른 기념품을 주는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참고로 헌혈 후 받는 헌혈 증서를 가지고 있으면 수혈이 필요할 때 헌혈증서 1장당 혈액 1팩에 해당하는 본인 부담금을 경감받을 수 있어 혈액 관련 질환이나 중증 수술이 필요한 국민에게 소중하게 사용된다.
축하공연을 끝으로 헌혈자의 날 정부주도의 기념식은 막을 내렸다. 하지만 이후에도 15일까지 광화문 일대에서 헌혈자의 날 관련 행사는 계속 진행됐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헌혈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앞으로도 꾸준한 참여를 다짐할 수 있었던 시간, 이번 행사의 주제처럼 '우리가 마주할 진짜 영웅'은 누군가를 위해 생명나눔을 실천하는 우리 자신이자 가족, 동료가 아닐까?
헌혈에 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누리집을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이벤트 참여로 소소한 기념품과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헌혈자의 날 기념식. 생각보다 알찼던 행사에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행사에 다시 찾겠다고 생각했다.
만약 헌혈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면, 혹은 짧은 시간에 누군가의 고귀한 생명을 살리기 위한 생명나눔을 실천하는 보람을 느끼고 싶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헌혈에 참여해 보는 것도 미래의 영웅이 되기 위한 시작점이 되어줄 것 같다.
대한민국에 영웅들이 더 많아지길 바라며 미래에는 우리 국민의 혈액을 다른 나라로 보낼 수 있는 수준까지 헌혈이 보편화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