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밀접한 학과에서 공부하다 보니, 주변에 독서와 문학을 무척 사랑하는 사람들을 많이 두고 있다.
덕분에 서울국제도서전이나 대한민국 독서대전 등 매년 독서 관련 행사가 열릴 때마다 동기들과 함께 책을 잔뜩 구경하러 간다.
출판사별 굿즈를 사 모으기도 하고, 교수님이 진행하는 '작가와의 만남' 행사에도 종종 참석하러 가곤 했다.
이런 경험을 다른 학과에 재학 중인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면 "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만 일부러 찾아가는 행사 아니야?" 라고 말하곤 한다.
그런 친구들에게 난 늘 아니라고 말한다.
독서와 문학, 문화생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다고.
그리고 조금만 찾아보면 공공도서관 등을 통해 일상에서 가깝게 독서와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상당히 많이 개설되어 있다는 것도 덧붙인다.
마침, 올해 대한민국 독서대전이 9월 19일부터 9월 21일까지 열린다.
독서의 달인 9월을 맞이해 대한민국 독서대전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의 공공도서관에서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진행하고 있다.
9월 독서의 달을 맞이해 전국 각지에서 독서문화 행사가 열리고 있다. (출처=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는 9월 1일, '9월 독서의 달'을 맞이하여 1,065개 기관과 단체, 기업 등과 함께 독서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책 문화를 더욱 가까이서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는 독서문화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전국 각지의 도서관과 17개 지자체와 교육청 등에서는 '읽기 예보 : 오늘 읽음, 내일 맑음'이라는 표어 아래 일상에서 독서와 함께하는 즐거움을 발견하고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있다고 한다.
'읽기 예보: 오늘 읽음, 내일 맑음'. (출처=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도서관은 독서의 달을 기념하여 '작가와의 만남' 프로그램을,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책 읽어주세요' 캠페인을, 서울 대학로 일대와 지역 문학관 등에서는 '대한민국 문학축제'와 '서울국제작가축제', '문학주간 2025' 등이 차례대로 열린다.
이렇듯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 다양한 문화생활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나도 9월 독서의 달을 즐겨보려 미리 인문학 강연을 예약해 두고 근처 공공도서관을 방문했다.
지역 도서관 누리집을 이용해 미리 강연 예약을 했다. [독서의 달] 프로그램이라고 개설되어 있다.
1부 강연을 통해 한국 문학사의 대표 소설가와 시인들이 남긴 작품들을 함께 감상하며 당시의 언어를 느껴보는 시간을 가졌다.
2부 강연에서는 나의 이야기 역시 한 편의 작품으로 남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받을 수 있었다.
강연을 들으며 저 멀리 잠시 묻어두었던 창작 욕구를 오래간만에 깨울 수 있었다.
강연을 듣고 나오니, 독서의 달을 기념하여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맞춤형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는 안내를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독서의 달을 맞이해 각 지역 공공도서관에서는 다양한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상 깊게 읽은 에세이의 한 구절을 캘리그래피 작품으로 만들어 보는 힐링 프로그램, 15명 내외의 사람들이 모여 독서토론 및 독서 모임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 안내문이 보였다.
평소 학교에서 합평을 자주 하고 있지만, 우리 동네에서 참여할 수 있는 소규모 독서 모임을 찾기는 어려워서 아쉬웠는데 이번 독서문화 프로그램에 다양한 독서 모임이 개설되어 있어서 좋았다.
어린이들이 도서관 강당에서 문학 관련 영화 감상을 하는 것을 보았다.
꾸준한 독서 습관을 기르기 위해 독서 모임을 찾고자 한다면, 9월 한 달 동안은 지역 도서관 누리집을 종종 탐색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이 외에도 그림책 속 등장인물의 마음을 이해하고 직접 역할극을 수행해 보는 프로그램, 소설 <아몬드>를 읽고 인물 심리를 분석해 1인 독백극으로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 등이 눈에 띄었다.
소설 속 주인공의 마음을 이해하고 1인 역할극을 수행해 보는 과정은 어떤 내용인지 생소하게 느껴져 도서관 사서 선생님께 여쭈어보았다.
Q. 이번 9월 독서의 달 행사로 '독서 연극 체험'이 많이 개설되어 있는데, 어떤 취지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인지 궁금합니다. A. 역할극과 독백극 프로그램은 독서에 대한 흥미를 높이기 위해 개설된 프로그램입니다.
모두가 같은 독서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기에, 정독을 통해 글을 깊게 이해하고 공감하기 어려워하는 독자들도 존재합니다.
동화나 소설 속 등장인물의 심리나 주제를 바탕으로 연극을 재구성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직접 인물이 되어보는 체험을 통해, 글에 대한 깊은 이해는 물론, 더 나아가 독서에 재미를 붙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구성했습니다.
Q. 참여 연령대를 보니 청소년과 성인뿐만 아니라 어린이들도 참여할 수 있더라고요. A. 네. 특히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그림책 역할극 프로그램은 글을 아직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재미있게 몸으로 직접 체험하며 활동적인 독서 과정을 통해 책 자체를 즐길 수 있길 바라 개설했습니다.
9월 한 달 동안 열리는 독서의 달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남녀노소 상관없이 누구나 책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니, 근처 공공도서관이나 지역 공공도서관에서 다양하게 개설 중인 프로그램들을 취향껏 찾아보고 참여해 보는 걸 권해드립니다.
더위를 피해 도서관에서 독서를 즐기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작가와의 만남, 가족과 함께하는 주말 독서 소풍, 문장 낭독 프로그램, 필사 체험, 콘텐츠 및 작품 전시, 그리고 도서관에서 즐기는 영화 프로그램과 오페라 공연 등 다양한 문화 체험으로 한껏 더 풍요로워질 가을이 기대되었다.
편안한 의자에 기대어 독서와 늦여름을 즐기는 사람들.
책을 홀로 읽고 사색에 잠기는 시간도 물론 좋지만,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생각을 나누고 온몸으로 느껴보는 독서 역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책 한 권에 매몰되기보다는 영화, 음악, 그림 등 책과 연결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생활을 함께 즐기며 사유의 폭을 조금씩 넓혀가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역 공공도서관 누리집에서 [독서의 달] 프로그램을 예약할 수 있다. 미리 목록을 확인하고 관심 가는 프로그램을 예약해 보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공공도서관에서 다채롭게 개설하고 있는 독서문화 프로그램이 도움이 될 것 같다.
멀리 갈 필요 없이 우리 집 근처에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으니, 9월은 도서관에서 생각이 깊어지는 가을을 즐겨보면 어떨까 싶다.
이와 더불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독서를 즐길 수 있도록 올해 새롭게 '온책방' 서비스를 오는 12월까지 운영한다고 한다.
'온책방' 서비스 포스터. (출처=문화체육관광부)
'온책방'이란, 매월 선착순 1만 명까지 1인당 월 최대 전자책 3권, 오디오북 2권을 14일간 대출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전자 서비스라 누구나 어디서든 간편하게 회원가입만 하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일상에서 독서를 더욱 간편하게 즐길 수 있을 거라고 기대된다.
또한 9월 3일부터 12월까지는 대국민 독서 캠페인인 '책수다'를 추진한다고 한다.
'책수다'란, '책'과 '수(요일)', 그리고 '다(多)'를 결합한 이름으로, 매주 수요일마다 책을 주제로 소통하며 서로의 독서 경험을 나누고 즐기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책수다' 프로그램 포스터. (출처=문화체육관광부)
매주 수요일에 공공도서관에 방문하거나, 독서 감상 등 독서 활동을 인증하면 '책수다 마일리지'가 적립되고, 1만 마일리지를 달성하는 선착순 4천 명에게는 도서상품권을 증정한다고 하니, 관심 있는 사람들은 참고하면 좋겠다.
매월 첫째 수요일에는 책 관련 퀴즈나 댓글 등으로 독서에 참여할 수 있는 '책수다 이벤트'도 마련된다고 하니, 가볍지만 꾸준하게 독서 습관을 들이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독서하기 좋은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이번 가을은 나만의 독서 목표를 가볍게 세워보고 꼭 달성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