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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광복 60년-22] 남북정상회담과 6·15선언
올해는 일제 36년의 압제에서 벗어난 지 60주년 되는 해이다. <국정브리핑>은 광복6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이 걸어온 발자취를 사진을 통해 돌아본다. 사진은 과거의 추억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기록이다. 대한민국 발전 과정과 국민들 삶의 변화상이 고스란히 담긴 빛바랜 사진들을 보며 이 땅위에 펼쳐질 미래 ‘선진한국’은 과연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가늠해 본다.<편집자주>
2000년 6월 13일 ‘대한민국’ 문구가 선명하게 새겨진 대통령 전용기와 특별기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한 영공을 날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55년 만에 열린 북쪽 하늘 길이었다.
평양 순안공항에는 김대중 대통령을 영접하기 위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나와 있었다. 김 위원장이 공항에서 외국 원수를 단독으로 영접한 경우는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두 정상은 공항에서 두 손을 맞잡고 남북이 한민족임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이 역사적인 장면은 전세계 언론에 타전됐다.
남북 두 정상은 이후 2박 3일간의 일정동안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의 협력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거쳐 ‘6·15 남북 공동선언’에 합의했다.
공동선언문은 첫째 “통일 문제를 우리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해결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음”을 인정,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한다”는 통일방안에 대한 합의를 이룬다.
또 ‘경제협력을 비롯한 남북간 제반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하고, ‘8.15이산가족방문단 교환’ 및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북한 인식 달라지고 금강산관광 활기·개성공단 가동
남북정상회담과 6.15공동선언이 이뤄진 후 남북관계는 그 이전과는 다른 질적 변화를 겪는다. 무엇보다 북한에 대한 남한사회의 인식이 판이하게 달라졌다. 북한에 대한 막연한 불신감이 사라졌고, 김정일 위원장의 캐릭터 인형이 불티나게 팔렸으며, 북한가요 ‘휘파람’이 인기곡 반열에 올라 ‘통일 신드롬’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특히 8·15를 기해 남북공동선언의 첫 실천사항으로 이뤄진 남북이산가족 상봉은 온국민의 눈물을 자아내며 통일에 대한 열망을 키워갔다. 85년 이후 중단된 이산가족 상봉이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10여 차례 열리며 1만여 명이 분단이후 헤어진 가족을 만났다.
그 후 5년, 비록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아직 성사되지 않았고, 북한핵 문제 등을 둘러싸고 여러 차례 고비를 겪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남북관계가 정상회담 이전으로 돌아간 것은 아니었다.
남북간에 끊임없이 이뤄진 교류협력으로 금강산 방문객이 100만 명에 이르렀으며, 개성공단에서 남북노동자들이 함께 만든 개성산 냄비가 시판돼 식탁위에 올랐다. 경의선, 동해선 도로가 연결돼 남북이 비무장지대를 통해 육로로 왕래할 수도 있게 됐다. 남북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화해 협력의 관계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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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두 정상은 북한 3군 의장대를 사열한 뒤 대기하고 있던 리무진에 함께 동승, 김 대통령의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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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해 나온 평양시민들이 빨간 꽃술을 흔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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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두 정상은 6월 13일부터 15일까지 2박 3일간 이뤄진 상봉과 정상회담 기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이렇게 두 손을 맞잡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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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북한의 대표적인 아동보육시설인 창광유치원을 방문, 이곳에서 만난 어린이와 여성들과 격의 없는 정담을 나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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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4일 오후 김 대통령의 숙소인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2차 단독정상회담을 갖고 5개항으로 이뤄진 ‘6·15 남북공동선언’에 합의, 서명했다. 사진은 남북공동선언문을 교환하는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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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대예술극장에서 열린 북측의 축하공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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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은 15일 서울 출발에 앞서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주최한 고별 오찬에 참석하는 것으로 2박 3일간의 평양방문 공식일정을 마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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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별오찬에서 남북대표단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함께 제창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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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출발에 앞서 포옹하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남북정상회담은 민족사의 새 지평을 연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
글:박미영(mypark@news.go.kr)
사진정리:장명섭(jms1101@allim.go.kr)
사진편집:이정운(woddnsl@news.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