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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기회, 해외에선 ‘원격수업’ 어떻게 하고 있나

2020.04.13 이길호 한국에듀테크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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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호 한국에듀테크협회 회장
이길호 한국에듀테크협회 회장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핀란드, 중국, 일본 등 많은 나라들이 대부분의 학교를 폐쇄하고 대면수업을 원격수업으로 대체했거나 대체할 예정이다. 싱가포르처럼 원격수업이나 가정학습을 보완적으로 하던 나라들도 학교를 닫고 전면적인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스웨덴은 여전히 학교를 열고 있지만, 학교를 폐쇄하지 않겠다던 호주는 전격적으로 학교를 폐쇄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문을 닫았던 초·중·고등학교가 4월 9일 중3과 고3부터 단계적으로 원격수업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오랜 기간 준비되고 계획된 것이 아니라서 학부모와 교사들의 우려가 많다. 이미 많은 나라들이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이 나라들의 사정을 살펴봄으로써 여러 가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온라인 개학 이전부터 e학습터 및 EBS를 이용해 사전 점검 차원의 서비스를 부분적으로 진행하면서 그리고 학년별로 단계적으로 원격수업을 도입하는 편인 반면, 다른 나라들은 전격적, 전면적으로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나라들이 많다.

학기 중에 학교를 폐쇄하는 바람에 학교수업의 공백을 방치할 수 없었기 때문이거나 핀란드, 호주 등과 같은 나라에서는 평소에 온라인시스템으로 가정과 연결이 돼있기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곳도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Singapore Student Learning Space 및 학습운영시스템을 통해서 온라인 학습을 진행하도록 하고 있으며, 베트남은 인터넷 및 베트남국영텔레비전(VTV) 망을 통해서 전국적 방송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우리집 교실(Ma clase ὰ la maison)’-국립원격교육센터(Cned)의 디지털 동영상강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사립학교가 많아서 그 양상이 학교별로 심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 영국 교육부에서는 BBC 방송사와 연계해 교육 자료를 제공하고, 미취학아동에게 디지털 교육 자료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공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나라들이 원격수업으로의 전환을 선택했지만 상당부분 교육효과면에서 학습활동이 방치되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7일 청주시 서원구에 있는 원평중학교에서 온라인 원격수업이 진행되고 있다.(사진=국민소통실)

지난 7일 청주시 서원구에 있는 원평중학교에서 온라인 원격수업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사진=국민소통실)

그나마 핀란드는 모든 학교가 공립이고 온라인서비스 도입을 일관되게 진행하고 있으며 그 양상도 잘 알려져 있고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핀란드 교육문화부는 4월 13일까지 한 달간 예정으로 진행하던 학교폐쇄와 원격수업을 5월 13일까지로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핀란드는 윌마와 헬미라는 학습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원격학습 제공 및 이에 따른 예산도 상당히 마련되어 있다. 핀란드의 리 안데르손 교육문화부장관은 원격수업에 대한 도입에 대해 “전반적인 평가는 놀랍도록 좋다. (원격수업으로의) 전환은 매우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원격수업에 대한 규정이 교육기본법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하루 만에 전환에 대한 준비가 되었다”면서 “많은 좋은 모델이 이미 만들어졌고, 교사는 그들 스스로의 역할을 개발해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원격수업으로 전환 이후에 여러 가지 문제점이 노출됐다. 이것을 살펴보고 점검해서 우리나라의 원격수업에 참고할 만한 것을 살펴보자.

우선 학생 약 60만, 인구 약 500만 명의 핀란드에서도 첫날부터 피르칸마지역에서 WILMA시스템이 셧다운 되는 등 혼란이 있었다. 3배 이상 접속이 폭주한 탓이다. 또 이틀 만에 초등학교 1~3학년과 특수학교 학생의 등교를 허용한다고 정책을 변경했다. 학생 약 540만, 인구 약 5000만 명을 넘는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많은 준비와 점검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시스템이 일시적인 장애를 동반할 가능성이 있고, 도입초기에 안정화되는 시점까지 시행착오는 불가피할 것이다. 이런 시행착오는 성공과 실패의 기준이 아니다. 인내심이 필요한 단계이며, 기술적으로 얼마나 빨리 발생한 문제에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

또한 원격수업에 대해 과도한 기대와 목표설정은 금물이다. 북유럽 최대일간지인 ‘헬싱인사노마트’는 사설에서 “학교에서의 원격교육은 놀랍도록 훌륭하다”면서도 “예외적인 상황이 계속되면 교사가 피곤해지지 않으면 기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상황에 대해 긴장하고 있으며, 교사들에게 분노를 뿜어대고 있다”고 전했다.

교과 이수수준, 건강, 취약계층, 장애학생에 대한 배려 등에서 최대치가 아니라 최소한의 목표 설정으로 교사, 부모, 학생의 부담을 가능한 한 줄여야 한다. 학교에서의 대면교육이 갖는 장점을 가져올 수 없기 때문에 교육의 질이 어느 정도 저하되는 것을 학부모들이 이해해야 한다. 핀란드에서는 초등 1~3학년의 등교를 허용하고, 영국에서는 취약계층, 의사, 공무원 등 사회 필요노동인력의 자녀들의 등교를 허용하고, 급식이 필요한 학생들에 대해 바우처 제공의 방식으로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학부모들에 대한 부담과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이러한 조치가 취해지듯이 교사의 근무환경을 위한 조치도 필요하다.

아울러 일반적으로 테크놀로지의 발달과 이에 따른 교육과 기술의 결합은 교육의 불평등을 완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됐다. 그러나 핀란드에서 지난 한 달간의 경험에서 보면 긴급하게 도입된 원격수업은 교육에서의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 학교라는 비슷한 공간 환경이 아닌 소득 격차가 다른 가정이라는 공간 환경에서의 스마트 기기 보유의 차이, 컴퓨터 등 디바이스를 다루는 실력의 차이, 학부모의 지원이 가능한지 여부의 차이 등이 극심하게 드러난다.

핀란드 보건복지부 직원은 “학교과제를 완수하는데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처럼 조용하거나 안전하게 공부할 장소가 없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런 간격을 좁히기 위한 온라인 보조교사의 도입, 공간 환경의 제공과 같은 대안들이 찾아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학생들이 면제받던 가정에서의 노동이 교육의 일부로 끌어들여지고 있다는 점은 인상적인 부분이다. 8학년 Eelis Löfgren은 코로나 긴급 상황에서 빵과 아메리칸 팬케이크, 죽 요리, 오믈렛 튀김을 만들었다. 7학년 Luukas Matihaldi는 손과 기계로 세탁물을 씻고 햄 파이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런 것을 동영상으로 찍고, 보고서를 만들어서 제출한다. 원격수업이란 것이 학생을 꼭 모니터 앞에 앉아있게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이 과정을 통해 건강한 생활과 진로에 대한 탐색의 시간을 늘려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나아가 전자기기를 통한 학습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쟁 상황에서도 열었다는 학교 문이 닫혔다. 우리는 학교, 가정, 학생의 부담이 빠른 속도로 심화되는 상황으로 가겠지만, 우리나라 국민 특유의 인내와 창의성으로 많은 것을 극복하리라 믿으며, 짧은 글이나마 전국의 모든 학생, 교사, 학부모 및 교육 당국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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