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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의 시대, 그래도 희망과 믿음을 가져야 한다

[탄소중립을 말하다] ② 경제·산업계의 공감과 이해를 위한 제언

2021.11.11 김정인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2050 탄소중립위원회 경제산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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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면서 ‘탄소중립’이 전 지구적 과제로 떠올랐다. 어느 국가도 피할 수 없는 새로운 국제질서이자 국제적 흐름, 또 생존과 직결되는 시급한 현안인 ‘탄소중립’. 어렵고 힘들지만 우리에게도 가야할 길이 된 것이다. 기후위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탄소중립’이 왜 필요한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2050 탄소중립위원회 분과별 위원장의 기고를 통해 의미와 필요성, 국내상황까지 살펴본다.(편집자 주)

김정인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2050 탄소중립위원회 경제산업위원장
김정인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2050 탄소중립위원회 경제산업위원장

20세기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는 저서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현대는 과거처럼 경제학자도, 자본가도, 사회주의자도 존재하지 않으며 진리와 이성에 근거한 것도 의심스러워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혼돈의 시대라고도 하였다. 너무나 현대를 잘 표현한 말이다.

불확실한 원인은 다양한 곳에 있다고 본다. 너무나 빠른 기술변화가 대표적이다. BT(Bio-Technology), IT(Internet Technology), NT(Nano-Technology), HT(Hydrogen Technology) 등 T 시리즈가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온다. 그리고 국내나 국제사회의 변화, 그리고 기후변화와 같은 국제 환경 문제의 변화도 전광석화처럼 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것은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잘 대응하는 것인가’이다. 특히 최근에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고 기후변화와 탄소중립·폐기물·미세먼지·해양 오염·사막화 등의 환경 문제를 나와 사회 문제로 인식하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야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대혼란을 막을 수 있으며 국제사회의 낙오자가 안된다. 특히 기후변화는 더욱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폭염을 ‘침묵의 살인자’라는 말하였듯이 기후변화의 심각성은 우리 곁에 있는 최대의 위험요인이 되고 있지만 여전히 시민이나 기업의 인식은 낮다.       

이제 기후변화 문제를 남의 나라, 미래의 이야기로 간주하기에는 늦었다. 30년 동안 과학자들의 경고를 무시한 채 기후변화를 무시하다 보니 세계는 경제적, 물질적 피해에 신음하고 있다. 올해 예일대의 기후연구소에 따르면 7월 한달 동안 서유럽에는 ‘100년 만의 폭우’로 최소 피해액이 25억 달러, 중국은 6월과 7월에만 250억 달러, 인도는 16억 달러 피해가 발생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이 같은 극단적인 기상이변은 지난 50년간 5배 증가했으며 200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총 3조 6400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올해 8월에 나온 기후변화에 관한 국가간 정부협의체에서도 ‘위험한 기후변화를 피할 시간은 0년’이라고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시급성을 강하게 강조하고 있다. 

이런 시기에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는 것은 매우 시기적절하다. 한국을 비롯해 EU·미국·중국 등 주요국들은 탄소중립 선언을 하면서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정책방안을 종합해 그린뉴딜이라는 이름의 경제혁신 전략 등을 발표하고 있다. 중앙정부 뿐만 아니라 개인·지방정부·기업의 역할도 활발하다. ‘Race to Zero’ 캠페인을 통해 2050 탄소중립을 위한 ‘기후목표 상향동맹’에 국가뿐 아니라 454개 도시, 23개 지역, 1660개 기업, 569개 대학과 85개 투자기관이 광범위하게 참여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 (사진합성·일러스트=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온실가스 감축. (사진합성·일러스트=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외에도 기업 생산 전과정을 100% 청정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RE100(Renewable Energy 100)을 선언하는 국내외 대기업들이 400개 이상 되었다. 금융부분에서도 환경과 사회적 책임 그리고 지배구조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는 ESG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환경, 사회, 지배구조)는 기업에게는 중요한 경영전략과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다.  

온실가스의 주요 배출원이자 온실가스 감축 실행 주체인 도시와 지방정부가 국가보다 선제적으로 탄소중립에 앞장서는 사례는 많다. 로스앤젤레스·뉴욕·런던·파리·헬싱키·스톡홀름 등 세계 25개 도시가 탄소중립을 공식 문서화하였고 18개 도시에서는 탄소중립 계획을 발표하였으며 59개 도시가 탄소중립 목표 설정을 논의 중이다. 미국 캘리포니아·하와이·뉴욕 등 10개 주정부는 탄소중립 법제화를 하였고, 메사추세츠 등 22개 주가 탄소중립을 공식화하고 있다. 이외에 스코틀랜드, 호주의 퀸즐랜드 및 뉴사우스웨일스, 스페인 카탈루냐는 탄소중립 입법을 제안 중이다.

주요국 탄소중립 정책 현황.


탄소중립을 위한 막대한 투자도 준비하고 있다. 2019년에 유럽 26개국은 향후 10년간 신성장 전략으로서 1조 유로 이상을 투자하는 그린뉴딜(Green New Deal)로 경제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OECD는 탄소중립 중간 단계인 2016~2030년 매년 6.9조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예측했다. 미국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약속하면서 2021~24년 동안 약 2200 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했으며 2035년까지 발전부문 탈 탄소화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외국기업 대응도 빠르다. 지멘스는 2015년에 기업 최초로 2030년까지 탄소 중립을 선언하였으며 마이크로 소프트사는 약 1조 2300억원 규모의 ‘기후혁신기금’을 조성하고 네슬레·구글·아마존·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도 참여하고 있다. 8600조원 자금을 가진 세계 최대 규모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지속가능성을 떨어뜨리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국내의 LG전자는 2030년까지 제품 생산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2017년 대비 50%로 줄이고 외부 탄소감축 활동을 강화해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LG화학·포항제철·우리금융그룹·한화큐셀·롯데화학·네이버 등은 마이너스 탄소를 선언하였다.

이런 국제적 상황을 고려하여 한국은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 감축, 2050년까지 100% 감축의지를 11월 영국의 기후변화 당사국회의에서 전세계에 선언하였다. 2030년 목표달성의 주요내용을 보면 전환(전기·열 생산)부문에서는 석탄발전 축소,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으로 2018년 2억 6960만톤에서 2030년 1억 4990만톤으로 44.4% 감축하고 산업 부문에서는 철강 공정 전환, 석유화학 원료 전환, 시멘트 연·원료전환 등으로 2018년 2억 6050만톤에서 2030년 2억 2260만톤으로 14.5% 감축한다.

부문별 감축 목표.

 
2050년 넷 제로(Net Zero)의 핵심은 화력발전을 전면 중단해 배출 자체를 최대한 줄이는 A안, 액화천연가스(LNG)를 일부 남기는 대신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CCUS) 등 신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B안을 제시했다. 산업부분의 핵심은 화석연료의 대체와 수소환원제철 기술의 도입과 흡수원의 증대와 CCU 및 수소의 활용이라고 할 수 있다.  

발표 이후에 산업계의 반응은 차갑다. 경총,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등에서 산업계 현실이 반영 안되었다거나, 제조업 비중이 높고 상품 수출이 높은 한국의 경우 탄소 감축과 넷제로 달성은 해외 이전으로 인한 연계 산업 위축, 고용감소 등으로 기업뿐만 아니라 국민의 삶에 큰 도전이고 부담이 된다는 주장이다.

이런 반응이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 비용도 들 것으로 주장한다. 산업연구원은 2017년 대비 2050년 탄소 배출량을 40% 줄이려면 철강·석유화학·시멘트 3개 업종에서만 최소 400조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가스공사는 수소의 액화·수송·저장에만 66조 원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 결과도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현재 추세로 온실가스를 배출할 경우 2100년까지 한국 누적 피해 금액은 4867조원이지만 탄소중립 시나리오 이행시 피해액은 1667조원으로 누적 피해 금액의 46%를 감소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세계 3대 재보험사 중의 하나인 스위스재보험사는 지구 온도가 2050년까지 섭씨 2도에서 2.6도 상승할 경우 지구온난화가 없을 때와 비교해 전 세계 GDP가 11~13.9% 급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외 연구기관이 주장하는 막대하다는 경제적 비용은 편익은 고려하지 않고 내놓은 것으로 비대칭의 손익계산이다. 기후변화의 적극 대응 결과는 시장의 경쟁력을 지속하고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편익, 친환경 이미지로 인한 금융 조달이 원활할 수 있는 편익, 기업 이미지 개선에 따른 소비자들로부터의 편익, 그리고 특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달성하는 편익 등은 기업에게는 엄청난 편익을 가져올 것이다. 그리고 수출에 의존하는 국가의 서러움이기도하지만 외국에서 요구하면 따라야 하는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 그래서 하루 빨리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기술 강국을 통한 선진국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의구심이 든다. 왜 국내 유수의 기업들은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나? 이미 그들은 미래는 탄소시대로 가고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불확실성 때문에 두려움은 있지만 언젠가 올 것을 알고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다. 정부든 기업이든 미래를 내다보는 선견지명이 있어야 선진국이 되었고 초일류 기업이 되었다. 포춘 500대 대기업에 들었어도, 한때 선진국이 되었어도, 혁신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한 기업이나 정부는 도태되거나 뒤처진 것을 역사가 증명한다.
 
2030년까지 시간이 짧다고 하지만 이미 많은 기후변화 관련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정부의 정책 지원과 기업의 의지,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만 있다면 목표달성은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다. 2050년의 대책은 좀 더 시간을 두고 서서히 준비하면 되니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본다. 
 
마이클 포터의 환경 규제는 기업에게 기술력의 개발과 생산성의 향상을 가져와 경쟁력을 증가시킨다는 것은 이제 거의 정설이 되고 있다. 두렵다고 피하지 말고 당당히 맞서는 것은 진정한 용기다. 우리민족은 위기에 항상 강하다. 불확실한 것은 미래가 아니라 내 마음일 것이다. 확고한 믿음과 희망, 그리고 배려는 우리가 가진 최고의 가치가 될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도 이것만은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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