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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 기후변화대응 TF 발족에 거는 기대

2021.12.03 조양기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전 한국해양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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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기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전 한국해양학회장.
조양기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전 한국해양학회장.

바다는 지구를 식혀주는 거대한 에어컨

오랜 시간 땅속에 묻혀 있던 화석연료가 인간의 편의를 위해 지상으로 올라와 사용되면서, 이산화탄소를 마음껏 배출하고 있다. 공기 중에 증가된 이산화탄소는 지구 밖으로 빠져 나가야 할 열을 차단하여, 지구의 온난화를 진행시키고 있다. 다행히 바다는 지구의 증가하는 열을 흡수하여 급속한 온난화를 막아주는 에어컨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바닷물은 공기보다 열을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 1,000배 이상 크다. 기온 1℃ 상승에 해당되는 대기의 증가될 열을 같은 부피의 바다는 약 0.001℃ 수온 상승으로 흡수할 수 있다.

과부하가 걸린 바다 에어컨

그러나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서 지구를 식혀주는 바다 에어컨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바다의 수온과 해수면이 상승하고 생태계가 변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의해 육상에서의 피해보다 연안에서의 피해가 훨씬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육상에서 기후변화에 의한 많은 피해는 적응 정책으로 해소될 수 있지만, 연안에서는 해수면 상승으로 침수가 발생하면 생활 터전을 옮겨야 한다. 과거 남해안에 위치하였던 김 양식장들이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고 있고, 남해안에서 많이 잡히던 방어가 동해안에서 더 많이 잡히고 있다. 
 
우리나라 연안의 수온 상승과 해수면 상승은 세계 평균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바다에서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해양 환경 변화 원인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해양환경 변화의 복잡성

자연은 계절변화와 같이 본래의 상태로 회복되는 ‘주기적인 변동’과 지구온난화와 같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한 방향으로의 변화’가 있다. 지구온난화에 의한 지속적인 변화도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수 년 또는 십여 년의 기후변동에 따른 바다의 환경 변화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최근 미국 서해안의 심각한 연안 침식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이 주원인이 아니라 대표적인 수 년 주기의 기후변동인 엘니뇨 시기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폭풍에 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동해안의 침식도 일 년에 약 3mm씩 상승하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이 주원인이기보다는 연안 매립과 폭풍 변동으로 인한 장주기 파의 증가가 더 중요한 원인일 수 있다. 물론 미래에는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이 수 년의 주기로 변하는 해수면 변동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측된다.

폭풍에 의한 연안침식은 북서풍이 강한 겨울철 서해안에서도 자주 발생하고 있어, 최근 추진되고 있는 해안선 복원과 갯벌 생물 복원에 있어서 연안 환경 변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연안 매립이 오래전부터 진행되어온 서해안에서 현재는 자연상태의 해안선을 찾기 어렵다. 과거 자연상태의 넓고 완만한 갯벌에서는 외해로부터 전파되어 온 파도가 해안선에 도착하기 전에 모두 부수어져 에너지가 소멸될 수 있었는데, 매립으로 인해 면적이 줄어들고 해안선이 과거보다 깊은 바다 쪽에 위치하게 된 현재의 갯벌에서는 강한 파도 에너지로 인해 생물이 지속적으로 서식하기 어려운 퇴적물 교란이 크게 발생한다.

남해안의 많은 양식장들은 해마다 고수온과 저수온으로 인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면 기온이 예년보다 매우 높았던 2013년 여름 일부 양식장에서는 고수온 피해가 있었는데, 같은 시기 지속적인 남서풍으로 인한 연안 용승이 발생한 지역은 오히려 여름철 수온이 낮아져 다시마와 같은 해조류 성장에 도움을 주기도 하였다.
 
성공적인 해양수산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통합적 진단의 필요성

지구온난화로 인한 지속적인 수온과 해수면 상승 예측과 함께 단기 기후변동성도 함께 이해하고 원인에 따른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인간의 경우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질병을 앓는 경우 종합검진을 통한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처방이 필요하듯,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지구온난화에 의해 바다의 복잡한 변동과 변화를 통합적으로 진단하고 이에 따른 적합한 대응이 요구된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빈틈없는 대책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과도한 대책도 정부 예산 낭비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하여 최근 ‘해양수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TF’가 발족되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정책 입안자들로 구성된 이 TF가 해양수산분야 기후변화를 통합적으로 진단하고 과학에 근거한 실효적인 종합 대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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