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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게이션을 켜자! 목적지는 스포츠GDP

2022.02.24 정지명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책임연구위원
정지명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책임연구위원
정지명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책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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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전형적인 중진국이었다. 정치, 경제, 문화, 예술, 종교뿐만 아니라 스포츠 역시 선진국의 모델을 모방하거나 따라하는 수준이었다. 2021년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하였는데 이는 1964년 유엔무역개발회의 설립 이후 첫 사례이다.

2022년 현재 한국의 위상을 살펴보자. 대중음악계는 BTS가 전 세계를 열광시키고 클래식음악에서는 유수의 국제 콩쿠르에서 상을 휩쓰는 뜻밖의 ‘K-클래식’ 열풍이 불고 있다. 특히, 스포츠분야는 과거부터 골프, 축구, 야구 등 프로스포츠는 물론 올림픽에서도 세계적인 인기 운동선수가 등장하는 한국 스포츠 중흥기를 맞고 있는 것이 체감된다. 선진국이라는 의미는 주요 경제지표만으로 인정받는 것이 아닌 앞서 언급한 모든 분야에서 모방이 아닌 선도의 모습이 발현되어야 한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면서 방역에서도 소위 말하는 세계적인 ‘선도 모델’을 선보이며 ‘한국 = 선진국’이라는 도장을 찍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경험 삼아 진단키트 개발에 앞장섰고 그 결과 전 세계 코로나19 검사의 70%는 우리나라 기업의 진단키트가 사용되고 있다. 또한, 3T(검사-추적-격리) 전략은 세계가 모방하는 모델로 자리 잡았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주요 경제지표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회복세를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리 정부나 국민들은 주요 경제지표 중 경제성장률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흔히 ‘경제성장률은 몇 퍼센트 오를 것이다.’ 혹은 ‘몇 퍼센트 감소할 것이다.’라는 얘기를 언론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경제성장률(Rate of Economic Growth)”은 [(금년도 실질GDP - 전년도 실질GDP) ÷ 전년도 실질GDP] × 100으로 계산하여 발표하고 있다. OECD 국가에서는 국내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GDP)을 통해 한 국가의 경제규모를 확인하는데, GDP는 한 국가가 국내에서 생산되는 재화와 서비스의 전체 시장 가치를 의미한다.

한 가지 궁금증은 앞서 언급한 문화, 예술, 스포츠 등의 심리 · 사회적 가치와 더불어 산업적 가치의 관점에서 ‘개별 산업 즉 스포츠GDP도 알 수 있을까?’이다. GDP는 소비, 정부지출, 기업 자본지출, 순수출(수출-수입)로 구성되는데 GDP를 통해 한 국가가 투자결정을 내리고 정부가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정책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분야에서는 오래전부터 분야별 GDP 산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관광분야에서는 국민계정체계(System of National Accounts/SNA) 내에서 국가 간 비교를 위해 약 10년 전부터 관광GDP 산출을 연구해오고 있다.

“국민계정체계”는 한 나라의 경제수준과 경제주체 간에 이뤄진 거래 활동을 기록하는 국제기준의 종합 재무제표(국민소득통계, 산업연관표, 국민대차대조표, 자금순환표, 국제수지표 등)이기 때문에 국가별 비교가 정확히 이루어질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국민계정체계와 구조가 맞지 않거나 내용이 너무 방대할 때 특정분야를 선택하여 위성계정(Satellite Account)을 별도로 작성하고 있는데 관광산업이 위성계정 개발을 먼저 시작한 것이다. 위성계정의 목적은 특별한 관심 산업에 대해 국민계정의 분석능력을 확대하여 보다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에 있다. 즉, 국민계정체계에 적절하게 대표되지 않는 국가경제의 측면을 분석하는 것이다.

유럽은 왜, 어떻게 스포츠위성계정을 만들었는가

1999년 1월 독일과 유럽 10개국은 자국의 통화제도를 포기하고 공동의 통화제도를 채택하였는데 이는 유럽이 경제적 통합을 이루는 계기가 되었다. 유럽연합은 공동의 경제지표를 가지고 각 분야별 적용을 시작하였고 스포츠분야로 확대하였다. 다만, 스포츠의 경제적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에서 스포츠의 정의와 방법론이 국가마다 상이하여 유럽 내에서 국가 간 비교가 불가능하였기에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2006년 유럽스포츠경제실무단(EU Working Group on Sport and Economics/EUWG)을 설립하여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유럽스포츠경제실무단에서는 스포츠의 경제적 중요성을 측정하기 위해 스포츠위성계정(Sport Satellite Account/SSA)을 공통의 접근방식으로 선택하였다. 2006년 스포츠위성계정과 관련한 연구를 시작하여 스포츠의 경제적 정의를 합의하였는데 바로 ‘빌니우스 정의(Vilnius Definition of Sport)’이다. 빌니우스 정의를 기준으로 EU 및 회원국은 스포츠산업의 GDP 비중, 고용효과, 부가가치, 구매력 측정 등의 통계가 유럽스포츠경제실무단의 권고에 따라 산출되고 집계되기 시작한 것이다. 스포츠위성계정에 사용되는 빌니우스 정의는 3가지 층으로 구분되는데 통계적 정의(Statistical Definition), 협의적 정의(Narrow Definition), 광의적 정의(Broad Definition)이다.

위와 같이 빌니우스 정의에 따라 유럽은 스포츠위성계정을 작성하게 되는데 국민계정체계를 기반으로 모든 스포츠 경제활동을 의미하고 있어 스포츠분야에 대한 종합적 판단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즉, 스포츠위성계정을 통해 세부분야별 발전과정, 노동시장 분석, 잠재적 틈새시장, 집중적인 투자분야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스포츠위성계정은 빌니우스 정의에 따라 스포츠를 구분하여 산출하고 구조적으로 국민계정체계를 기준으로 가공하여 생산하고 있다. 한편, 유럽의 스포츠위성계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럽의 경제분류체계의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UN은 재화 및 서비스와 관련된 통계의 국제비교를 위해 1989년 중심생산물분류(Central Products Classification/CPC) 잠정안을 발표했고, 중심생산물분류의 유럽버전인 유럽활동별 생산물분류 (Classification of Products by Activity/CPA)를 준거로 스포츠위성계정의 구조적 틀을 완성하였다. 아래 <그림1>과 같이 유럽은 국제표준산업분류를 최상단으로 위계를 맞춰 최종 유럽생산품분류까지 구체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구분하고 있다.

즉, 유럽의 스포츠위성계정은 유럽활동별 생산물분류를 기반으로 빌니우스 정의에 따라 스포츠의 상품과 서비스를 구분하여 데이터를 생산 및 가공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주요국의 스포츠위성계정 도입

국가별 스포츠산업분류 및 범위는 스포츠위성계정 구축 전과 후로 구분할 수 있는데 스포츠위성계정 구축 전은 스포츠산업분류가 한국과 유사하게 산업적 특성을 반영한 개념(생산자 중심) 및 분류체계(용품, 서비스 등)로 구분되었다. 이와 같은 개념은 국가별로 자국의 시장 환경만을 반영하기 때문에 국가 간 비교를 통한 경쟁력 측정, 수요측면 분석 등에 한계가 있음을 직시하고 새롭게 개편되는 추세이다.

일본의 경우 2017년도부터 스포츠위성계정 개발을 위해 EU에서 채택한 공통된 방식으로 스포츠에 대한 경제규모를 추계하기 시작하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일본은 스포츠부문, 투입부문 그리고 유통부분을 산출하였는데 스포츠부문은 국민계정체계를 기반으로 산업연관표 96개 부문별 생산액에 각 산업의 부가가치율을 곱하여 산출하였고, 투입부문과 유통부문은 아래 <그림2>와 같은 과정을 거쳐 최종 스포츠GDP를 계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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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한국표준산업분류 내 스포츠산업 특수분류를 통해 스포츠산업 규모를 파악하고 있는데, 이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통계가 아니며 자국 시장 환경만을 반영하고 있다. 앞으로 경제적 안정을 넘어 스포츠 선진국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려면 심리·사회적 가치와 더불어 산업적 가치를 확인해야 한다. 유럽은 일찍이 스포츠의 부가가치를 높게 평가하여 유럽스포츠경제실무단을 설립하고 스포츠의 경제적 가치를 논의하였다. 이를 통해 스포츠위성계정을 개발하였고 그 뒤를 이어 일본도 자국 특성에 맞는 일본형 스포츠위성계정을 발전시켰다. 비록 유럽의 스포츠위성계정 모델을 기반으로 한국형 스포츠위성계정의 체계를 구축하려 하지만, 다가올 미래에는 ‘선도적’ 주체자로서 스포츠산업을 이끌어갈 필요가 있다. 

한국형 스포츠위성계정 개발은 몇 가지 절차적 과정을 거쳐야 한다. 첫째, 국내 실정에 맞는 스포츠정의와 범위를 논의해야 한다. 둘째, 국제 비교의 용이성을 고려하여 국제표준분류체계를 준용하여 상품과 산업의 분류를 지속적으로 현행화해야 한다. 셋째, 스포츠와 관련한 데이터를 정비하고 생산해야 한다. 한국형 스포츠위성계정 개발은 스포츠의 경제적 가치를 제고하고, 국제경쟁력 향상을 위한 투자와 정부의 정책결정에 방향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이 발행하는 <스포츠 현안과 진단> 기고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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