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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침탈 아픔 딛고 역사문화 랜드마크로

[용산시대 연속기고] ⑤역사적 의미

2022.08.04 이승희 용산역사박물관장

대통령 집무실이 청와대를 벗어나 시민들 곁인 서울 용산에 자리를 잡으면서 국민과의 소통 확대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책브리핑이 도시·문화·생태 등 분야별 전문가들과 ‘용산시대’ 개막의 의미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이승희 용산역사박물관 관장
이승희 용산역사박물관장

지난 3월 23일, 10여 년에 걸친 대장정의 막을 올리고 용산역사박물관이 개관했다. 용산은 대한민국의 현대사이고 냉전시대 세계사를 품고 있는 지역이며 용산 주민의 아픔과 한이 서려있는 역사의 현장이다.

국제적인 역사, 문화, 경제 중심지로 기대가 높은 지역이지만 각종 도시계획과 개발 등으로 인한 역사문화적 보전체계가 미흡해 용산만의 정체성과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는 공간이 절실히 필요했다.

2011년 중앙대학교 용산병원 이전 후 공가로 방치되어 있던 용산철도병원(등록문화재 제428호)을 리노베이션해 용산만의 특성을 살린 역사의 요람, 지역사 박물관으로 재탄생했다.

조선후기 지리학자 김정호의 역사지리서 대동지지(大東地志)에는 동래방향 4대로, 수원방향 7대로, 해남방향 8대로가 용산을 통과해 삼남(현재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를 통칭) 지방으로 이어진 길이 자세히 표시되어 있다.

조선시대 용산은 도성 밖의 한적한 강변 마을이었으나 물길 따라 포구가 발달하면서 삼남을 오가는 대로의 중심이자 한양의 길목이라는 입지로, 교통과 물류의 거점이 되었고 주요 관청들이 집중 설치되면서 상업의 중심지 역할을 담당했다.

1904년, 한반도 지배력 쟁취를 위한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한국주차군 창설, 군사령부 용산 배치 등 일본제국주의의 대륙침략을 위해 용산기지를 조성했다.

이어 조선의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하기 위한 정책집행기지, 전쟁동원정책을 지휘하는 핵심지휘소로 기능하게 해 한국을 군사력으로 강점하고 식민지배 체제를 구축했다.

또한 일본은 경제적, 상업적, 군사적 이득을 분석해 개시장(開市場)을 용산으로 내세웠으며, 군수물품과 자원의 수탈을 위해 용산역을 중심으로 철도를 개통하고 철도시설을 건설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한국 청년들이 용산기지로 강제동원되었고, 상당수 용산 주민들은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한 채 기지 밖으로 강제 이주하게 되었다. 이렇게 용산은 식민지배와 대륙침략을 수행하기 위한 거점이자 정치, 군사, 행정의 중심축이었다.

지난 3월 22일 개관한 서울 용산구 용산역사박물관은 옛 용산철도병원 부지에 지어졌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난 3월 22일 개관한 서울 용산구 용산역사박물관은 옛 용산철도병원 부지에 지어졌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1945년 해방 이후, 일본군이 물러간 용산기지는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미군의 상시 주둔이 결정되어 미군기지(캠프 서빙고)가 재건되었다.

이태원 일대는 미군으로 인해 기지촌 유흥문화가 생겨났으며 PX물품들을 남대문시장으로 반출하여 수입을 올리기도 했고, 남산자락에는 이북에서 월남한 사람들과 귀국동포들이 해방촌 마을을 형성하면서 지금까지도 공동체 유지를 하며 보존되고 있다.

용산기지는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그리고 미군의 주둔지로써 120여 년 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금단의 땅으로 가슴 아픈 역사적 기록을 간직하고 있다.

1990년 최초 용산기지 이전계획 후 30여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환경오염에 대한 책임과 비용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과 장애물이 산적해 있다.

그래서인지 용산공원이 국민들 품으로 돌아오는 날은 더디게만 느껴진다. 다행히도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과 공원을 신속하게 조성하겠다는 대통령 공언은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기대가 크다.

100만평에 가까운 불운의 땅을 온전히 치유해 용산 주민을 포함한 모든 국민들이 자연과 어우러져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되돌려 받을 날이 하루빨리 돌아오기를 희망한다.

용산은 곳곳에 역사적 상징성을 지닌 장소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용산역사박물관의 전신인 용산철도병원(1928년)이 그 대표적 장소다.

일제강점기 용산은 전국 철길이 모이는 곳이었고 철도국, 철도공장, 철도학교, 철도공원 등 하나의 ‘철도신도시’였다.

철도종사원과 가족들을 주로 진료하던 곳이었지만, 교통사고와 전염병도 치료를 받을 수 있었던 곳으로 도시의 재해와 사고에 대처한 종합병원 역할을 하였다고 신문기사로 확인된 바 있다.

특히 한국근대건축의 과도기적(서구 고전주의 양식에서 모더니즘 양식으로 변화) 양식을 반영하고 있어 등록문화재 제428호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그런 역사적 건축물에 박물관을 담아 용산 주민과 국민에게 돌려줄 수 있어서 행복하고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용산역사박물관은 용산의 대표 콘텐츠인 교통, 군사, 다문화의 내용을 포괄적으로 담아 특수성을 테마화하고 스토리를 구성해 관람객이 쉽게 전시를 이해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전시주제 ‘Borderless, 용산’처럼, 과거를 이해하고 현재를 경험하며 미래를 발견하는 경계없는 공간으로 자리해 사라져 가는 용산의 역사와 가치를 보존하고 알리는 역사문화거점이자 랜드마크로, 용산 구민은 물론 모든 국민에게 되돌려 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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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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