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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회복 약속은 어떻게 지켜지고 있는가?

[이재명 정부 출범 100일, 성과와 과제] ④민생경제

2025.09.16 정세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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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경제는 명확히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소비심리지수가 7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111.4)을 기록했고 경기지표가 상승세로 전환했다. 물론 현재의 민생회복이 일시적인 소비 회복에 머무를 수도 있다. 따라서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의미 있는 시스템 개선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정세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정세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지난 6월 4일 대통령 취임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민생경제 회복을 최우선의 과제로 거론했다. "벼랑 끝에 몰린 민생을 되살리고, 성장을 회복해 모두가 행복한 내일을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어떤 정부이든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기준은 결국 국민의 삶이 개선되는가이므로 이재명 대통령은 새 정부의 최우선이자 최종의 목표가 무엇이어야 하는지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민생회복 과제는 녹록지 않다. 취임 당시 한국경제는 심각한 침체 상태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2023년 5월 코로나 위기가 공식 종료됨에 따라 그간 억눌렸던 경제 회복이 기대되었으나 2023년 1.4%, 2024년 2.0%라는 낮은 성장률이 지속되었다. 2024년 들어서는 1분기 깜짝 성장한 뒤 시간이 흐를수록 성장률이 떨어지고 계엄 사태까지 겹쳐서 매우 침체된 상황에서 한 해가 마무리되었다. 올해 1분기에도 경기 침체는 이어져 –0.2%라는 역성장을 기록했다. 결국 지난 5월에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경제가 '경기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공식화했다.  

새 정부는 집권 이후 내수 진작과 소상공인 지원에 초점을 맞춘 추경을 편성함으로써 민생회복이라는 약속이 진심임을 증명했다. 취임 당일 1호 행정명령으로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여 추경 편성을 논의했고 한 달 만인 7월 5일 실제로 31조 80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마련하였으며 집행도 신속하게 추진했다. 7월 말 집행률이 53.1%라는 높은 수치를 보일 정도였다. 추경의 핵심은 전 국민에게 1인당 15만 원~50만 원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고,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확대하며, 소상공인의 장기 연체 문제를 완화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내수 부진으로 특히 고통받는 계층이라는 점에서 의미있는 정책이었다.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을 앞둔 12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종합시장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가능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부는 오는 22일부터 소득 하위 90% 국민을 대상으로 1인당 10만 원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한다.(ⓒ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을 앞둔 12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종합시장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가능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부는 오는 22일부터 소득 하위 90% 국민을 대상으로 1인당 10만 원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한다.(ⓒ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긴급하게 추경을 편성하는 동시에 이재명 정부는 민생회복에 부합하는 노동, 복지, 부동산 정책을 제시했다. 선진국이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은 후진적인 노동 정책을 개선하기 위해 새 정부는 노조법 제2·3조를 개정하여 간접 고용, 플랫폼 고용도 노동권을 보호받을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산재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하는 기업에 대한 제재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임금체불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복지 안전망을 강화하는 정책들도 추진되었다. 야간 긴급돌봄서비스 개시, 5세 무상교육·보육 단계적 확대, 고위험 산모·신생아 진료 전달체계 확충, 프리랜서 등 고용보험 미적용 사업자에 대한 출산급여 지원 확대 등이 그 성과이다. 이와 더불어 기준 중위소득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리고 국민취업제도의 지원 대상도 넓혔다.

부동산 부문에서 대출을 억제하여 투기 수요를 줄이고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정책을 펼쳐 시장 안정화를 이루려 했다. 정부가 제시한 공급 규모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 총 135만 호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다. 한편, 택지 공급 방식을 바꾸어 공공성을 높이기로 했다. 과거에는 LH 공사가 공공택지 조성 후 민간 건설사에 택지를 매각하여 민간이 분양 및 공급하는 방식을 취했으나 택지 매각을 원칙적으로 중단하고, 조성된 주택용 택지를 직접 개발 및 시행하여 공급하는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개발 이익이 민간에 흡수되는 것을 가급적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  

현재 한국경제는 명확히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소비심리지수가 7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111.4)을 기록했고 경기지표가 상승세로 전환했다. 물론 현재의 민생회복이 일시적인 소비 회복에 머무를 수도 있다. 따라서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의미 있는 시스템 개선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플랫폼 공정화, 상가 임대차 제도의 개선, 가맹점 공정화 조치가 추진되어야 하고, 노동권 개선을 위한 실효적이고 구체적인 정책들이 계속 추진되어야 한다. 한편, OECD 평균에 비해 여전히 크게 부족한 복지도 지속적으로 개선되어야 하고 공공성을 강화한 택지 분양에서 기대할 수 있는 고수익 유혹을 미래에도 계속 뿌리쳐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민생회복 정책, 용두사미로 그치지 않고, 날마다 새로이 발전해 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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