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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단상

한때 모두의 즐거움이었던 '우표'의 귀환

[공직단상] 우표, 지자체 홍보 등 새로운 역할로 돌아오다

2025.05.13 이재우 강원지방우정청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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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우표가 지금은 예전의 위상을 잃어버린 것이 커다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한때는 모두의 즐거움이던 우표가, 다시 또 이 시절에 누군가의 즐거움이 되어줄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이재우 강원지방우정청 주무관
이재우 강원지방우정청 주무관

5월, 날씨가 요사스레 변덕을 부린다. 

하루는 여름이다가, 다음 날은 겨울이 되니 어느 장단에 맞춰 옷을 입어야 할지 모르겠다. 

덕분에 장롱 안은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옷들이 뒤섞여 난리가 나버렸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지난 연휴에 큰마음 먹고 장롱 정리를 시작했다. 잔뜩 걸려있는 두꺼운 겨울옷을 정리하다 보니, 그 뒤에 가려져 있던 초등학생 시절의 일기장과 친구들에게 받았던 편지, 어린 내가 애지중지 모아두었던 보물들이 튀어나왔다. 그 중, 가장 나의 눈길을 끈 것은 '6학년 4반 이재우'가 우표를 모아 만든 책받침이었다.

벌써 삼십여 년 전의 일이라, 기억이 뚜렷하지는 않지만, 추측하건대 아마도 방학을 맞아 '취미와 관련된 만들기 작품 제출하기' 같은 숙제를 받았던 것 같다. 

그리고 내 취미가 무엇인지는 고사하고, 취미의 뜻도 제대로 몰랐을 어린 시절의 나는, 당시 가장 대중적인 취미였던 '우표 수집'을 주제로 숙제했던 것 같다. 

필자가 초등학교 6학년 시절 우표로 만든 책받침.
필자가 초등학교 6학년 시절 우표로 만든 책받침.

그랬다. 

1990년대는, 멋도 모르는 아이가 '내 취미는 우표 수집'이라고 할 정도로, 우표를 수집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체국 선배님들의 증언(?)에 따르면, 기념우표가 발행되는 날이면 새벽부터 우표를 사려는 사람들로 우체국 앞에 장사진을 이루었다고 하니 그 인기가 정말 대단했던 모양이다. 

몇 년 전, 빵을 사면 들어있는 캐릭터 스티커 모으기가 크게 유행한 적이 있었는데, 1990년대에는 '우표'가 그 정도 위상이지 않았을까.

시대가 변하면서 손으로 쓴 편지가 귀해지고, 그만큼 우표를 보기도, 우표 수집가를 보기도 어려워졌지만 그래도 우표 수집은 여전히, 충분히 매력적인 취미이다. 

부피가 작아 보관이 쉽고, 금액이 비싸지 않아 부담 없이 살 수 있으며, 매년 다양한 디자인의 기념우표가 발행되니 모으는 재미가 쏠쏠하다. 

국내 우표만으로 수집욕을 채우기에 부족하다면 해외에서 발행되는 우표로 시선을 돌리면, 얼마든 원하는 만큼의 확장을 할 수 있으니, 이 어찌 매력적이지 아니할까. 

이처럼 큰 매력을 지닌 '우표'는 크게 '보통우표'와 '기념우표'로 구분된다. 

'보통우표'는 우편요금의 납부를 주목적으로, 발행 기간과 발행량이 정해지지 않은 채 소진된 수량만큼 지속적으로 발행되는 우표를 말한다. 

반면, '기념우표'는 특정한 일을 기념하기 위하여 발행되며, 발행 기간과 발행량이 정해져 있는 우표로, '보통우표'보다는 희소성이 있는 우표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기념우표는 우정사업본부 고시에 의거하여 발행되는데, 우정사업본부는 매년 '국내외 주요 행사, 인물, 자연, 과학기술, 문화 등'의 색다른 주제를 선정하여 1년에 약 10~20회 정도의 기념우표를 발행한다. 

2025년에는 총 21종의 발행이 계획되어 있으며, 지난 5월 8일에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사랑스러운 아기' 우표가 발행되었다.

우정사업본부에서 발행하는 기념우표 외에도 각 지방의 우정청이나 우체국,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자체적으로 기념우표를 기획·제작하기도 한다. 

지난해 11월,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1년을 기념하기 위해 강원지방우정청과 강원일보사가 협업하여 발행한 우표첩 '찬란한 강원의 어제와 오늘'은 '강원의 역사와 문화를 오롯이 담아낸 소중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기념우표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큰 호평을 받았다. 

강원도테마우표첩 '찬란한 강원의 어제와 오늘' 중 '강원의 희로애락'편.
강원도테마우표첩 '찬란한 강원의 어제와 오늘' 중 '강원의 희로애락'편.

또한 지난해 태백우체국에서 발행한 '별빛 가득한 태백 은하수 기념우표', 올해 4월 양구군에서 발행한 '양구 9경 선정 기념우표'는 강원의 청정한 아름다움을 담아내고 있어, 단순한 수집품을 넘어 지자체를 홍보하는 수단이 되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

이렇듯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우표가 지금은 예전의 위상을 잃어버린 것이 커다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한때는 모두의 즐거움이던 우표가, 다시 또 이 시절에 누군가의 즐거움이 되어줄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이재우

◆ 이재우 강원지방우정청 주무관

강원지방우정청 회계정보과 소속으로 2022년 공직문학상 동화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우체국 업무를 수행하면서 느낀 감정들을 동화로 옮겨내 수상의 기쁨을 얻었다. 우체통과 편지가 사라지고 있는 요즘이지만 여전히 우체국에는 온갖 이야기를 담은 우편물과 택배가 가득하다. 이들 속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를 계속해서 듣고 동화로 옮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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