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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 및 진행 과정
현재 우리경제가 직면해 있는 세계경제 상황은 과거 1997년 말 IMF 외환위기 때와는 질적으로 전혀 다릅니다. 외환위기 때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몇몇 국가들이 위기를 겪었지만 미국을 포함한 세계경제는 비교적 양호한 상태였습니다. 당시 국민과 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양호한 세계경제 여건으로 인한 수출증대 등으로 외환위기를 조기에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글로벌 경제·금융위기는 세계경제의 동반침체라는 1930년 대공황 이후 최악의 위기상황으로 전개되어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로서는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선진국들의 소비수요 감소로 우리 경제는 수출급감이라는 직격탄을 맞고 실물경제가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 이때 해외 유력 언론과 기관들의 한국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평가와 전망이 줄을 이었습니다. 이러한 1년 전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이 ‘비상경제정부’를 출범시키게 된 배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지금, 한국경제는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외신과 기관들의 우호적인 평가와 전망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본 자료는 비상경제정부가 지난 1년 동안 거둔 성과에 대한 국내외의 평가내용과 위기 이후 정책과제를 제시함으로써 위기극복 과정에 있는 우리경제에 시사점을 주고자 합니다. 더불어 우리경제의 현주소를 객관적으로 파악해 보기 위해, 주요 외신과 기관들의 한국경제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분석·정리해 첨부자료로 붙였습니다. 본 자료가 정부는 물론 각 경제주체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위기 이후를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Ⅰ.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 및 진행 과정
1. 금융위기의 원인
(국제유동성 증가와 자산버블)
2000년대 중반 이후 지속된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로 인한 국제유동성 증가는 훗날 글로벌 금융위기의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한 부동산 가격 급등 등 자산 버블의 매개 역할을 했다. 특히 감독 및 평가 체계의 미흡으로 자기 통제력을 상실한 주요국들의 금융시스템과 리스크 고려가 미흡한 다양한 파생상품들의 양산은 자산 버블의 촉매제로 작용했다. 이처럼 내실에 기반하지 않은 자산의 버블은 결국 붕괴로 이어졌고, 이와 연관된 많은 금융기관들이 부실화되거나 파산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초래된 것이다.
(금융위기의 확산과 세계경제의 동반침체)
금융위기 진행과정을 살펴보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시작된 금융불안이 2008년 9월 리만 브라더스 파산보호 신청을 계기로 극에 달했고, 이러한 금융불안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여 소비 위축 등 실물부문으로 빠르게 전이되어 결국 글로벌 금융·경제 위기를 초래한 것이다. 즉, 세계적 투자은행들의 파산 사태로 인한 신용경색과 자산가격 급락 등 금융불안으로 선진국의 투자 및 소비가 급랭했고, 이는 무역신용의 급격한 위축과 함께 곧바로 신흥시장국의 수출급감으로 이어져 세계경제가 동반침체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도 여느 국가들처럼 글로벌 금융·경제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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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로벌 금융위기가 세계경제에 미친 파급력은 1930년 대공황 이후 가장 심대하다는 데 많은 전문가들은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특히 위기가 금융 부문에서 촉발됐고, 그 원인이 금융감독기관의 감독 소홀 및 평가시스템의 부실과 금융종사자들의 모럴해저드 등에 기인했다는 분석이 뒤따르면서 금융위기 재발방지 차원에서 글로벌 금융질서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 우리나라 경제위기의 진행 과정
우리나라 경제위기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디레버리(de-leveraging: 차입 축소)을 유발하면서 국제 금융기관들이 자본 확충을 통해 자산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국내에 투자한 증권을 매도해 자본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주가가 폭락하고 외환시장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외국자본의 급격한 유출)
해외자본이 국내에서 빠르게 빠져나가고 우리나라 상품의 수요기반인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수출이 급감해 성장률 하락과 큰 폭의 고용감소가 나타나는 등 본격적인 위기가 시작된 것이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경험하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해 온 우리 경제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위기에 다시 한번 취약성을 노출하는 상황이 되었다.
(금융불안과 실물경제 위축)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수개월도 안 되어 원/달러 환율은 1,100원대에서 1,400원대로 급등했고, 코스피 지수도 1,400p대에서 1,100p대로 급락했다. 수출도 2009년 1/4분기에 25%나 줄었고, 수입 역시 같은 기간에 30% 이상 급감했다.
ㅇ Reuters는 달러 유동성 경색으로 은행과 기업이 외채상환 능력을 상실할 위험에 처했다고 보도 (2008/10/10) ㅇ Wall Street Journal(WSJ)은 아이슬란드의 채무 불이행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 국가 중 아이슬란드와 유사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가 한국이라고 지적 (2008/10/10) |
(외환위기와의 차이와 비상경제정부 출범)
그런데 현 글로벌 금융위기는 10년 전 우리 경제가 경험했던 외환위기 상황과 상당히 다르다. 외환위기 때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몇몇 국가들만 경제위기를 겪고, 미국을 포함한 세계경제 상황은 비교적 양호한 상태였다. 그래서 수출증대와 같은 정책이 매우 유용한 위기극복 전략이었다. 당시 국민과 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기는 했어도 양호한 세계경제 여건에 따른 수출호조 등으로 경제위기를 조기에 극복할 수 있었다. 즉,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이 정상적인 상태였기 때문에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이 수출증가 효과를 발휘해 고갈되고 있던 외환을 확충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이다.
그러나 금번 글로벌 금융위기는 외환위기 때와는 달리 세계경제의 동반침체현상을 수반함으로써 수출증대를 통한 위기극복이 용이하지 않게 되었다. 바로 이것이 우리 경제가 받은 충격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컸던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우리 경제는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8년 4/4분기에 주가폭락과 환율불안 그리고 수출급감이라는 직격탄을 맞게 되었고, 이것이 금년 1월에 ‘비상경제정부’를 출범시키게 된 배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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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Reuters는 2009년 1/4분기 한국의 GDP가 전기 대비 0.1% 성장해 2008년 4/4분기 -5.1%에서 크게 반등하자, 전례 없는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한국경제가 최악의 고비를 넘겼다고 평가 (2009/4/13) ㅇ Bloomberg는 세계경제가 바닥을 치고 있다는 신호를 찾는다면, 바로 한국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 (2009/4/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