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폭우로 인한 농축산물 수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소비자 가격 할인 지원과 주요 품목 공급 확대에 나선다.
이에, 쌀은 20㎏에 3000원 할인하는 행사를 하고 배추는 공급량을 2배 늘려 하루 200~300톤을 공급하는 한편, 한우는 공급량을 평시보다 30% 이상 확대한다. 닭고기는 브라질산 수입 재개로 저렴하게 공급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지수 결과, 농축산물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전달보다 1.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과일·채소 코너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5.8.5.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그러나 최근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면서 농축산물 생육 부진이 심화하고 있어, 이날 민간전문가 등이 참석하는 농식품 수급상황 확대 점검회의를 열어 산지 및 소비지 동향과 향후 수급안정방안 등을 논의했다.
주요 품목의 산지동향을 보면 쌀값은 지난해 수확기에 벼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일부 산지유통업체가 원료곡 확보에 애로를 겪으면서 전년과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농식품부는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쌀 20㎏에 3000원 할인 행사를 추진하며, 행사기간은 추후 산지 쌀값 동향에 따라 조정할 계획이다.
배추는 폭염 등으로 작황 부진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추석 전인 다음 달 출하하는 물량은 늘어난 반면, 이달 출하하는 물량은 재배면적이 감소하고 작황도 부진해 추가 가격 상승 가능성이 있다.
다만, 산지유통인, 김치업체 등이 봄배추 저장량을 지난해보다 5% 늘려 가격 상승 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정부가용물량(2만 6800톤)을 활용해 지난달보다 공급량을 2배 늘려 매일 200~300톤을 도매시장 등에 공급하고, 폭우 등으로 유실 피해가 발생하면 예비묘(재고 230만 주)를 즉시 공급하는 등 생육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재배면적이 늘어 가격이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되는 무, 당근, 양배추는 농협, 소비자단체 등과 함께 배추 대체 소비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장려할 계획이다.
상추·시금치·열무는 고온이 이어지면 생육이 급격히 부진해져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달 폭염일수가 지난해보다 4.3일 늘어난 14.5일로 호냉성 채소류인 상추 등 작황에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채소류는 해마다 6월에 비해 7월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일반적이고 올해도 이러한 영향이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지난해보다 올해는 수해에 따른 침수 등 피해가 크지 않고, 생육기간이 30일 내외로 짧아 기상 여건이 나아지면 작황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생종 사과는 폭염과 성장기(5~6월) 강수량 부족 등으로 생육이 지연되어 이달 출하 물량은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체 사과 생산량은 전년과 평년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어 추석 등 성수기에는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는 폭염·폭우 지속에 따른 작황 부진에 대비해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시스템을 활용해 지역별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폭염 피해를 저감할 수 있는 약제를 지원할 계획이다.
과채류는 산지 작황이 양호해 출하량이 증가한 오이, 애호박을 중심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높았던 수박 출하량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채류는 일조량에 민감해 강우 등으로 흐린 날씨가 이어지면 출하량 증가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
농식품부는 농촌진흥청 등 전문가의 현장 기술지원을 강화하고, 약제, 영양제, 차광도포제 등을 지원해 생육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다.
한우 공급량은 평년보다는 늘었지만 지난해보다는 감소해 가격도 평년보다 낮고 전년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특히 소비쿠폰 지급으로 수요가 증가한 등심은 가격이 상승세인 반면, 설도·양지 등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농식품부는 수요 증가에 대비해 농협 물량 등을 활용해 공급량을 평시보다 30% 이상 확대하고, 자조금을 활용한 할인 행사도 추진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에 따른 내수경제 활성화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시민들이 한우를 고르고 있다. 2025.8.1.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돼지고기는 폭염과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등으로 가격이 소폭 올랐지만,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삼겹살과 목살 재고량이 지난해보다 많아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다.
닭고기는 폭염·폭우 피해에도 불구하고 공급량이 지난해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수입이 중단되었던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이 재개돼 이달 중순부터 국내에 도착해 시장이 빠르게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계란은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가격도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란계 농가는 다음 달부터 적용하는 케이지 사육면적 확대에 대응해 연초부터 산란계 입식량을 늘려왔다. 이때 입식한 산란계가 본격적으로 계란 생산을 시작하는 다음 달 이후에는 가격 하락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구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폭염과 폭우 등 불리한 기상 여건에도 불구하고 농축산물의 수급 상황이 급변하지 않도록 산지부터 소비지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리스크요인을 철저히 분석해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생산자단체와 유통업체에서도 국민 먹거리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정부의 수급 관리 노력에 동참해 민간에서 보유하고 있는 농축산물을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