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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왕따’ 예방 프로그램 어떻기에 수출까지?

‘2012 문화예술교육포럼’서 각국의 학교폭력 예방 사례 발표

2012.05.23 정책기자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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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최근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학교폭력 예방이 눈길을 끌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1일, 포스트타워 아트홀에서 ‘문화예술교육으로 바라보는 학교폭력’이라는 주제로 ‘2012 문화예술교육포럼’을 열었다. 교육기관과 정부 등에서 학교폭력의 대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좀더 근본적인 해결방안으로 문화예술교육의 실천전략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이다.

이 날 나온 의견 중 학생들의 태도 개선은 예술교육의 기여도와 관련된다는 연구결과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캐나다, 호주, 영국, 미국, 핀란드는 학생들의 예술 참여가 정신적 건강과 자신감을 상승시켰으며, 나이지리아는 예술교육이 삶에 대한 태도를 개선시켰고, 중국에선 친구들의 의사소통 능력이 좋아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문화예술교육포럼에서는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사회복지학부 교수, 학교교사, 관련분야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국내외사례를 살펴보고, 발표와 토론 등으로 진행됐다.
21일, 포스트타워 아트홀에서 진행된 ‘문화예술교육포럼’에서는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사회복지학부 교수, 교사, 관련 분야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학교폭력 예방 관련 국내외사례에 대해 논의했다.
문화예술교육포럼 참석자들이 각국의 학교폭력 예방사례를 주의깊게 듣고있다.
문화예술교육포럼 참석자들이 각국의 학교폭력 예방사례를 주의깊게 듣고있다.
 
특히, 독일 발도르프 학교의 예술교육 사례는 참가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발도르프 학교는 언어와 음악을 율동을 통해 표현하는 교육을 통해 아이들을 감성적으로 키우며, 목공예, 금속공예, 수공예 등 아이들이 머리와 가슴과 손을 통해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고 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배운 것을 자연스레 잊도록 하는 것이다. 발도르프 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 그것을 스스로 습득하게 되고 학교를 졸업할 때 특정분야에서 특출난 능력을 보이는 건 아니지만 모든 분야를 다룰 줄 아는 학생으로 키운다는 것.

발도르프 학교의 이 같은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학교도 있었다. 강원 고성에 위치한 공현진초등학교는 전학년을 대상으로 발도르프 교육을 시행하고 있었다.

흑칠판 대신 교사들이 직접 그림을 그려 다양하게 수업할 수 있는 4차원 칠판이 교실에 배치되는가 하면, 교재는 교사가 새롭게 만들어 사용하는 식이다. 학생들의 척추에 부담을 주지않기 위해 수업내용에 따라 걸터앉는 도구가 되기도 하고, 놀이기구로도 사용되는 ‘움직임 책상’도 설치했다.
 
강원 고성에 위치한 공현진초등학교는 전학년을 대상으로 발도르프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교사들이 직접 그림을 그려 다양하게 수업할 수 있는 4차원 칠판과 학생들의 척추에 부담을 주지않기 위해 움직임책상을 교실에 배치했다.
강원 고성에 위치한 공현진초등학교는 전 학년을 대상으로 발도르프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교사들이 직접 그림을 그려 다양하게 수업할 수 있는 4차원 칠판과 학생들의 척추에 부담을 주지않기 위해 움직임책상을 교실에 배치했다.

교육 선진국으로 유명한 핀란드의 왕따 예방프로그램 ‘끼바 코울루’도 눈길을 끌었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대상이 왕따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에 국한되지 않고, 학교 전체학생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왕따는 개인의 문제이면서 교실 전체의 문제라고 본 것.

왕따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더라도 방관자로서 간접적 가해자가 되고 있는 아이들이 어려움에 처한 피해학생을 이해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초등학교 1학년~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이 수업을 1주일에 1번씩, 1년에 총 20시간 받으며, 역할극, 왕따에 관한 단편영화 감상, 학생들의 토론, 발표 등을 진행한다.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담은 컴퓨터 게임도 즐길 수 있다. 만일 학교에서 왕따문제가 발견될 시, 교직원 3명으로 구성된 학교 특별 끼바팀이 학생들과 함께 문제의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결과는 놀라웠다. 2009년 끼바 코울루 프로그램이 시행된 직후, 핀란드 학교에서는 왕따 문제뿐 아니라 학생들의 스트레스와 우울증도 함께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11년에 ‘올해의 끼바코울루 학교’로 선정된 한 초등학교는 프로그램 시행 직후 왕따의 67%가 감소했으며, 외국으로부터 로열티까지 받으며 프로그램을 수출하고 있다.
 
 핀란드의 끼바코울루 프로그램. 왕따에 맞서는 학교라는 의미로 초등학교1학년부터 왕따문제를 예방,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출처=EBS
핀란드의 ‘끼바코울루’ 프로그램. 왕따에 맞서는 학교라는 의미로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왕따 문제를 예방,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출처=EBS 방송화면 캡처)
 
이 날 포럼에 동석한 ‘신나는 문화학교 자바르떼’의 고은정 씨는 “실제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방관자’에 대한 강연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했다. “어릴 때는 방관자였지만, 문화예술 계열에서 일하게 되며 ‘우리 아이들을 방관자로 키우면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도 했다.

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김유희 씨는 “문화예술교육과 학교폭력을 연계한 것은 의의가 있지만, 오늘 진행된 포럼은 조금 아쉽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교육현장에 있다보니 워크숍 등에도 참여하게 되는데, 실제 교육현장에서는 피해자학생보다는 가해자학생의 말을 더 듣는 편이라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아오 “학교폭력의 예방, 대책으로 연극을 많이 추천하는데 연극의 취지 또한 좋지만 학생 개개인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활동적인 것만을 강요하지 말고, 사안이 심각한만큼 차분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책기자 이지영(대학생) show_salt0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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