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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해변에서 즐기는 한 여름의 여유

[국내여행 마니아들이 추천하는 여름 여행지 12선] ⑧ 인천광역시 옹진군 대청도

양영훈 여행작가 2012.07.30

곳곳에 멋진 경치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국토를 우리는 금수강산이라 부른다. 이 말처럼 대한민국 여기저기, 구석구석 둘러보면 가 볼 곳이 참 많다. 우리 국민들이 하루만 더 국내 여행을 하면 소비지출이 2조 5000억 원이 늘고 일자리도 5만 개나 창출된다고 한다. 굳이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복잡한 계획 없이 가방 하나 둘러메고 가볍게 떠날 수 있는 것이 국내 여행이다. 올 여름 대한민국 국민들의 휴가를 위해 내로라하는 국내 여행 마니아들이 본인들이 다녀온 곳 중에서도 알짜배기 장소만 추천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떠나라! 올 여름에는 국내 휴가지로~ (편집자 주)

대청도는 이른바 ‘서해5도’에 속한다. 경기만의 서북부 해역에 위치한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를 가리켜 흔히 ‘서해5도’라 일컫는다. 보이지 않는 북방한계선(NLL)을 사이에 두고 1년 365일, 하루 24시간 내내 남북간 군사 대치 상태가 계속되는 섬들이다. 하지만 실제로 가보면 의외로 평온하다. 북녘 땅이 빤히 보이고 군인들이 유달리 많다는 사실 말고는 여느 섬들이나 다름없이 정겹고 아늑하다. 특히 대청도는 이른바 접적지역(接敵地域) 특유의 긴장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자연풍광이 워낙 빼어난 데다가 낮 시간에는 자유롭게 해변에서 낚시나 해수욕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백령도가 마주보이는 농여해변에서의 바다낚시.

백령도가 마주보이는 농여해변에서의 바다낚시.

이국적 매력이 물씬 풍기는 모래언덕

대청도는 인천광역시 옹진군 대청면의 면소재지 섬이다. 하지만 전체면적은 12.63㎢, 해안선의 길이는 24.7㎞밖에 안 된다. 이웃한 백령도 면적의  약 4분의1에 불과하다. 일주도로를 따라서 옥죽동, 농여해변, 지두리해변, 사탄동해변 등 대청도의 해안절경과 명소를 모두 둘러보는 거리도 대략 15km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자전거 하이킹이나 도보여행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대청도의 해변에는 대부분 모래가 깔려 있다. 자연풍광이 가장 수려한 농여해변을 비롯해 사탄동해변, 답동해변, 지두리해변, 옥죽동해변 등이 모두 모래해변이다. 특히 농여해변과 답동해변 사이의 북쪽 해안에 위치한 옥죽동해변 뒤쪽에는 길이 2km, 폭 1km 규모의 광활한 모래언덕도 형성돼 있다. 옥죽동해변과 마을, 그리고 바다 건너편에 백령도가 빤히 보이는 비탈에 형성된 이 모래언덕은 바람의 세기와 방향에 따라 끊임없이 새롭게 변신한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충남 태안군의 신두리 해안사구보다도 더 원형이 잘 보존돼 있어서 마치 외국의 어느 사막 같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이국적 정취를 풍기는 옥죽동의 모래언덕.

이국적 정취를 풍기는 옥죽동의 모래언덕.

해변의 아름다움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옥죽동마을 근처에는 농여해변이 있다. 미아동해변까지 이어지는 백사장이 시원스러운 해변이다. 썰물 때에는 평상시의 백사장보다도 훨씬 더 큰 풀등(모랫등)이 거짓말처럼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곳 해변에는 다른 곳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형상의 기암괴석도 많다. 특히 고목바위가 압권이다. 거대한 고목 하나가 고스란히 화석으로 남은 듯한 형상이다. 나뭇결 같은 무늬가 고스란히 살아있어서 마치 잘 보존된 규화목(硅化木)을 보는 듯하다.

농여해변의 고목나무바위.

농여해변의 고목나무바위.

아무리 봐도 신기하고 희한해서 차마 발길이 떨어지질 않는다. 다양한 기암괴석과 드넓은 모래해변이 한데 어우러져서 그림 같은 풍광을 연출하는 농여해변은 해넘이와 저녁노을도 장관을 이룬다. 불덩이처럼 뜨거운 태양이 수평선 너머로 자취를 감춘 뒤에도 핏빛처럼 선연한 붉은 빛의 저녁노을이 한동안 스러지지 않는다. 하지만 마냥 넋 놓고 그 황홀한 노을을 감상할 수는 없다. 이곳은 일몰 이후에는 민간인의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되는 군사지역이기 때문이다. 바로 눈앞에 천안함이 침몰했던 그 바다가 펼쳐져 있는 곳이다.

농여해변의 황홀한 저녁노을.

농여해변의 황홀한 저녁노을.

대청도에서 여름철 피서지로 가장 인기 있는 해변은 남서쪽 해안에 위치한 지두리해변이다. 삼면이 산자락에 둘러싸여 있어서 아늑한 느낌이 든다. 폭풍우가 치는 날에도 바람과 파도가 비교적 잔잔한데다가 해변의 수심도 얕은 편이다. 길이 1km, 폭 300m의 백사장은 한눈에 보기에도 넓고 시원스럽다. 하지만 해변 주변에는 그늘막, 주차장, 샤워장을 겸한 화장실 이외의 편의시설은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지두리해변에서 야트막한 고개를 하나 넘어서면 사탄동해변에 도착한다. 해수욕장으로 내려서기 직전의 고갯길에서 바라보면, 해수욕장 주변의 지형이 마치 커다란 새 한 마리가 바다에 엎드려 있는 듯한 형상이다. 새의 오른쪽 날개 앞에는 아담하고 깨끗한 사탄동해변이 펼쳐져 있다. 유달리 모래가 많아서 모래 ‘沙’(사), 여울 ‘灘’(탄)자의 ‘사탄동’이라는 지명이 붙여졌다고 한다. 길이 1km, 너비 100m쯤 되는 사탄동해변 근처에는 우리나라 최북단의 동백나무 자생지(천연기념물 제66호)가 있다. 이른 봄날이면 붉은 동백꽃이 만개한 광경을 볼 수가 있다.

큰 새 한마리가 웅크린 듯한 형상의 사탄동해변.

큰 새 한마리가 웅크린 듯한 형상의 사탄동해변.

소청도도 잊지 말고 챙기기!

사탄동해변에서 구불구불한 오르막길을 올라서면 독바위해안과 소청도가 훤히 바라보이는 곳에 당도한다. 독바위는 수만 겹의 결을 고스란히 드러낸 채로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갯바위인데, 그 풍광이 보는 사람을 압도할 만큼 웅장하다.

대청도까지 간 김에 소청도도 한번 둘러볼 만하다. 대청도 남쪽에 위치한 소청도는 아주 희귀한 해안절경이 하나 있다. 온통 하얗게 분칠을 해놓은 듯한 분바위가 그것이다. 달빛을 받으면 하얀 띠를 두른 것 같다고 해서 ‘월띠’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이 바위의 정체는 바다나 호수 등에 서식하는 남조류나 남조박테리아 등이 만든 석회암 화석의 일종인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이다. 지금으로부터 6억~10억 년 전쯤 형성됐다는 ‘소청도 스트로마톨라이트 및 분바위’는 모양이 아름답고 보존가치가 높아서 천연기념물 제508호로 지정돼 있다. 소청도 선착장에서 분바위까지 가려면 도보로 약 30분이 걸린다.

소청도 해안의 스트로마톨라이트.
소청도 해안의 스트로마톨라이트.

소청도 서쪽 끝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는 소청도등대가 서 있다. 1908년에 처음 불을 밝혔다는 이 등대는 황해도의 서남쪽 바다를 거쳐 중국 산동반도와 발해만의 여러 항구로 항해하는 선박들의 안전운항을 위해 세워졌다고 한다. 숙박이 가능한 개방등대는 아니지만, 일반인들도 자유로이 관람할 수는 있다. 선착장에서 등대까지는 도보로 왕복 2시간쯤 걸린다. 그리고 소청도는 바다낚시터로도 유명해서 수백 명의 낚시꾼들이 참여하는 낚시대회가 이따금씩 열리기도 한다.

● 여행정보


◆맛집
대청도의 관문인 선진포에는 바다식당(032-836-2476), 만나식당(032-836-2138) 등의 음식점이 몇 곳 있다. 그중 바다식당은 성게비빔밥, 성게칼국수 같은 독특한 해물요리와 생선회가 맛있는 집으로 소문나 있다. 옥죽동 가는 길의 솔숲 초입에 자리잡은 소나무가든(032-565-9999)에서는 오리주물럭, 김치찌개 등의 식사가 가능하다.

◆숙박
모래언덕과 농여해변을 끼고 있는 옥죽동에 솔향기펜션(032-836-2477), 초록별펜션(032-836-2122), 엘림민박(032-836-5997) 등 시설 좋은 숙박업소가 있다. 선진포에는 소담골민박(032-836-2476), 문화민박(032-836-2015), 선진민박(032-836-2138), 바다민박(032-836-2464) 등의 민박집이 있다.

교통
·인천↔대청도/ 인천 연안부두에서는 소청도, 대청도를 경유해 백령도까지 운항하는 쾌속선이 하루 3회(08:00, 08:50, 13:00)씩 출항한다. 소청도는 약 3시간30분, 대청도는 약 3시50분 소요. 대청도발 인천행 여객선은 08:20, 13:20, 14:10에 선진포항을 출발한다. 여름철 성수기에는 예고 없이 증편되거나, 원하는 시간의 선표가 일찍 매진될 수도 있으므로 연안여객선 승선권 예매사이트(www.seomticket.co.kr)에서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섬 내 교통/ 대청도에는 면사무소(032-899-3616)에서 운영하는 공용버스(010-9122-****)가 하루 7회씩 일주도로를 선회하며 7개 마을을 경유한다. 개인택시(032-836-1359, 0064)도 2대가 영업중이다. 그리고 몇몇 민박집에서는 자체 보유한 소형버스나 승합차을 이용해 숙박 손님들에게 섬 일주관광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글·사진/양영훈 여행작가

(사)한국여행작가협회 전 회장, 현재 대외협력이사. 월간 <샘이깊은물>기자를 그만둔 뒤로 20년 동안 국내 전문 여행작가의 외길을 걷고 있다. 총 5종의 교과서에 글과 사진이 수록되었으며, 총 10권의 개인저서와 10여권의 공저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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