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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돌의 해조음 가득한 섬, 그리고 숲길

[국내여행 마니아들이 추천하는 여름 여행지 12선] ⑩ 충남 보령 외연도

2012.08.01 김혜영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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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멋진 경치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국토를 우리는 금수강산이라 부른다. 이 말처럼 대한민국 여기저기, 구석구석 둘러보면 가 볼 곳이 참 많다. 우리 국민들이 하루만 더 국내 여행을 하면 수요는 2조5000억 원이 늘고 일자리도 5만 개나 창출된다고 한다. 굳이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복잡한 계획 없이 가방 하나 둘러메고 가볍게 떠날 수 있는 것이 국내 여행이다. 올 여름 대한민국 국민들의 휴가를 위해 내로라하는 국내 여행 마니아들이 본인들이 다녀온 곳 중에서도 알짜배기 장소만 추천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떠나라! 올 여름에는 국내 휴가지로~ (편집자 주)

보령시에 속한 70여개 섬 중에서 가장 먼 섬, 외연도. 밖에서 보면 연기에 가린 듯 까마득하게 보인다고 해서 외연도(外煙島)라 불린다. 불볕더위에 시달리는 도시인들에게 외딴섬 외연도는 신기루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곳으로 떠나는 순간, 신기루가 아니라 오아시스가 된다.

돌삭금의 몽돌해변.

돌삭금의 몽돌해변.

당산숲이 마을을 보호하다

대천항에서 출발한 배가 호도와 녹도를 거쳐 외연도항에 닿는다. 출항한지 2시간여 만이다. 선착장에 내리자 바로 앞에 외연도에 하나뿐인 마을이 보인다. 한 바퀴 돌아보는 데 채 한 시간이 걸리지 않는 작은 마을이다. 선착장에 세워진 관광지도를 쳐다보며 동선을 그려본다. 외연도에는 봉화산, 망재산, 당산 등 세 개의 산이 있고, 섬 둘레에 명금, 고라금, 돌삭금 등의 몽돌해변과 노랑배, 고래조지라 불리는 곶이 있다. ~금은 해변이 땅쪽으로 쑥 들어온 지형이고, ~배는 바다로 삐죽 돌출한 지형을 일컫는다고 한다. 바다와 산 주변으로 데크 시설과 이정표가 잘 갖춰져 있어서 섬을 일주하는데 불편함이 없다. 

외연도에서 가장 높은 산은 봉화산이고, 주민들이 경외시하는 산은 당산(堂山)이다. 당산은 마을 뒤쪽에 있는 상록수림으로 전횡장군의 사당이 모셔져 있다. 당산숲에는 후박나무, 식나무, 돈나무, 동백나무 등의 상록활엽수와 팽나무, 고로쇠나무, 찰피나무 등의 낙엽활엽수 고목들이 우거져 있다. 충남지역을 대표하는 상록수림으로 인정받아 천연기념물 제136호로 지정됐다. 아름드리 고목들이 하늘을 가릴 듯 한 기세로 얼기설기 자라 있고, 그 사이로 데크가 놓여 있다. 숲에 들어서는 순간 상서로운 기운이 느껴진다.

상록활엽수와 낙엽활엽수가 울창한 당산숲.

상록활엽수와 낙엽활엽수가 울창한 당산숲.

한 주민이  “몇 해 전에 태풍 곤파스가 불어 닥쳐서 고목들이 많이 꺾였어요. 지금은 숲에서 하늘이 보이잖아요. 그 전에는 나무가 하늘을 가려서 새도 살지 못했고, 사람들도 숲을 무서워해서 잘 올라오질 않았어요.  태풍 때문에 ‘사랑나무가’ 꺾여서 죽어버린 게 가장 아쉬워요. 동백나무 두 그루가 중간부분부터 서로 달라붙어 있는 연리지인데.....” 라고 말한다. 연인인 남녀가 이 나무 아래를 함께 지나가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말도 덧붙인다. 이 해피엔딩 사랑 이야기가 연리지가 죽음으로써 새드엔딩이 되는 것을 안타까워해서인지 주민들이 갈라진 두 나무를 붕대로 칭칭 묶어두었다.

당산 중턱에 오르자 사당이 보인다. 주민들이 중국의 장군을 당신(堂神)으로 모시게 된 사연이 궁금하다. 전하는 얘기에 따르면, 먼 옛날에 전횡장군이 한(漢) 나라의 군사에 쫓겨 부하 500여 명과 함께 외연도로 피신 왔다. 중원을 차지한 한 나라의 사신이 찾아와 항복할 것을 권유하자 전횡장군은 부하와 마을주민들의 안전을 염려하여 홀로 중국 낙양으로 잡혀가 자결했다. 외연도에 남아 있던 부하들도 자결하여 전횡 장군에 대한 충성과 의리를 지켰다고 한다. 그 후 언젠가부터 이곳 주민들은 전횡장군을 뱃길의 안전과 풍어를 가져다주는 신으로 섬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주민들은 수백 년 동안 매년 정월 대보름날마다 정성껏 당제를 지내고 있다.

두 산봉우리에 올라 마을을 굽어보다

봉화산에서 바라본 외연열도와 마을풍경.

봉화산에서 바라본 외연열도와 마을풍경.

마을 전경을 감상하기에 좋은 장소로 봉화산(273m)과 망재산(175m)만한 곳이 없다. 봉화산 정상까지 왕복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산은 낮은 편이지만, 등산로는 꽤 가파르다. 등산로 입구에서부터 급경사의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중턱에 있는 전망대를 지나 20여분 더 올라가니 정상이 멀지 않은 곳에 시야가 탁 트이는 지점이 나온다. 순간, 감탄사가 쏟아진다.

삼각뿔처럼 솟은 망재산과 마을 전경과 횡견도, 대청도와 중청도, 당산도, 무마도 등 외연열도의 섬들이 발아래 펼쳐지는 게 아닌가. 큰 고생 없이 진풍경을 보는 것이 미안할 지경이다. 산 정상에는 조선초기에 세워진 봉화대터가 있다. 왜적과 중국을 경계하고, 조선후기에는 이양선에 대응하기 위한 충청수영의 권설봉수였다.

이국적인 풍경을 지닌 고래조지.

이국적인 풍경을 지닌 고래조지.

외연도 제2산인 망재산에 오르면 봉화산과 마을 전경이 굽어보인다. 봉화산에서 바라보는 풍경에 비해 광활한 멋은 없지만, 마을 일대가 좀 더 자세히 보인다. 등산로가 분명치 않으니 길을 잘 아는 사람과 동행하는 것이 좋다. 망재산은 고래조지에서 올라갈 수도 있다.  

고래조지는 바다로 돌출한 해안절벽의 모양이 고래의 성기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절벽 위에는 푸른 초원이 펼쳐지는데 그 풍광이 매우 이국적이다. 외연열도 사이로 작은 고깃배들이 오가는 풍경이 그림보다 아름답고, 절벽 위에 선 사람들이 풀포기처럼 작아 보인다.

몽돌의 노래를 들으며 바닷가를 거닐다.

몽돌해변을 따라 조성된 데크길.

몽돌해변을 따라 조성된 데크길.

당산의 동북쪽과 서북쪽에는 명금, 작은명금, 돌삭금, 고라금 등의 몽돌해변이 펼쳐져 있다. 모래해변은 없다. 지금의 항구자리에 유일한 모래해변이 있었는데 방파제를 쌓으면서 사라졌다. 몽돌해변을 따라 데크가 놓여 있다. 길 도중에 전망대도 있고, 눈에 보이는 섬들에 대한 안내판도 세워져 있다. 데크가 없는 길은 풀숲을 헤치고 지나가야 하는데 어느 한적한 농촌마을에 여행을 온 기분이 든다.

동북쪽 해안에 있는 명금해변은 오랜 세월 동안 파도에 깎여서 동글동글해진 몽돌의 터전이다. 파도가 들고날 때마다 돌들이 서로 쓰다듬으면서 만들어내는 해조음이 자장가처럼 들린다. 명금 옆에 있는 작은 명금은 해수욕을 즐기기에 좋다. 작은명금을 지나 바닷가 끝으로 가면 바다로 돌출한 곶인 노랑배가 나온다. 절벽 끝에 있는 전망대에 서니 망망대해에 떠 있는 기분이 든다. 명금으로 지는 일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시름이 오후 햇살처럼 부서질 듯하다.

고라금에서 바라본 해넘이.

고라금에서 바라본 해넘이.

당산 서북쪽에는 매바위, 병풍바위 등의 기암괴석들이 버티고 있는 고라금해변이 있다. 이곳에서 대청도, 중청도, 소청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 섬들 사이로 해가 지기 시작하면 아무리 무심한 사람이라도 그 풍경에 울컥하고 만다.  

몽돌해변이나 산에 갈 때는 마을 골목을 거쳐 가게 되는데 집담장마다 벽화가 그려져 있고,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 걸려 있기도 하다. 벽화들은 주로 바다에 사는 생물들을 그린 것이 많고, 풍어제를 지내는 장면과 전횡장군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들도 있다. 자투리 시간에 골목길 구석구석을 걸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집벽에 그려진 전횡장군 벽화.

집벽에 그려진 전횡장군 벽화.

● 여행정보
보령시관광안내소:041)932-2023, 930-3672

1.찾아가는 길: 보령항과 대천항에서 외연도행 여객선이 출항한다. 대천항에서는 신한해운(041-934-8772,
www.shinhanhewoon.com)의 웨스트프론티어호가 평일 1회(10:00), 주말과 휴일 2회(08:00, 14:00) 출항한다. 2시간 소요. ☞여름철 성수기에는 증편되므로 해당  선사에 확인해야 한다.

2.맛집: 식당은 외연도항 앞에 몰려 있다. 외연도어촌계식당(041-931-5751), 바다식당(010-7270-****), 장미식당(041-936-5084), 용진식당(041-936-5058) 등이 있다. 메뉴는 주로 생선회, 매운탕, 김치찌개 등이다. 


3.숙박: 외연도항 바로 앞에 있는 외연도어촌계민박(041-931-5751)이 시설이 깨끗한 편이다. 이밖에 외연도펜션(041-936-6667), 대어민박(041-936-5006), 서해민박(041-936-5030), 우리민박(041-936-5017), 대천민박(041-936-5101) 등이 있다. 

 
글·사진/김혜영 여행작가

(사)한국여행작가협회 정회원. 기업체 사외보에 여행칼럼을 기고하며, 라디오와 TV를 통해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다. 저서로 <5천만이 검색한 대한민국 제철여행지>가 있고, 4권의 공저가 있다. 3년 연속 파워블로그인 토토로의 여행공작소(http://blog.naver.com/babtol2000)를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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