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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활동은 제겐 미학적 도전”

다문화극단 ‘샐러드’ 박경주 대표 “10년 뒤엔 시선 따뜻해지겠죠?”

2014.07.23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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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필리핀, 중국 등 다국적 단원들이 모여 활동하는 극단 샐러드. 오른쪽에서 세번째로 서 있는 이가 박경주 대표다.
몽골, 필리핀, 중국 등 다국적 단원들이 모여 활동하는 극단 샐러드. 오른쪽에서 세번째로 서 있는 이가 박경주 대표다.

“처음엔 뭐든지 다 힘들죠. 하지만 결국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조급해 하지 않고 지켜보고 기다려야만 좋아지는 거 아니겠어요?”

다문화극단 ‘샐러드’를 이끄는 박경주(46) 대표가 인터뷰를 하며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과정’이었다. 몽골·필리핀 등 서로 다른 국적의 단원들과 함께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일에 대해 묻는 질문에도, 인터넷 대안언론을 운영했을 때의 경험을 묻는 질문에도 그의 대답은 늘 한결같았다. 비록 과거는, 그리고 현재는 힘들지만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이겨낸다는 것이었다.

그의 대답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은 박 대표가 보여줬던 ‘뚝심’ 때문이다. 올해는 박 대표가 이주민 지원활동을 시작한 지 딱 10년이 되는 해다. 그는 2005년 5월 인터넷 다국어 대안언론사인 ‘이주노동자 방송국’을 세워 이주민 지원활동을 시작했다. ‘이주노동자 방송국’은 2009년 다문화방송국 ‘샐러드TV’와 극단 ‘샐러드’로 바뀌었다. 현재는 극단만 남아 있는 상태다.

‘샐러드’는 박 대표가 이주노동자, 이주여성 등의 인권 향상을 위해 해 왔던 노력들이 모인 일종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이 극단은 국내 최초 다문화극단이다. 샐‘ 러드’는 이주민과 정주민의 문화적인 경계를 뛰어넘는 소통을 통해 문화다양성의 진정한 의미를 찾고자 설립됐다.

현재 ‘샐러드’에서는 몽골·필리핀·중국·키르기스스탄 국적의 배우 1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한국으로 시집을 온 이주여성부터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온 유학생들까지 저마다의 사연도 가지각색이다.

‘샐러드’에서는 극단에 소속된 정단원 6명과 객원배우 3~4명이 활동하고 있다. 정단원과 객원배우별로 차이는 있지만 모두 출연료·연습비 등을 받고 활동한다. 배우들의 산재보험 가입도 의무적으로 한다. 박 대표는 “아직 배우들에게 많은 돈을 줄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꼭 지켜줘야 하는 것들은 해 줘야 한다는 게 극단의 원칙”이라고 말했다.

독일 유학 중 네오 나치들에 충격…이주민 문제에 관심

극단 샐‘ 러드’는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6년간 만난 관객들의 숫자만 해도 3만명에 달한다. 박경주 대표는 “공연할 때마다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워서 놀라곤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신한은행의 후원을 받아 제작한 ‘아시아 뮤지컬 시리즈’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다고 한다.

“아시아 뮤지컬 시리즈 중에 <마리나와 비제>라는 공연이 있어요. 이 작품은 네팔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제작한 뮤지컬이었어요. 초등학교에 공연하러 갔는데 학생들의 반응이 정말 폭발적이었죠. 중간에 네팔 노래를 가르쳐주는 장면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열심히 배워서 마지막에는 다 같이 불렀어요(웃음).”

올해 7월에도 아시아 뮤지컬 시리즈 중 하나인 <수크라이>가 서울·인천·충북 단양 등 전국에서 공연됐다. 이 작품은 최근 이슈가 되는 학교폭력 문제를 다룬 뮤지컬이다. 필리핀 전통춤인 ‘티니클링’과 전통민요 ‘바하이쿠보’를 접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필리핀 이주여성 로나 드 마테오 씨가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됐다.

박 대표가 이주노동자와 이주여성 등에게 관심을 갖게 된 때는 독일 유학시절이다. 홍익대 미대를 졸업한 박 대표는 1993년 독일로 가 8년 동안 유학을 했다. 그의 관심사는 사진·예술·영화 등 무궁무진했다.

“예술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유럽은 동경의 대상이에요. 저 역시 유럽예술사와 미학에 빠져 있었죠. 하지만 네오 나치들이 일상에서 판을 치는 것을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어요. 지하철 안에서 동양인이 구타를 당하고 살해당하는 것을 보면서 이주민 문제에 눈을 뜨게 됐어요. 당시 제게는 피부에 와닿는 위협이었거든요.”

이후 박 대표는 이주민 지원활동을 본격적으로 하게 됐다. 처음에는 이 주제와 관련된 영화 등의 작업을 했다. 하지만 ‘관찰자’로만 있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주노동자, 이주 여성들의 현장에 더 가까이 가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이 모든 활동이 하나의 미학적인 도전이었다”며 “극단 ‘샐러드’ 활동 역시 사업이 아니라 작품활동의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하기에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2005년을 마지막으로 개인전을 열지 못했다. 올해는 꼭 개인전을 열 생각이지만 극단활동이 최우선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열심히 활동할 생각”이라며 “지난 10년간 이주노동자, 이주여성들의 권리가 이전에 비해 많이 향상된 것처럼 앞으로도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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