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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도 돈 잘 버는 직업이라는 것 보여줄게요”

‘돈 잘 버는 예술가’ 만드는 박희정 데이그래피 대표

2017.07.20 위클리공감

잘할 수 있는 것 하자. 여러 길을 돌아온 박희정 대표가 내린 결론이다. 애플리케이션, 3D 프린터로 만든 얼굴도장 등 다양한 아이템을 거쳐 벽화 작업에 이르기까지. 아직 스물여섯, 남들보다 빨리 고민하고 깊게 방황한 만큼 일찍 길을 찾은 박희정  데이그래피 대표를 만났다.

박희정(26) 대표가 대학에 입학한 2011년은 그가 벽화 그리기를 시작한 때이기도 하다. 용돈을 벌려고 시작한 벽화 그리기는 생각보다 벌이가 괜찮았다. 이틀 꼬박 그려서 140만 원, 사흘을 일하면 200만 원이 통장에 꽂혔다. 창업을 준비할 무렵 자금을 모으기 위해 고민하던 박 대표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일이 벽화 그리기였다. 박 대표에게 벽화 그리기는 무엇보다 잘하고 자신 있는 일이었다.

박희정 데이크래피대표.(사진=C영상미디어)
박희정 데이그래피 대표.(사진=C영상미디어)

박 대표가 처음부터 벽화 그리기로 창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처음 그가 창업 아이템으로 고른 것은 일기 애플리케이션이었다. 단군 신화에 나온 곰처럼 100일 동안 매일 일기를 쓰면 뭔가 변화가 있지 않을까. 그래서 업체명도 ‘데이그래피’로 지었다. 데이그래피가 만든 일기 애플리케이션은 ‘스타트업 융합콘텐츠 아이템 경진대회’ 웹&앱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리케이션 사업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후 우후죽순으로 생긴 일기 애플리케이션 때문에 사업을 그만 접어야 했다.

애플리케이션 이후 박 대표가 주목한 아이템은 3D 프린터로 제작한 얼굴도장이다. 얼굴도장을 처음 선보였을 때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소셜 커머스 ‘티몬’에 진출해 ‘완판(완전판매)’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 경기콘텐츠진흥원과 성남산업진흥재단이 주최하는 ‘슈퍼끼어로 콘테스트’에서는 대상을 받았다. 시장의 반응도 좋고 상까지 받았으니 이만하면 됐다 싶었다. 그러나 복병은 다른 곳에 있었다. 얼굴도장은 3D 프린터로 제작해 일반 도장보다 단가가 높은 편이다. 시장에서 원하는 가격을 맞추면 마진이 남지 않았다. 괜찮은 아이템이었지만 얼굴도장 역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일기 애플리케이션, 얼굴도장, 두 아이템 모두 실패한 건 아니에요. 야심차게 창업했지만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탓에 접어야 했을 뿐이죠. 사업 아이템을 두 번 접은 후에는 고객이 원하는 가격과 제공할 수 있는 가격 수준이 어느 정도 일치해야 한다는 걸 배웠어요. 학교에서 하던 동아리 수준을 뛰어넘어 수익을 내야 하는 ‘사업’이라는 사실을 이때 뼈저리게 깨달았어요.”

박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수익을 제대로 낼 아이템을 찾겠다는 의지가 강해졌다. 그러다 불현듯 벽화가 생각났다. 박 대표가 잘 알고, 잘할 수 있고, 수익을 낼 수 있는 아이템. 벽화 그리기를 아이템으로 잡겠다고 마음먹고 팀을 꾸렸다. 데이그래피 안에 ‘스페이스그래피’가 탄생한 순간이다.

스페이스그래피는 빠르게 자리 잡았다. 오랜 시간 벽화를 그렸던 경험과 그간 창업 활동을 통해 쌓은 노하우가 시너지를 발휘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박 대표는 우선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일에 집중했다. 벽화 작업은 보통 의뢰가 들어오면 현장을 실측한 다음 디자인을 한다. 의뢰인과의 상의 끝에 최종 디자인이 결정되면 현장에서 그림을 그리는 식으로 작업한다.

잘하는 것에 집중, 창업 1년 만에 자리 잡아

벽화 작업은 대부분 현장에서 벽화를 그리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박 대표는 작업 시간을 줄이기 위해 빔 프로젝트를 이용했다. 작업할 벽에 빔 프로젝트를 쏴 도안을 보면서 작업했다. 도안을 보면서 작업하니 속도가 자연히 빨라졌다. 스무 살 때부터 벽화 작업으로 쌓은 실력은 출중했다. 스페이스그래피는 작업 속도며 실력이 나무랄 데 없어 창업 1년 만에 업계에서 인정받는 업체가 됐다. 완전히 자리 잡은 지금은 한 달에 평균 20~25건 정도 작업 의뢰가 들어온다. 스페이스그래피에서 하는 작업은 가게나 집 안의 인테리어를 위한 벽화 작업이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카페 체인 투썸플레이스와 계약해 약 10개 지점의 벽화 작업을 했다. 대기업과 한 작업이 인상 깊을 법도 한데 박 대표는 이제 막 창업을 시작하는 업체와 하는 작업이 가장 즐겁다고 말한다.

“저도 창업을 해본 터라 같은 길을 가려는 사람에게 더 마음이 쓰여요. 창업을 준비할 때 세세하게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참 많거든요. 제가 벽화 디자인으로 그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어서 더 세심하게 작업하다 보니 결과물도 잘 나와요. 제 마음에 드는 작품도 창업을 시작하는 가게에 주로 있어요. 물론 의뢰한 분들도 흡족해하시고요.”

수익도 안정적이다. 한 달 평균 2500만~3000만 원 정도 꾸준히 매출을 내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한 달 매출만 1억 원을 기록했다. 꾸준히 수익이 나기 때문에 현장에서 일하는 작가들에 대한 처우도 좋은 편이다. 데이그래피에서 6월 한 달간 작업에 가장 많이 참여한 한 작가는 470만 원을 받았다. 미술 전공자가 미술로 꾸준히 수익을 내기 힘든 현실을 감안하면 제법 괜찮은 액수다. 

“데이그래피는 ‘돈 잘 버는 예술가가 되자’가 모토예요. 요즘 웹툰 작가를 꿈꾸는 청소년이 많아요. 예전에는 만화가가 밥 벌어먹기 힘든 직업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 웹툰이 인기를 끌고 유명 웹툰 작가가 등장하면서 돈을 잘 번다는 인식이 생겨 웹툰 작가를 꿈꾸는 청소년이 많아진 거죠. 저는 데이그래피가 사람들에게 예술가도 돈 잘 버는 직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미술을 전공해도 경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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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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