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환경 중에서 폭염의 강도는 밭, 과수원, 논, 그늘 순으로 분석됐으며 특히, 허리를 굽혀 앉아서 작업하는 고추밭은 서서 작업하는 과수원이나 논보다 평균 기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그늘은 밭보다 최대 3℃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상청은 19일 폭염 특별관측의 중간 분석 결과를 이 같이 발표하면서 폭염 때 농작업을 하면 주변 그늘에서 주기적으로 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염 특별관측은 실제로 생활하거나 여행하는 공간에서의 폭염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이동형 기상관측장비로 다양한 환경에서 한시적으로 수행한 비정규 기상관측이다.
지난 6월부터 이달까지 논, 밭, 비닐하우스 등 농업환경과 계곡, 휴양림 등 모두 14개 지점에서 특별관측을 하고 있다.
지난달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고추밭의 평균 일최고기온은 배나무가 심어진 과수원보다 0.4℃, 논보다는 0.9℃ 높아 농업환경 중에서 폭염의 강도는 밭(고추), 과수원(배), 논 순으로 높았다.
이러한 차이는 환경적 요인에 의한 것이며 햇볕에 직접 노출되는 작업자의 체온은 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더운 것으로 알려진 비닐하우스는 일최고기온이 인근의 고추밭보다 평균 3.9℃ 더 높았고, 햇빛이 강했던 지난달 8일 오후 2시경에는 인근보다 최대 11.5℃ 더 치솟았다.
대구 동구 미대동 한 비닐하우스에서 농부가 깻대를 두드리며 참깨를 타작하고 있다. 2023.9.5.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또한, 농작업환경에서의 높이별 기온 차이도 확인됐다.
고추밭 높이별 관측 결과를 보면 허리를 굽히거나 앉아서 일하는 높이(지상 50㎝)에서 일최고기온이 일반적으로 성인 평균 얼굴 높이인 서 있는 높이(지상 150㎝)에서보다 평균 1.8℃ 더 높게 나타났다.
고추밭 옆 그늘(정자)에서는 낮 12∼오후 6시 평균기온이 평균 0.8℃, 최대 3.0℃까지 낮게 나타나는 등 농업환경 5개 지점 중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따라서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폭염 때 주기적으로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피서지는 주변 지역보다 기온이 더 낮게 나타나는 사례도 확인했다.
한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것으로 유명한 경남 밀양시 밀양얼음골은 월평균 최고기온이 8.8℃ 낮게 나타났으며, 휴양림인 전남 구례군 지리산정원은 2.7℃, 충북 음성군 백야자연휴양림은 1.6℃, 계곡인 강원 인제군 백담사는 2.2℃가 더 낮게 관측됐다.
반면 일사량이 많은 해수욕장의 일평균기온은 인근지역보다 평균 0.2∼0.3℃ 더 높았다.
다만, 기상상황에 따라 해풍이 불어오면 해수욕장의 기온이 크게 내려가기도 했다.
예를 들어, 동해안의 경북 영덕군 장사해수욕장에서 북동풍이 불면 순간적으로 기온이 4.0℃ 낮아지고, 습도는 15%p 상승하는 현상이 관측됐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비닐하우스나 밭에 일하는 경우 폭염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각별히 유의하고, 농작업 때는 반드시 인근 그늘에서 주기적으로 휴식하길 바란다"고 당부하면서 "기후위기 시대에 폭염은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위험 요소"라고 강조했다.
문의: 기상청 예보국 영향예보지원팀(02-2181-0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