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일 "AI와 인구구조 변화라는 거대한 파고에 대응하려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며 "대한민국은 신성장동력으로서 문화창조산업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1일 '초청국과의 비공식 대화(Informal Dialogue with Guests)'에 이어, 1일 제32차 APEC 정상회의 '리트리트(Retreat)' 세션을 주재하며 이같이 말했다.
'리트리트(Retreat)'는 형식적 절차에 구애받지 않고, 회원 정상 간 유대 강화를 통한 자유롭고 심도 있는 의견교환의 장으로 운영되는 APEC 정상회의 세션이다.
이번 '리트리트' 세션에는 APEC 회원 정상만이 참석했으며, 정상들은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 인구구조 변화, 문화·창의산업의 성장 등 새로운 경제 흐름 속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역동성을 유지하고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APEC 차원의 협력 및 기여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2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대통령은 개회사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AI 시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혁신과 번영의 토대를 세우기 위한 잠재력을 이미 갖고 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AI 혁신에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민관 협력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전 세계인이 AI 기술 발전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글로벌 AI 기본사회 실현을 핵심 비전으로 삼아 관련 정책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한 "우리가 제안한 APEC AI 이니셔티브도 AI라는 거대한 변화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산물이고, 아시아태평양 AI 센터는 역내 AI 역량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저출생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는 경제성장, 노동시장, 교육, 복지 등 사회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APEC 차원의 공동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측면에서 "미래세대를 아우를 포용적 성장부터 AI 기술을 활용한 인구문제 대응까지 공통의 문제에 대해 함께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AI와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의 문화창조산업에 주목하고, 문화가 가진 창의성과 교류의 힘은 경제적 가치를 넘어 '연결, 혁신, 번영'이라는 올해 APEC의 3대 중점과제 실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APEC 회원 정상들은 이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정상 선언문인 '경주선언', 'APEC AI 이니셔티브'와 'APEC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 프레임워크'의 3개의 성과문서를 채택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APEC 정상회의 의장직을 인계하면서 중국의 성공적 의장직 수행을 위해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끝으로, "평화가 뒷받침돼야 연결, 혁신, 번영 실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한반도 평화가 아태지역 번영의 필수 조건"이라며 "우리 정부는 평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를 취할 것이며, 회원들의 지지와 협력을 당부한다"고 하면서 회의를 마무리했다.
■ 제32차 APEC 정상회의 '리트리트(Retreat)' 세션 개회사전문
APEC 회원 경제지도자 여러분, 어제 갈라 만찬에서 선보인 한국 음식, 문화 공연 어땠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제의 공연 주제처럼, 오늘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청사진'에 대해서 함께 논의할 예정입니다. 어제의 공연이 여러분에게 좋은 영감을 주었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제32차 APEC 경제지도자 회의' 리트리트 세션을 시작하겠습니다.
의제에 관해서 소개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APEC은 지난 수십 년간 당면한 현 세계 경제의 과제들을 해결할 '아이디어 인큐베이터'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그 유구한 전통을 이어받아, 오늘 이 자리에서도 AI와 인구구조 변화라는 공통의 과제에 대한 창의적인 해법을 함께 찾아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우리 APEC 회원들은 인공지능이 가져올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잠재력과 역량을 이미 갖추고 있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인공지능 역량 상위 10개국 중 5개국이 APEC 회원이고, 인공지능 관련 최다 특허 보유 상위 4개국이 모두 APEC 회원들입니다.
이처럼 막강한 잠재력을 공동 번영의 동력으로 만들려면 인공지능 혁신에 친화적인 사회경제적 환경을 조성하고, 민관 협력을 촉진해서 기업들의 창의성을 뒷받침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인공지능 혁신 생태계 조성에 역량을 집중하며 국가적 차원의 'AI 대전환'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를 확충하고 인재를 양성하고 그래서 AI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시키려고 합니다.
규제 개선에도 앞장서서 글로벌 기업들이 자유롭게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원칙은 기술 혁신이 포용 성장을 이끄는 '인공지능 기본사회',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입니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인 모두가 기술 발전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글로벌 AI 기본사회 실현'을 핵심 비전으로 삼아, 이를 위한 정책들을 차근차근 실현해 나갈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제안한 「APEC AI 이니셔티브」 역시 AI라는 거대한 변화를 우리의 기회로 만들겠다는 확고한 의지의 결과물입니다.
한국이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AI센터'는 AI 정책 교류와 AI 격차 해소를 목표로 삼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역내 AI 역량 강화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대한민국은 APEC 회원들과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무한한 혁신을 공동 번영으로 꽃피우겠습니다.
우리가 마주한 또 다른 위기는 저출생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 문제입니다.
APEC 사무국 연구에 의하면 APEC 회원 경제체들의 인구 증가율은 지난 30년간 꾸준히 감소했고, 앞으로 2035년이 되면 마이너스로, 즉 감소로 전환될 전망입니다.
65세 이상 인구는 30여 년 동안 2배로 늘어났고, 출산율은 1989년 2.5명에서 2023년에는 1.3명으로 거의 절반으로 떨어졌습니다.
인구구조의 변화는 경제성장, 노동시장, 교육, 복지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하고도 큰 위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부분적이고 개별적인 대응으로는 해결하기가 어렵습니다.
대한민국은 APEC 차원의 공동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APEC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 프레임워크」를 제안했습니다.
미래세대를 아우를 '포용적 성장'부터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인구문제 대응 방안까지,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함께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AI와 인구구조 변화라는 거대한 파고에 대응하려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신성장동력으로서 문화창조산업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아태지역은 이미 전 세계 문화창조산업의 성장엔진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2022년 기준으로 전 세계 문화창조산업 수출의 40%를 APEC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올해 APEC 최초로 '문화창조산업에 관한 고위급 대화'가 개최됐습니다.
문화가 가진 창의성과 교류의 힘은 경제적 가치를 넘어, 회원 간 이해와 연대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문화산업의 성장이 '연결, 혁신, 번영'이라는 올해 APEC의 3대 중점과제를 실현하는 일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이러한 고민이 담긴 오늘 세션의 의제를 소개합니다.
오늘 우리는 '미래 변화에 준비된 아시아-태평양 비전'에 대해서 논의하게 될 것입니다.
인공지능, 인구구조 변화, 문화창조산업이라는 새로운 흐름 속에서 아태지역의 역동성을 유지하고, 신성장동력을 창출할 방안을 함께 모색해 보겠습니다.
또한 역내 모든 경제 주체들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APEC 차원의 협력 및 기여 방안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