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영역
"장마철 가벼운 외출 우울증 탈출에 도움"
![]() |
비틀즈도 김광진도 노래했듯이 '비'는 우울증과 깊은 연관이 있는 모양이다. 사실 우리의 지친 감성을 위로해 주는 가요에는 '비'를 주제로 한 것이 '햇살'의 경우보다 무려 스무 배나 더 많다.
비와 우울증은 과연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연관되어 있다면 어떠한 생리적 기전으로 그렇게 되는 것일까.
비가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은 몸이 기압, 습도 그리고 일조량의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히 어르신과 여성이 날씨에 따라 심신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런데 궂은 날씨는 몸 뿐만 아니라 정신병 환자들에게도 아주 큰 영향을 미친다. 흔히 어르신들이 궂은 날에 '빨래 걷어라'고 소리쳤던 것처럼, 정신병 환자들도 궂은 날에는 더욱 어수선해진다고 한다.
이렇듯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 우리 몸 상태나 감성에 변화가 생기는 이유는 뇌의 송과선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 때문이다. 멜라토닌은 인체의 생체 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으로서 눈에 들어오는 빛의 양에 따라 분비량이 조절된다.
주위가 밝을 때에는 조금 분비되고 어두워지면 많이 분비된다. 마찬가지로 낮에는 아주 조금 분비되고 한밤중에는 아주 많이 분비된다. 멜라토닌은 우리를 수면으로 유도하는 역할을 해서 일부 불면증 환자에게 멜라토닌을 투여하기도 한다.
![]() |
구름이 하늘을 가려 일조량이 감소하면 멜라토닌 분비가 늘게 되고 이것이 수면 및 진정 작용을 유도해 침울한 기분이 들게 한다. |
특히 장마철이면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연일 비나 내려 습기가 높고 끈적끈적한 날씨는 정신적으로 우울한 감정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구름이 하늘을 가려 일조량이 감소하면 눈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줄어들어 멜라토닌 분비가 늘게 되고 이것이 수면 및 진정 작용을 유도해 침울한 기분이 들게 한다.
또한 장마철에는 외출이나 나들이에 제한을 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갑갑함을 더 느낄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집안을 밝은 색으로 도배하거나 해서 화사하게 꾸미거나 낮에도 등을 환하게 켜 놓으면 도움이 된다.
또한 장마라고 집에서만 지내지 말고 가끔 가벼운 외출을 해서 기분 전환을 해 주도록 한다.
한편 캐나다 오타와 대학 정신의학과 연구팀에서 우울증과 관련된 재미있는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연구팀에 의하면 사람의 몸에는 우울증을 심화시켜 자살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자살유전자’가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우울증 증세를 가진 120명의 환자를 조사한 결과, 전체 대상자의 35%에서 우울증을 촉진시키는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한다. '자살유전자'는 인간의 감성에 영향을 미치는 '세로토닌'이라는 혈관 수축물질을 만들고 이것이 생체에 작용하여 우울증 환자의 자살 충동을 유발시킨다는 것이다.
우울증 환자의 경우 '자살유전자' 보유가능성이 정상인보다 2배나 높았으며 자살 충동을 느끼는 비율도 최대 3배가 높았다. 이러한 '자살유전자'를 갖고 있을 경우 실연이나 실직 같은 정신적 혼란을 겪게 되면 이 유전자가 없는 정상인보다 자살 충동을 느끼는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르네 듀보와 같은 인류문화학자는 우울증 등 정신질환은 기질적 장해를 수반하는 것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활환경과 개인적 스트레스, 그리고 사회적 문화적 관습 때문에 생겨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런 측면에서 '장마'나 '자살유전자'는 우울증의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좋겠다.
글, 복지부 국제협력담당관실 김동원 사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