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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후 한국가요사는 1945년 8월 말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당시 미군 장교들이 입국해 여장을 푼 조선호텔에서는 이들의 환영 파티를 위해 한국인 연주단을 초청하게 되었다.
이때는 정식 악단이 따로 있었던 것이 아니어서 수소문 끝에 실내악단을 급조했는데, 당시 멤버로 전희봉·이동춘·김준덕·김희조·김호길·전봉열 등이 미국 민요와 <다뉴브강의 푸른 물결> <카르멘 실버 왈츠> <창공> 등을 연주했다. 이들은 격식을 갖춘답시고 모닝코트에 일본 신발인 ‘치카다비’를 신고 연주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갑작스럽게 맞은 해방이었기에 우리 사회의 질서는 엉망이었고, 생활이 어려웠던 음악인들은 자연스럽게 미군부대 주변을 맴돌았다. 이때 널리 불린 곡들로
6·25전쟁은 비극이었지만 한국가요사에는 새로운 전기로 작용했다. ‘미8군 쇼’는 우리 가요계의 스타를 배출하는 등용문 역할을 했다. 6·25 후 전국 각지에 미군부대와 기지촌이 생기고, 근처에 미군 클럽이 들어서면서 자연스럽게 미8군 쇼 단체가 등록됐다. 처음에는 악단 위주로 당시 미국에서 유행하던 음악을 연주하다 곧이어 ‘플로어 쇼(패키지 쇼)’라는 명칭으로 노래와 춤이 섞인 무대가 자리 잡았다.
미8군 쇼를 통해 성공한 인물로 첫 손꼽는 김시스터즈가 있다. 이난영의 자제인 숙자·애자·민자로 구성된 이들은 당시 미국에서 인기 있던 앤드루 시스터스·맥과이어 시스터스의 노래를 잘 불러 미군들을 열광시켰다. 초기 미8군 쇼에서 활약한 팀은 김시스터즈 외에 김보이즈·패티김·이금희·서수남, 그리고 코리안키튼즈의 윤복희, 한명숙·임희숙·신중현 등을 들 수 있다.
전통적인 트로트를 구사하던 가수들도 빼어난 실력을 보였다. 트로트와 신민요 쪽에서 인기를 누렸던 가수는 한복남·박재랑·이해연·현인·명국환·권혜경 그리고 이미자였다. 이미자는 이미 1950년대 후반 <열아홉 순정>으로 인기를 누렸고, 이후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등으로 전성시대를 구가했다.
1961년에는 한명숙의 <노란 샤쓰 입은 사나이>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이 노래를 통해 유행이 번져 노란 셔츠는 택시운전사들의 유니폼으로도 정착했다. 이 무렵 최희준은 <우리 애인은 올드 미스>로 인기를 구가했고, 1963년에는 현미가 <밤 안개>를 불러 군사혁명 후 억압적인 한국사회의 우울한 단면을 드러냈다.
1965년 남일해는 <빨간 구두 아가씨>를 발표했고, <동숙의 노래>를 들고 나온 문주란은 허스키한 음색으로 한 시기를 풍미했다. 1966년 배호는 <만나면 괴로워> <안개 낀 장충단 공원> <마지막 잎새> 등을 노래했다. 레코드 회사 역시 20여 개로 늘어 오아시스·대도·유니버설·지구·아세아·성음 등 유수의 레코드사가 탄생했다.
이때 신성처럼 나타난 음악인이 바로 작곡가 겸 가수 신중현이다. 그는 1960년대 초 미8군 쇼 무대에서 활약하며 주옥같은 곡을 선보였다. 1963년 <빗속의 여인> <커피 한 잔> 등을 발표했고 ‘에드 4’라는 그룹을 조직해 서정길(보컬 리듬)·한영현(베이스기타)·권순권(드럼)과 함께 당대 최고 그룹을 이끌었다. 신중현의 후반 작품들은 더욱 깊어진 원숙미를 보여줬다. <미인> <거짓말이야> <님은 먼 곳에> 등은 현재까지도 꾸준히 불리는 명곡으로 남아 있다.
1960년대 중반에는 중창단들의 저력이 돋보였다. 초반부터 활약한 블루벨즈는 <검은 장갑> <미워도 한세상> 등을 발표했고, 비슷한 성격의 자니브라더즈가 활약했다. 이와 함께 솔로 가수로는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람>의 차중락, 민요풍의 김세레나의 활약도 두드러진 시기였다.
1965년부터 1969년까지는 한국 트로트 음악의 전성기였다. 1966년 최희준의 <하숙생>, 1967년 남진의 <가슴 아프게>, 정훈희의 <안개>,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 1969년 나훈아의 <사랑은 눈물의 씨앗> 등 대중의 심금을 울린 ‘명곡’들이 잇따라 발표됐다.
이 시대의 애창곡들은 중년에서 청년세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당시 가요계는 트로트가 대세였는데, 남진이 월남에 갔다 온 사이 나훈아가 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에 남진은 새로운 트로트를 선보이며 정통 트로트를 표방하던 나훈아에게 맞서며 트로트의 양대 산맥을 이룬다.
남진은 그 유명한 허리춤과 함께 <님과 함께> <그대여 변치마오> 등의 노래로 대중을 열광시켰다.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로 불렸던 그는 트로트에 로큰롤을 가미한 댄스곡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남진과 나훈아 두 사람이 리사이틀(극장 쇼)을 할 때면 해당 지역 공단 여공들이 단체로 결근해 그 지방 공장들이 모두 자동 휴무할 정도였다.
트로트의 건너편에는 <커피 한 잔>의 펄시스터즈에 이어 <님은 먼곳에>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의 김추자가 슈퍼스타 대열에 올랐다. 그들 뒤에는 곡을 준 신중현이 있었고, 사람들은 그들의 음악을 ‘소울’이라고 불렀다.
1970년대 초부터는 재즈계 출신의 음악인과 그들의 음악을 노래했던 가창력 있는 대형가수들이 출현했다. 패티김·정훈희·현미·최희준 등 당시 대형가수들의 다수가 재즈 계열의 음악인이다. 이들 뒤에는 이봉조·정성조·길옥윤 등의 작곡가가 있었다. 이들은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초까지 재즈와 다양한 가요 스타일로 가요시장을 석권했다.
이들은 대부분 미 8군 무대에서 재즈풍의 노래를 하던 가수들이거나 색소폰이나 피아노 등으로 연주하던 빅밴드 출신들이다.
한편 대학가를 중심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통기타 붐은 청바지와 생맥주로 표상되는 청년문화 아이콘과 더불어 급속히 세력을 넓혀 나갔다. 1971년 초, 라나 에로스포의 <사랑해>와 은희의 <꽃반지 끼고>의 단순한 아르페지오 선율은 대학가의 담을 넘어 시장으로 진군해 갔다.
그해 여름, 그 뒤로도 오랫동안 청년문화의 송가가 된 <아침이슬>이 김민기와 양희은 짝에 의해 발표되었다. 그리하여 통기타 음악은 김정호·송창식·이장희·어니언스 같은 포크 계열 스타들에 의해 1970년대 중반 주류의 최정상에 등극하는 열광적 에너지를 분만했다.
하지만 이 절정기는 아쉬울 정도로 짧았다. 유신정권은 1975년 가요 규제 조치를 내린다. 그러나 사랑과 자유를 향한 청년 지식인들의 복화술은 1970년대 후반의 암흑기에도 여전히 계승되었다. 진지한 자연친화력을 오선지에 옮긴 이정선, 질박한 전통적 서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정태춘, 은둔주의의 고요함을 펼친 조동진 같은 거목들이 전 시대의 영광을 내면적으로 성숙시켰다. 이는 1980년대 한국 포크음악의 백가쟁명(百家爭鳴)을 예고하는 징후였다.
1979년 윤시내는 가요제 스타일의 곡 <열애>로 대히트를 기록했다. 이 곡의 핵심은 윤시내의 ‘핏발 서는 가창력’과 현을 주로 쓰는 팝 오케스트라 편곡의 광대한 스케일이다. <열애>는 이후 1980년대 초 주류 성인가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1980년대 초의 빅 히트곡인 조용필의 <창밖의 여자>, 이용의 <잊혀진 계절>,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 이선희의
1980년대 한국가요사는 조용필에서 시작된다. 그는 1980년 <창밖의 여자>와 <촛불> 등을 통해 한국 성인 발라드를 ‘조용필식’으로 바꾸었다. 그는 이 해 모든 가요제의 대상을 휩쓸었고 <창밖의 여자>는 최고의 인기를 얻은 최고의 가요가 됐다. 그는 현 중심의 오케스트라 연주 대신 피아노와 신시사이저를 사용해 1970년대 말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1980년대의 새로운 사운드의 길을 열어 놓았다. 이후 이용의 <잊혀진 계절>과 임병수의 <약속>, 그리고 이선희의
1980년대 음악의 주류였던 발라드는 이문세·변진섭·윤상·신승훈이 이끌어갔다. 이들은 발라드 곡을 타이틀로 하고 당시 약간 비대중적이라고 인식되던 팝 발라드를 다양하게 포진시키며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다. 상품성이 높아진 이들의 앨범은 수십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방송이나 앨범 판매시장에서 가요가 팝뮤직을 포위하며 우위를 점하게 된다.
1980년대는 많은 평자들이 우리 대중음악의 르네상스기로 부르는 시기다. 많은 음악이 공존했던 바람직한 시대였고, 라이브의 강자들이 방송에 출연하지 않으면서도 나름의 입지를 확보할 수 있었던 놀라운 시기이기도 했다. 김현식·들국화·한영애·봄여름가을겨울·동물원 등이 TV를 통하지 않고도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음을 입증했고, 그들이 보여준 음악적 수준 역시 만만찮은 것이었다.
1990년대 서태지의 등장은 가수가 노래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서태지는 약관의 나이에 작사·작곡에서부터 편곡·프로듀싱·엔지니어링에 이르기까지 음반 제작 전 과정에 관여했다. 당시 서태지는 음악계의 ‘혁명’을 상징하는 아이콘이었다. 나아가 그는 <난 알아요>라는 노래를 통해 본격적으로 ‘힙합’이라는 장르를 대중에게 알린 선구자로 인정받았다.
1990년대 말부터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그룹이 힙합을 표방하고 가요계에 등장했다. 미국 교포들로 구성된 업타운은 기존의 가요와 차별되는 본토 힙합에 비교적 가까운 곡들을 선보였고, 이현도도 자신의 솔로 앨범 몇 곡에서 힙합을 시도했으며, 지누션은 한국적 힙합을 통해 많은 인기를 끌었다.
김진표는 국내 최초로 랩으로만 구성된 열외 앨범을 내놓았다. 특히 그는 자신의 가사에서 ‘라임(rhyme)’의 중요성을 강조해 화제를 끌었다. 이후 힙합은 단순히 댄스음악의 중간 중간에 가미되는 용구적 성격을 벗고 독자적 장르로 인식되어 힙합만을 추구하는 가수들이 늘어났다. 그들의 음악은 본토의 정통 힙합에 가까워졌을 뿐 아니라 이를 한국적으로 수용하려는 독창적 시도가 이뤄지기도 했다.
2000년대 한국 대중음악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연장선 위에 존재한다. 10대의 음악적 기호가 발라드에서 댄스로 전향한 것이다. 좋아하는 가수가 이문세·변진섭·신승훈 등에서 서태지·듀스·룰라 등으로 바뀐 1990년대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화려한 춤솜씨와 열정적 가창력을 필요로 하는 댄스음악은 10대들이 가장 쉽고 편하게 받아들이기 쉬운 장르로 한국 대중음악계를 지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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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뉴스 평균보다 나트륨·당류 10% 이상 적은 건면 등 ‘덜 짠’ 표시 가능 앞으로 시중에 유통 중인 제품의 평균값 대비 10% 또는 자사유사제품 대비 25% 이상 나트륨·당류의 함량을 줄인 건면, 도시락, 햄버거, 샌드위치, 아이스크림 등에도 ‘덜 짠’, ‘당류 줄인’ 등의 표시를 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건면, 도시락, 햄버거, 빵류, 아이스크림 등 나트륨·당류 저감 제품 표시대상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나트륨·당류 저감 표시기준’ 일부 개정안을 오는 10월 10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한편 나트륨·당류 저감 표시기준은 유통 중인 제품의 세부 분류별 평균값 대비 10% 이상, 또는 동일 제조사의 유사 제품 대비 25% 이상 나트륨·당류 함량을 낮춘 제품에 ‘덜, 감소’ 등을 표시하는 기준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판매대에 아이스크림이 진열돼 있다.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최근 1인 가구를 중심으로 간편식을 통한 나트륨 섭취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여자 어린이의 경우 세계보건기구 권고기준을 초과해 당류를 섭취하고 있는만큼, 식약처는 이를 고려해 나트륨·당류 저감 표시대상을 추가했다. 이에 나트륨 저감 표시 추가 대상에 건면(조미식품 포함 제품에 한함), 즉석섭취식품 중 도시락(정찬형)·햄버거·샌드위치, 즉석조리식품 중 도시락(정찬형), 빵류 중 피자 등 6종을 포함시켰다. 또한 당류 저감 표시 추가 대상은 빵류 중 카스텔라·케이크·머핀·파이, 아이스크림, 아이스밀크, 샤베트, 빙과, 커피 중 액상커피(유가공품 함유 제품에 한함), 유산균음료 등 10종이다. 식약처는 이번 개정 추진이 식품 산업 발전과 소비자 선택권 확대에 도움이 되길 기대하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식품 유통·소비·환경에 맞춰 규정을 합리적으로 개정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개정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식약처 누리집(www.mfds.go.kr)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개정안에 대한 의견은 오는 10월 10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 나트륨·당류 저감제품 표시기준 일부개정안 주요 내용 □ 나트륨·당류 저감 표시기준 ☞ 식품등의 표시기준에서 정하는 규정과는 별도로 시중 유통 중인 제품의 세부 분류별 나트륨·당류 함량의 평균값 또는 자사유사제품 대비 각각 10%, 25% 이상 줄인 경우 ‘덜, 감소, 라이트, 줄인’ 등의 용어로 제품에 표시할 수 있도록 규정한 기준을 말함 □ 나트륨·당류 저감 표시기준 개정 배경 ☞ 나트륨·당류 저감화 종합계획(2021~2025) 목표 달성과 저감 제품 생산·유통 활성화를 통해 소비자에게 나트륨·당류를 줄인 제품의 선택권을 확대하고자 표시 대상 품목을 추가하는 개정을 추진함 ☞ 특히 이번 개정 배경은 1인 가구의 간편식을 통한 나트륨 섭취 증가와 여자 어린이의 당류 섭취 급원 등을 고려하여 저감 표시 대상을 확대 * 일부 연령층(6~29세, 여자)의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은 WHO 권고기준 초과, 6~11세 여자 어린이의 당류 급원식품 순위(1위 빵류, 2위 아이스크림류) □ 나트륨·당류 저감 표시기준 개정 주요 내용 ☞ 나트륨 저감 표시를 할 수 있는 대상에 건면(조미식품 포함 제품에 한함), 즉석섭취식품 중 도시락(정찬형)·햄버거·샌드위치, 즉석조리식품 중 도시락(정찬형), 빵류 중 피자를 추가 ☞ 당류 저감 표시할 수 있는 대상에 빵류 중 카스텔라·케이크·머핀·파이, 아이스크림, 아이스밀크, 샤베트, 빙과, 커피 중 액상커피(유가공품 함유 제품에 한함), 유산균음료를 추가 개정내용 문의 :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소비안전국 식생활영양안전정책과(043-719-2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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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청년정책조정위원회 부위원장 위촉장 수여식 한덕수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영 청년정책조정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한덕수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영 청년정책조정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있다.,한덕수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영 청년정책조정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국민이 말하는 정책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이색 도서관 함께 가볼까요? 정오는 여전히 무덥지만, 순하고 맑은 빛깔의 하늘을 보면서 9월, 가을이 시작되었다는 걸 느낀다. 이런 9월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독서의 달이다. 쇼츠와 릴스도 진득하게 보지 못하는 시대라고 하지만, 독서 문화가 붐을 일으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독서가 고리타분한 것이 아니고 소수가 즐기는 힙한 행위라는 의미를 지닌 텍스트 힙이라는 신조어가 새로 생겼고, 지난 6월 30일부터 5일간 열렸던 서울국제도서전은 2023년에 비해 2만 명 정도 증가한 15만 명의 관람객을 맞이하며 크게 흥행했다. 청년들은 다시 고전을 찾기 시작했고, 혼자만의 조용한 취미였던 독서는 공유 문화로 바뀌어 새로운 유행이 되었다. 독서의 지속 가능성을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도서관에서 독서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 역시 책을 꾸준히 읽는 독자다. 어릴 적부터 학교 도서관이든 지역 도서관이든 책이 있는 곳이라면 꾸준히 다니면서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책이 빼곡하게 들어선 서가에 서서 책 향기를 맡고 있으면 마음이 평온하게 가라앉았다. 책이 빼곡하게 들어선 서가를 보면 독서 욕구가 피어오르는 편이다. 무슨 걱정거리가 있어도 잠시 진정할 수 있고, 멀리 떠나지 않아도 책 속의 서사를 따라 흘러가다 보면 나만의 여행을 즐기고 올 수 있었다. 대학생이 된 뒤로는 한 달에 한두 번씩은 북캉스를 즐기면서 나만의 힐링 시간을 꼭 보장해주고 있다. 북캉스는 시원한 실내에서 책과 함께 여유로운 휴가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나온 신조어다. 온라인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신간 도서를 잔뜩 구매해서 읽기도 하지만, 나는 온라인 서점에서 바로 책을 사기보다는 오프라인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서 책을 살펴보고 왔다가 마음에 오래 남는 책이 있으면 사 모은다. 인터넷에 사람들이 남겨 놓은 책 후기만 봐도 대략적인 줄거리를 알 수 있지만, 서점이나 도서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요한분위기를 좋아해서 오프라인 책 탐방을 소소한 취미로 남겨두고 있다. 그러다보니 내 카드지갑 속에는 도서대출증 카드가 항상 들어 있다.내 도서대출증을 본 친구들은 깜짝 놀라곤 한다. 도서관에 자주 다니느냐면서. 그럼 너희는 도서관에 잘 안 가?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과제를 해야 할 때나, 공강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학교 도서관에 가는 게 아니라면 도서관에 잘 다니지 않는다고 한다. 평소에 책을 잘 읽지 않을뿐더러, 재미있게 즐길 만한 공간이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국제도서전이나 SNS 상에서 독서 문화가 흥하고 있다고 해도 아직 현실의 이야기와는 먼 것 같다. 책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무척 서운한 말이지만 내 친구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독서를 취미로 둔 사람들이 점점 늘고는 있다지만 2023 국민 독서실태조사만 봐도 요즘 독서율이 매우 저조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3 성인 기준 독서 실태 추이를 보니, 점점 하락세를 그리는 게 보인다.(출처=문화체육관광부) 독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 10명 중 6명은 1년간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았다고 한다. 성인 한 명이 한 해 동안 읽었던 일반 도서의 수를 알려주는 연간 종합독서량의 경우는 3.9권에 그쳤다. 책과 도서관을 지루하지 않게 느낄 방법이 있을까? 생각해보다가 이색적인 도서관을 소개해주면 어떨까 싶었다. 마침 얼마 전에 한국관광공사에서 북캉스를 즐길 만한 아름다운 도서관 몇 곳을 소개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누리집에 방문하면 이색 도서관으로 소개된 도서관들의 목록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이색 도서관, 다양한 장르의 책이 보관된 이색 도서관, 여유로운 북캉스가 가능한 특별한 테마의 도서관들을 소개하고 있다고 해서 궁금한 마음에 한국관광공사의 대한민국 구석구석 누리집(https://korean.visitkorea.or.kr/main/main.do)을 찾아 보았다. 서울 다산성곽도서관, 청운문학도서관, 의정부 미술도서관, 남양주 정약용도서관까지 총 네 곳이 소개되었다. 이번에는 다산성곽도서관과 청운문학도서관, 두 곳을 방문해보았다. 다산성곽도서관은 학교에서 가까워 수업이 끝나면 걸어가곤 했던 도서관이기도 하다. 3호선과 6호선이 지나가는 약수역이나, 6호선 버티고개역에서 내리면 찾을 수 있다. 한양도성 남산 성곽길 옆을 타박타박 거닐었다. 다만 한양도성 남산 성곽길 옆에 있어 오르막길을 조금 걸어 올라가야 보인다. 싱그러운 녹음(綠陰)과 한양성곽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오르막길을 타박타박 여유롭게 올라가면 숲을 그대로 품은 듯한 도서관, 다산성곽도서관을 만날 수 있다. 한양도성 성곽 옆길을 걸어 다산성곽도서관의 입구에 다다랐다. 다산성곽도서관의 가장 큰 특징은 싱그러운 실내 정원이 있다는 점이다. 도서관 1층에서 2층까지 길게 뻗은 웅장한 원형 서가와 서가 앞부터 도서관 입구까지 가로지르는 파릇한 실내 정원은 꼭 여름을 그대로 머금은 듯하다. 도서관 1층부터 2층까지 높게 뻗은 책장과 도서관을 넓게 가로지르는 실내 정원. 탁 트인 창가에 앉아 있으면 도심을 가로지르는 한양성곽과 함께 서울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개방감 덕분인지 도서관에 서 있기만 해도 마음이 탁 트이는 기분이다. 개방감 있는 넓은 창문 맞은편으로 독서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원형 서가 옆에 마련된 라탄 의자에 앉아 집중해서 독서를 즐기는 사람도 있고, 원형 서가 앞에 서서 동행과 소곤거리며 책을 고르는 사람도 보인다. 이용객이 원형 서가 앞에 서서 책을 고르고 있다. 소리 한 점 허락하지 않는 열람실 같은 분위기라기보다는 여유를 느끼면서 즐겁게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이다. 나도 책장을 둘러보다가 마음에 드는책을 골라들고 의자에 앉아서 즐겁게 독서를 하다 왔다. 적당한 백색소음과 함께 식물의 싱그러움을 느끼며 독서를 즐길 수 있었다. 여름을 쏙 빼닮은 공간에서 좋아하는 이야기를 천천히 읽어나가는 고요한 기쁨이 좋다. 사락거리며 책장 넘어가는 소리와 식물의 싱그러움은 마음을 평온하게 만든다. 유아용 서가에서 동화구연을 집중해서 듣는 아이들이 있다. 유아어린이자료가 모여있는 서가에서는 매트와 방석 위에 앉아 동화구연을 듣는 아이들이 보였다. 책에 몰입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원하는 책을 꺼내서 편안한 자세로 독서하는 어린이들. 창을 열고 넓은 야외테라스로 나가보았다. 선선한 바람을 느끼며 빈백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아직 한낮은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곧 다가올 가을이면 빈백에 누워 바람도 느끼고 독서도 즐기는 공간으로 아름답게 꾸며질 것 같아 기대가 된다. 운영시간은 평일 및 주말 오전 9시부터 오후 22시까지다.매주 월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한 법정 공휴일에는 휴관한다. 유아어린이 자료와 청소년 자료부터 일반 도서 자료까지 총 17,127권의 도서를 보유하고 있어 독서를 즐겁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긴 나선형 복도를 따라 수많은 책이 빼곡하게 꽂혀 있다. 이제 청운문학도서관으로 가볼까?청운문학도서관은 서울 종로 자하문로에 있다.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과 추석 연휴에는 휴무지만,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21시까지, 토요일과 일요일, 그리고 공휴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9시까지 운영한다. 인왕산 숲길 자락을 따라 걷다보면 청운문학도서관을 만날 수 있다. 이 도서관은 독특하게도 한옥으로 지어진 공공도서관이다. 폭포와 한옥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도서관이었다. 도서관의 뒤쪽으로는 폭포가, 사방으로는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공간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해지는 곳이었다. 한옥 인테리어가 독특한 청운문학도서관. 한옥 내부의 작은 책장을 들여다보니 여러 문학 도서가 가지런히 꽂혀 있는 게 보였다. 신발을 벗고 마룻바닥에 앉아 독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지나가면 열람실과 세미나실이 보인다. 여러 문학 도서가 비치되어 있어 편안한 분위기에서 독서를 즐길 수 있었다. 한옥 공간 안에 여러 문학 도서를 비치한 서가가 있다. 독특한 점은 작가의 방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한옥 끝에 마련된 창작 공간은 문학인들의 모임과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살짝 열린 문틈 사이로 공간을 들여다보니, 여러 권 쌓인 책들과 종이 위를 바쁘게 오가는 펜촉, 그리고 반짝거리는 눈빛으로 글씨를 써내려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열람실과 세미나실, 그리고 창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작가의 방이 있는 도서관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사락사락, 책장 넘어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원하는 좌석에 앉아 독서를 즐기는 사람들이 보인다. 조용히 독서하는 사람들을 보며, 책을 즐기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전에 비해 정말 많아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도서관에 마련된 대부분의 좌석이 가득 차 있었고, 모두 조용하게 책장을 넘기며 집중하는 것을 보았다. 청운문학도서관은문학 도서를 비롯해 대략 3만 권의 자료가 가득 꽂혀 있는 서가가 있고, 다양한 좌석이 마련되어 있어서 편안하게 독서를 즐길 수 있다. 어린이도서부터 일반 도서까지 총 3만 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다. 내가 가장 인상 깊게 보았던 곳은 대나무 중정과 한옥 창밖의 폭포였다. 지하 1층에서 책을 읽다가 선선해진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를 바라보며 고즈넉함을 느낄 수도 있었고, 한옥에 앉아 창밖으로 쏟아지는 맑은 폭포를 보며 늦여름과 초가을 사이의 시원함도 느낄 수 있었다. 대나무 중정 사이를 노니는 바람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눈을 감고 폭포 소리를 듣는 사람들부터 폭포 소리를 배경으로 독서 삼매경에 빠진 사람들까지. 저마다의 방식으로 도서관이 주는 힐링을 느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한옥에 머물며 독서와 힐링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 데일 카네기는 짧은 시간의 휴식일지라도 회복시키는 힘은 상상 이상으로 큰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 두 도서관을 방문해 평소라면 허락하지 않았을 쉼표를 찍고 오니, 오늘의 기억을 바탕으로 다시 일상을 힘차게 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도서관 주변 숲길을 걷는 이용객들. 도서관 주변으로 조성된산책길을 걸으며 왜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했을까, 가만히 생각해보았다. 어느 계절이든 책을 읽기 나쁘다는 의미가 아닐 것이다. 다만 날이 선선해지고 나다니기 좋은 날씨에 책도 가까이하며 글을 손에서 놓지 말라는 의미일 것 같다. 한옥 창밖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폭포. 야생동물들은 차디찬 겨울이 다가오는 걸 대비하여 가을에 양식을 모으거나 에너지를 비축한다. 창고에 야금야금 쌓아놓은 것들로 기나긴 겨울을 버틴다. 그들처럼 우리도 가을에 곡식과 채소류, 과일을 차곡차곡 쌓아놓고 겨울을 난다. 그러니 머릿속 창고에 지식을 담아두기에 적절한 시기도 가을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책장을 넘겨 마음에 드는 구절 하나를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울림을 얻을 수 있다. 크고 작은 울림이 모이고 모여 어느 날 우리가 힘든 일을 견딜 때 잘 버텨낼 힘을 주리라고 믿는다. 자연과 아름답게 어우러진 도서관에서 힐링해볼까? 자, 그러면 이제 가까운 도서관으로 찾아가 마음에 끌리는 책 한 권을 찾아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아 나들이를 떠나볼까? 정책기자단|한지민hanrosa2@naver.com 섬세한 시선과 꼼꼼한 서술로 세상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 영상 경력단절 17년 만에 취업 성공했어요 대호의 여가시간새일센터의 새일여성인턴을 통해인턴부터 정규직 전환까지 나도 찾고 재취업에도 성공한 재경 씨의이야기를 함께 들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