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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뚫린 철모보며 그들의 희생 다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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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투입 요원들이 전하는 ‘책임과 노력’

우리 군이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9·19 군사합의)’에서 남북이 합의한 공동유해발굴 준비 차원에서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던 데는 작전에 투입된 일선 장병들의 노고가 바탕이 됐다. 장병들은 조국을 위해 싸우다 산화한 선배들의 넋을 기리고, 마지막 한 구의 유해까지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작전에 임했다.

육군5사단 이성구(중령) 공병대대장이 화살머리고지 발굴 현장에서 상황을 살피고 있다.  부대 제공

지뢰제거
육군5사단 공병대대장 이성구 중령
“장병 안전위해 모든 요소 꼼꼼히 점검”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은 작전지역 일대에 혹시 묻혀있을지 모르는 지뢰를 찾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지뢰제거에 투입된 장병들은 지뢰방호헬멧과 지뢰방호복, 지뢰전투화, 덧신 등 무게 20㎏ 이상의 보호의를 착용하고 PRS-17K·숀스테드(Schonstedt·GA-72CD) 지뢰탐지기를 수없이 움직이며 수색로를 확보해 유해발굴에 나서는 장병들의 안전을 보장했다.

2018년 첫 작전부터 꾸준히 현장을 지켜온 육군5사단 이성구(중령) 공병대대장은 “나라를 위해 산화한 12만3000여 명의 선배 전우들을 가족 품으로 모신다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작전에 임했다”고 밝혔다.

작전은 쉽지 않았다. 새벽이슬을 보며 일어나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날씨를 이겨내야 했다. 기온에 상관없이 매일 작전이 끝나면 온몸이 땀으로 젖을 만큼 육체적·정신적 소모도 컸다. 유난히 더웠던 올여름에는 그 정도가 더했다.

이 중령은 “장병들의 안전작전을 위해 모든 요소를 꼼꼼히 확인했다”며 “2018년 처음 비무장지대(DMZ)에 발을 내디뎠을 때부터 2020년 작전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단 하루도 편히 잠들 수 없었다”고 되돌아봤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올해까지 작전은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끝났다.

육군5사단 철권대대 유영재 대위가 중대원들과 함께 기초발굴을 하고 있다.  부대 제공

기초발굴
육군5사단 철권대대 유영재 대위
“선배 전우 고국품으로 모실 수 있어 영광”


화살머리고지 기초발굴작전에 투입된 장병들은 지뢰제거가 끝난 곳에서 삽과 호미를 이용해 흙을 파내는 일을 했다.

선배 전우들의 유해·유품을 식별하기 위해 6·25전쟁 당시 지표까지 파 내려간 것이다. 육군5사단 표범연대 철권대대 유영재(대위) 7중대장도 중대원들과 함께 삽과 호미를 잡았다.

코로나19 여파로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방탄헬멧·조끼를 착용하고 구역을 정해 30㎝가량 흙을 파내며 유해·유품을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유 대위는 “넓은 지역에서 나뭇가지와 유사한 유해를 식별해야 했고, 봄에는 강한 바람으로 흙먼지가 일어 시야를 방해했다”고 전했다. 풀 속에 도사리는 뱀과 올여름 무더위, 눈 앞을 가리는 땀방울도 작전을 방해했다.

유 대위는 “각종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홀로 남겨져 가족과 조국의 품을 그리워하던 선배 전우님들을 고국의 품으로 모실 수 있어 영광스러운 경험이었다”면서 “앞으로도 더 많은 유해가 가족 품으로 돌아가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김준현 병장이 붓을 이용해 정밀발굴 작업을 하고 있다.  부대 제공

정밀발굴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김준현 병장
“작전 취지에 부합하는 결과 거둬 보람”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 장병들은 타 부대가 기초발굴을 통해 발견한 유해·유품을 정밀발굴하는 임무를 맡았다. 장병들은 유해·유품 손상을 막기 위해 치위생기구와 대나무로 만든 칼, 붓 등을 사용하며 세심하게 작전에 임했다. 대학에서 고고학을 전공한 김준현 병장은 입대 전 다수의 문화재 발굴 경험도 있었다. 좋아하는 일(발굴)을 군 생활 중에도 하고 싶어 국유단에 지원했고,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에 투입됐다. 김 병장은 “코로나19와 집중호우 등 악재가 겹쳐 어려움도 많았지만, 군인으로서 본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김 병장은 지난달 중순 송해경 이등중사의 유해를 수습했던 것을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꼽았다. 그는 “국군2사단 부대마크가 새겨진 철모가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정밀발굴을 하던 도중 유해까지 발견했다”며 “왼쪽 허벅지 뼈에서 찾은 인식표로 송 이등중사인 것을 알게 됐다. 유해를 유가족 품으로 돌려보낸다는 작전 취지에 부합하는 결과를 거둬 보람됐다”고 전했다. 김 병장은 “화살머리고지에서의 경험이 나중에 전역해서도 큰 의미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로를 고려해 국유단에 지원한 만큼 남은 군 생활에서도 맡은 바 임무를 다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육군5사단 남대근 중사가 장병들이 안전하게 유해발굴을 할 수 있도록 경계작전을 하고 있다.  부대 제공

경계작전
육군5사단 수색대대 남대근 중사
“현장보며 작전의 의미 다시금 되새겨”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경계작전을 수행한 장병들의 노고도 컸다. 지난해부터 작전에 투입된 육군5사단 수색대대 남대근 중사도 그중 한 명이다.

남 중사는 “병력의 투입·철수를 통제하고 상황 발생 시 모든 병력이 신속하게 이탈하도록 유도·통제하는 임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경계작전에 투입된 장병들의 육체적·정신적 부담은 컸다. 유해발굴이 일찍 시작되는 여름에는 새벽 3시에 일어나야 했다. 지뢰제거·유해발굴 장병들이 투입되기 전 현장 상황을 미리 살펴야 했기 때문이다.

방탄헬멧과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총기를 휴대한 채 종일 앉거나 쉬지도 못하면서 경계작전을 수행했다. 서서 식사하는 일도 많았다. 올여름 특히 심했던 태풍과 집중호우도 작전을 방해하는 요소였다.

남 중사는 “‘힘들지만, 잘 해내고 있다’고 스스로를 격려하며 작전에 임했다”고 전했다. 작전현장에서 수많은 유해와 유품, 구멍 뚫린 철모 등을 보면서 작전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겼다.

남 중사는 “선배 전우를 이제야 조국의 품으로 모시게 돼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다”며 “조국을 지키기 위해 산화한 분들의 희생정신을 기억하며 앞으로도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한영 기자

최한영 기자 < < visionchy@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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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는 국방부의 보도자료를 전재하여 제공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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