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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모델이 된 어르신들 아시나요?

201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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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예전에는 몸도 구부정하게 하고 다니고 걸을 때도 대충 걸었어요. 그런데 실버모델교실에서 수업 받은 뒤부터는 걷는 자세도 신경을 쓰면서 다닌답니다. 건강도 좋아지고 기분도 좋아지는 효과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늦은 나이에 다시 찾은 자신감이 생겨서 행복합니다.”

서울 성북구 노블레스 타워 지하1층 대강당. 시선을 무대 중앙으로 바라보며 우아하게 걸음연습을 하는 박옥희씨(67·여)는 “매주 목요일 실버모델교실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있다”며 웃었다.

실버모델교실은 서울 성북구에서 추진하는 사업이다. 성북구 복지정책과 담당자 김기란씨는 “지난해 어르신들에게 건강한 아름다움과 생활의 활력소를 불어넣기 위해 복지프로그램 공모사업을 벌였다”며 “노인복지회사인 웰프하우스가 제안한 실버모델교실 프로그램을 채택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북구에서는 실버모델교실을 열어 주민들의 건강과 삶에 활력을 주고 있다
성북구에서는 실버모델교실을 열어 주민들의 건강과 삶에 활력을 주고 있다.

“실버모델교실로 젊어지세요”
성북구에선 1년에 2번 4개월 과정으로 만 50~85세 남녀 주민들을 모집한다. 지금 기수는 3월부터 7월까지 교육을 받는다. 이곳에선 이전 기수들도 추가로 교육을 받고 있다. 매 기수마다 특강 등 교육이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해부터 교육을 받고 있는 어르신도 있다.

교육비는 한 달에 10만원이다. 하지만 기초노령연금 대상자와 전국 가구 월평균 소득의 120% 이하의 구민은 정부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1만5000원만 부담하면 된다.

교육장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자신감에 넘치는 워킹실력을 뽐내고 있었다. 수업 시간은 총 2시간인데, 첫 시간은 모델수업을 받기위해 기본적인 모델이 되기 위한 이해수업을 듣는다. 노인심리의 이해, 노화방지 건강교육, 패션쇼의 이해, 모델워킹기초, 실버메이크업, 패션 코디네이션, 패션쇼음악의 이해 등이다.

기본교육 강의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어르신들이 모델이 돼 모델이 걷는 방법을 배우고, 무대에서 그 걸음을 연습한다.

워킹연습을 시작하기 전에 굳어 있는 몸을 스트레칭으로 푸는 모습
워킹연습을 시작하기 전에 굳어 있는 몸을 스트레칭으로 푸는 모습.

스트레칭으로 일주일 동안 굳은 몸을 푼 어르신들은 워킹연습에 들어갔다. 어르신들은 무대 옆에서 거울을 보면서 강사의 지도에 따라 발걸음을 내딛었다. 주로 걷는 법과 무대 위에서 취할 수 있는 자세, 표정을 배운다고 한다.

‘선배’ 기수들은 무대 위에서 워킹연습을 한다. 무대에서 음악에 맞춰 발걸음을 옮기는 법, 시선처리법, 그리고 포즈는 모델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요소라고 한다.

이곳에서 만난 어르신들의 모습은 일반 어르신들과는 다른 모습들이었다. 어르신들은 높은 굽인 구두와 평상시에 잘 입지 않는 정장과 원피스로 차려 입었다. 머리부터 옷차림, 액세서리 그리고 구두까지 모두 각자가 직접 준비한 것이라고 한다.
 
무대에 올라가기전에 기수별로 나누어 거울을 보면서 워킹연습을 한다
무대에 올라가기 전 거울을 보면 워킹연습을 하고 있는 어르신들.

“건강도 찾고 자신감도 찾아서 젊어지는 것 같아요”
실버모델교실에서 교육을 받는 어르신들은 대단히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지난해부터 시작해 지금도 여전히 교육을 받고 계신 김금옥씨(76·여)는 “실버모델교실은 기본적인 스트레칭과 워킹 연습을 통해 건강도 찾고 기분도 좋아지는 교육”이라면서 “사람들이 좋아 보인다는 말을 자주 해 모델교실교육에 매우 만족을 느끼고 자신감이 많이 생겨서 기쁘다”고 말했다.

교육을 받은 지 두 달이 채 안된 새내기 기수인 한성국씨(65)는 “걷는 자세와 스트레칭이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건강하게 만드는 것임을 모델교실을 통해 알게 됐다”면서 “나의 걸음걸이 자세와 옷 맵시에 신경을 쓰게 되니 젊어지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실버모델교실을 통해 제2의 삶을 시작했다는 김금옥, 임권림 어르신들
실버모델교실을 통해 제2의 삶을 시작했다는 김금옥, 임권림 어르신.

실버모델교실에서 최고령자인 임권림씨(80·여)는 “백발의 머리를 하고 있지만 젊게 살고 싶어 꾸준히 실버모델교실을 교육받고 있다”면서 “처음에는 어려울 것 같아서 걱정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일주일 중 목요일만을 기다린다”고 말하면서 미소지었다.

실버세대들의 역량을 발휘할 자리가 많이 생기길
성북구 실버모델교실은 실제로 강의실에서 교육을 받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웰프하우스는 매 학기마다 교육이 끝나면 자체적으로 패션쇼를 열어 어르신들이 직접 모델이 돼 무대에 서는 기회도 마련한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서울메트로와 함께 지하철에서 패션쇼를 열어 시민들에게 실버모델들의 능력과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실버모델교육을 받은 어르신들이 직접 실버모델이 되어 실버 패션 카탈로그의 모델로 활동한 사례도 있다고 한다.

실버모델교실를 담당하는 성북구 복지정책과 김기란씨는 “앞으로도 어르신들을 위한 실버모델교실을 꾸준히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인인구의 증가와 함께 실버산업이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버세대들의 활동무대가 좁은 게 현실입니다. 앞으로 수명이 늘면서 실버세대도 늘어날 텐데, 이들을 위한 다양한 취미·여가프로그램과 활동할 수 있는 자리에 우리 사회가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당하게 무대에서 워킹 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선 프로 못지않은 열정이 보였다. 자신감이 넘치고 활기찬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실버모델들. 앞으로도 당당한 걸음처럼 행복하고 건강한 인생의 제2막을 기대해본다.

정책기자 송혜림(대학생) bepinkbe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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