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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인문열차, 칙칙폭폭~

대나무 숲 속의 향기 가득한 전남 탐방기

2017.03.14 정책기자 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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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도서관은 조선일보, 코레일과 함께 현장의 인문학, 생활 속의 인문학, 쉬운 인문학을 통해 국민들의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고자 ‘인문열차, 삶을 달리다(이하 인문열차)’를 진행하고 있다.

인문열차는 인문학 저서의 배경이 되거나 선현들의 자취가 깃들어 있는 현장을 저자 및 인문학자와 함께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돼 인문학에 대한 좀 더 깊이 있는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인문열차는 도시의 네온사인과 빌딩 숲, 일상적인 삶에서 벗어나 인문학을 보고 듣고 느끼면서 삶의 여유와 혜안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올해는 3월부터 11월까지(8월 제외), 총 8차례 진행된다. 지난 11일~12일 인문열차 첫 번째 탐방이 진행됐다. 이번 인문열차는 ‘대나무 숲 속의 향기’라는 주제로 전남대학교 건축학과 천득염 교수가 함께했다.

세심정(왼쪽)과 한국가사문학관(오른쪽)의 전경
세심정(왼쪽)과 한국가사문학관(오른쪽)의 전경

첫 번째 탐방지는 전남 담양군에 위치한 한국가사문학관. 한국가사문학관은 시조와 더불어 한국 고시가의 대표 장르인 가사문학이 전시된 곳이다. 가사문학은 정극인의 상춘곡 이후 조선시대 사대부에 의해 넓게 향유된 고시가로써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송순의 면양정가, 정철의 관동별곡이 있다.

한국가사문학관 탐방에 앞서 천득염 교수는 “가사문학관 뒤에 있는 무등산은 해발 1187m로 남도지방에서는 높은 산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천 교수는 “아름다운 정자와 숲이 있는 남도지방을 하루 동안 탐방하며 남도 건축의 묘미를 느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남도 정자는 정자 자체가 아름답다기 보다는 주변 환경과 어울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소를 함께 살펴보며 좋은 설명을 해줬던 천득염 교수
명소를 함께 살펴보며 설명해준 천득염 교수.

다음으로 한국가사문학관 옆에 있는 식영정(息影亭)으로 향했다. 식영정의 한자를 풀이해보면 구름이 주변 경치에 반해 쉬어간 곳을 뜻한다. 천 교수는 식영정과 함께 조선 중기의 문인인 송강 정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식영정의 바로 뒤에 위치한 산은 성산이고, 송강 정철이 성산별곡을 식영정에서 지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점심을 먹은 뒤, 한국의 명원인 소쇄원(瀟灑園)을 찾았다. 소쇄원은 1530년경에 조성한 별서원림으로 담양에 위치해 있으며 한국의 민간 정원 중에서 최고라는 칭송을 받고 있다. 현재 명승 제40호로 지정돼 관리를 받고 있다.

천 교수는 “소쇄원이라는 뜻은 물 맑고 깨끗한 원림이라는 뜻으로 인위적인 조경작업을 통해 분위기를 연출한 일본식 말인 정원과 달리 자연 그대로 집과 정자를 배치한 원림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소쇄원의 건립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의 명원, 소쇄원 전경. 정말 아름답다.
한국의 명원, 소쇄원 전경. 정말 아름답다.

소쇄원은 기묘사화 때 스승인 조광조가 희생되는 모습을 보며 현세적 삶에 염증을 느낀 양산보가 은둔하기 위해 조성했다. 천 교수는 이에 대해 “소쇄원을 볼 때 양산보는 도가적 삶에 대한 생각이 뛰어났고 풍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태고종의 총본산이자 조계산 동쪽 기슭에 있는 사찰인 선암사(仙巖寺)를 찾았다. 선암사는 통일신라 때 건축된 것으로 추측된다. 선암사에는 일(一) 철불, 이(二) 보탑, 삼(三) 부도가 있으며 5개의 작은 소공간으로 나뉘어 서로 독립돼 있다.

선암사의 대표 문화재인
선암사의 대표 문화재인 ‘선암사 동서 삼층석탑’.

천 교수는 “고대 사찰들은 도읍 주변, 평지에 지어진 반면, 통일신라 이후의 사찰들은 산자락에 지어져 이런 사찰들을 ‘선종사찰’이라 부른다. 선암사는 지형에 맞게, 가급적 자연환경을 해치지 않게 건물들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선암사를 가기 위해 조계산 자락을 걷다 보면 맑은 하천을 건너지르는 승선교(昇仙橋)가 보인다. 승선교는 보물 제400호로 ‘신선이 올라가는 다리’라는 뜻이다. 현세에서 선계로 오르는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승선교 아래 냇가에서 흐르는 물소리와 산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면 마치 신선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승선교의 모습. 승선교를 건널 때는 마치 신선이 된 것만 같다.
승선교의 모습. 승선교를 건널 때는 마치 신선이 된 것만 같다.

승선교에서 약 20분 정도 올라가면 선암사의 정문인 일주문(一柱門)이 나온다. 측면에서 보면 기둥이 하나라고 해서 일주문으로 불려지고 있다. 선암사 중앙에는 크기가 비슷한 두 개의 삼층석탑이 보인다. 이 석탑은 선암사 동서 삼층석탑으로 높이 4.7m이며 현재 보물 제395호로 지정됐다.

선암사의 뒷부분인 조계산은 봄이 왔음을 증명하듯, 매화가 활짝 피어 있었다. 붉은 매화와 연분홍 매화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탄사를 자아냈다.

비로소 봄이 찾아온 듯, 연분홍 매화가 아름답게 피었다.
비로소 봄이 찾아온 듯, 연분홍 매화가 아름답게 피었다.

선암사 탐방을 마치고 첫 날 마지막 장소인 낙안읍성을 찾았다. 낙안읍성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역사마을로 행정 치소의 역할을 했던 중세 도시촌락의 모습을 잘 갖추고 있다. 변형되지 않은 성곽과 관아, 민가 등이 잘 보존돼 있다.

낙안읍성은 ‘편안하고 안정됐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전쟁을 대비해 지어진 읍성이다. 현재 해미읍성과 더불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읍성이다. 낙안읍성의 경우에는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지형에 형성됐다. 따라서 군사적 요충지로 활용됐고, 동헌과 낙민루, 임경업 장군의 비석, 초가집과 같은 읍민들의 주거공간이 형성돼 있다.

낙안읍성을 아래로 내려다보면, 많은 초가집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낙안읍성을 아래에서 보면, 많은 초가집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어 둘째 날은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을 탐방했다. 순천만국가정원은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최를 위해 조성됐다. 박람회를 마친 뒤에는 우리나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총 11개 국가의 특색있는 정원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물의 정원, 숲의 정원, 한방약초원, 수목원, 국제습지센터 등도 조성돼 있으며 순천만 정원은 지난 2015년 국가정원 1호로 지정돼 대한민국 정원 산업을 이끌고 있다.

대부분이 잔디밭이라 어르신이 걷기에도 별 무리가 없는 순천만국가정원
대부분이 잔디밭이라 어르신이 걷기에도 별 무리가 없는 순천만국가정원.

마지막 탐방지로 순천만자연생태공원으로 향했다.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은 2003년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됐으며 2006년,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람사르협약에 등록됐다. 순천만은 짱뚱어의 주 서식지이며, 각종 철새들이 날아드는 자연의 보고다. 또한 광활한 면적에 있는 갈대숲은 사람들에게 탄성을 자아낸다.

갈대밭을 보면,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
갈대밭을 보면,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

1박 2일 동안 짧다면 짧았고, 길다면 길었던 인문열차. 인문학을 가득 싣고 전국을 향해 달려가는 인문열차는 오는 4월 8일 ‘물길과 고개 길에 남은 역사와 설화’라는 주제 아래 제천과 단양으로 향한다.

2차 탐방에 앞서 3월 29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사전 설명회가 진행되니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입으로 맛보고, 피부로 느끼는 인문학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인문열차에 탑승해보는 것은 어떨까.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조수연 gd8525g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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