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교생은 온라인 개학, 유치원 아이들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다. 4월 9일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이 시작되고 있는데, 4월 20일 온라인 개학을 한 초등학교 1, 2학년의 경우 EBS 방송과 학습지 등으로 대체할 예정이라고 한다. 개학 연기는 유치원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돼 왔는데, 온라인 개학 대신 무기한 휴원을 결정하게 됐다.

7세 아이를 둔 엄마로서 현 상황이 꽤나 어렵게 다가온다. 벌써 두 달 가까이 유치원에 가지 못하고 있는 아이도 역시나 지금의 시간들이 달갑지 않게 느껴질 것이다. 몇 주째 가지고 놀던 장난감에도 이제 싫증이 났고, 또 매일같이 지속되는 집콕생활에 갑갑함이 극에 달한 듯보인다.

코로나19로 유치원에 가지 못하고 있는 아이.

또 미취학 아동이라고 해서 마냥 놀게 할 수만은 없다는 점도 문제다. 유치원에서 이뤄지는 인성이나 생활예절에 대한 가르침과 더불어 다양한 체험 활동들이 아이들에게 있어서 분명 중요하게 작용할 텐데 유아교육 전문가가 아닌 부모들의 입장에서 이를 어떻게 채워줘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어떻게든 이 위기를 잘 넘겨보고자 이런저런 정보를 찾아보길 수일, 다양한 정부 부처에서 유아들의 교육을 위해 제작한 콘텐츠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통일교육원의 통일 그림동화, 환경부의 케미스토리, 문화재청의 문화유산 콘텐츠, 행정안전부의 안전교육 자료 등이 바로 그 예다.

집에 머물며 유튜브나 만화만 보여주기가 꺼려진다면 이 같은 콘텐츠들을 적극 활용해 봐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 그 내용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먼저 통일교육원에서는 일반 성인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을 위한 통일교육 콘텐츠를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인형극, 애니메이션, 도서 등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는데 통일교육원 누리집(www.uniedu.go.kr)의 자료마당–도서/동영상자료–대상별–유아용에서 찾아볼 수 있다. 

통일교육원이 제작, 보급하고 있는 동화책 ‘캠핑 가는 날’은 통일교육원 누리집에서 PDF 파일로 내려받아 이용해볼 수 있다.

이 중 ‘캠핑 가는 날’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캠핑 공룡 등을 소재로 남북 어린이가 우정을 나누는 내용이다. 작년에 발간된 통일 그림동화인데, 올해에는 동화책 속 상황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소리책이 추가로 제작되기도 했다.

환경부의 케미스토리(www.chemistory.go.kr)도 활용해 볼만하다. 이곳 누리집에서는 환경보건 지식에 대한 내용을 웹툰, 스토리북, 플래시북 등과 같은 멀티미디어 자료로 배포하는가 하면 케미게임, 케미퀴즈 등 아이들이 즐겁게 체험해볼 수 있는 콘텐츠들도 다수 수록돼 있다.

이 중에 ‘분리수거의 달인’이란 게임을 자녀와 함께 해봤다. 미취학인 7세 아이도 충분히 스스로 해볼 수 있었는데, 이 과정을 통해 종이, 플라스틱, 캔, 유리 등을 구분해보고 우리의 생활에서 왜 분리수거가 필요한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며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어린이·청소년 문화재청 누리집에 게시된 어린이용 영상물.

우리나라 역사나 문화재에 관심이 많은 아이라면 어린이·청소년 문화재청 누리집(http://kids.cha.go.kr/depart/KidsIndex.action)에 방문해보길 권한다. 이곳에서는 ‘문화유산으로 배우는 한국사’, ‘한국의 세계유산 애니메이션’ 등등 문화재를 주제로 하는 다채로운 콘텐츠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문화재 초보, 문화재 고수, 문화재 달인 등과 같은 카테고리 안에 수준별 영상물이 수록돼 있으며 미취학 아동들에게는 문화재 초보 카테고리 내 ‘문화재를 배워요!’, ‘움직이는 민속동화’, ‘만화로 보는 박물관 여행’을 추천한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정기적으로 행하는 안전교육도 미취학 아동들에게 필수적인 학습 분야다. 이와 관련해 가정에서 이용해 볼만한 것으로는 행정안전부의 국민안전교육포털(http://kasem.safekorea.go.kr)이 있다.

국민안전교육포털에서 제공하고 있는 아이들을 위한 안전교육 콘텐츠들.

국민안전교육포털은 국민을 대상으로 6개 생애주기별, 6대 안전분야에 대한 안전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누리집이다. 이 중 미취학 아동들에게는 영·유아기나 아동기에 해당되는 안전교육 콘텐츠가 적절해 보인다.

생활안전, 교통안전, 자연재난안전, 사회기반체계안전, 범죄안전, 보건안전 등과 같은 분야에 대한 시청각 자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간단한 게임에도 참여해볼 수 있다.

지난 월요일부터 매일 아침 아이와 시청하고 있는 특별생방송 ‘우리집 유치원’.

뿐만 아니라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휴업이 이어지면서 아동들의 보육과 교육의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 13일부터 EBS에서 유치원 교육과정에 기반한 특별생방송 ‘우리집 유치원’을 긴급편성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누리과정에 따라 3, 4, 5월에 배워야 할 내용들에 맞춰 제작되며, 7주간 월~목 오전 9시 40분부터 10시 30분까지 방송된다고 하니 가정에서 양질의 콘텐츠로 안전하게 아이들을 돌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이렇게 미취학 아동들을 위한 온라인 및 방송 콘텐츠들을 살펴봤다. 아이들과 함께 이 힘든 시기를 조금 더 견뎌내야 하는 상황에서 앞서 소개한 내용들이 유용한 활용방안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다시 유치원에 다닐 수 있도록, 코로나19가 하루 빨리 종식되었으면 좋겠다.

정책기자단|한아름hanrg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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