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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문학관 뒷골목을 걸으며 전쟁기 문인들을 만나다

2020.06.24 정책기자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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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25일은 한국전쟁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대구는 전쟁 기간 33일 동안 임시수도이기도 했으며, 종군작가단과 피란 문인들이 머물며 한국문학의 중심이 되기도 했습니다. 작가들은 전쟁이 일어나자 문총구국대를 만들어 ‘전선시첩’, ‘전선문학’ 등에 문학작품을 실었습니다. 또한 공군종군작가단과 육군종군작가단 본부가 있던 곳이기도 해서 많은 작가들이 50년대 전쟁기에 대구에 머무릅니다.  

대구문학관과 향촌문화관은 1950년대 대구 역사와 문학예술인들을 기록하고 있다.
대구문학관과 향촌문화관은 1950년대 대구 역사와 문학예술인들을 기록하고 있다.


전쟁기 문학을 기록하고 있는 대구문학관은 대구역 앞 향촌동에 위치합니다. 1950년대에는 경상감영공원 앞에 영남일보가 있어서 전쟁 때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신문을 찍어냈습니다. 그 시절의 이야기는 김원일의 ‘마당 깊은 집’에 잘 묘사됩니다. 갈 곳 없는 피란 문인들은 영남일보에 기거하기도 했습니다.

종군작가로 참여한 작가들은 군복을 입고 직접 군인들을 따라 움직였으며 기사와 문학작품을 남겼다.
종군작가로 참여한 작가들은 군복을 입고 직접 군인들을 따라 움직였으며 기사와 문학작품을 남겼다.


구상, 최정희, 조지훈, 박목월, 박두진, 유치환, 김동리, 마해송, 장덕조 등이 종군작가로 참여합니다. 그들은 향촌동 식당, 술집과 다방에서 서로 교류하면서 문학과 조국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구상의 친구였던 화가 이중섭도 대구에 머물며 은지화를 그렸습니다. 전쟁으로 초토화된 풍경을 그린 구상 시인의 ‘초토의 시’ 표지화를 그리기도 하면서 서로 영향을 끼쳤습니다.

50년대 대구에서는 공군잡지 <창공>, 조지훈의 시집 <풀잎단장>, 구상의 시집 <초토의 시> 등이 출판됐다.
50년대 대구에서는 공군 잡지 ‘창공’, 조지훈의 시집 ‘풀잎단장’, 구상의 시집 ‘초토의 시’ 등이 출판됐다.


‘전선문학’과 ‘창공’ 등 군인 잡지와 유치환의 ‘보병과 더부러’ 같은 전쟁문학이 탄생합니다. 조지훈은 ‘풀잎단장’ 출판기념회를 향수다방에서 합니다. 그 당시 모나미다방, 백조다방, 꽃자리다방 등에서 많은 작가들이 교류하고 출판기념회를 가졌습니다.

1946년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음악감상실 녹향이 문학관 지하에 위치한다.
1946년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음악감상실 녹향이 문학관 지하에 위치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음악감상실이기도 했던 ‘녹향’은 향촌동 여기저기 이사를 다니다 지금은 문학관 지하에 머물고 있습니다. 클래식 음악감상실 겸 다방이었습니다. 이중섭 화가가 자주 다니던 곳이고, 가곡 ‘명태’를 지었던 양명문 시인도 단골이었다고 합니다.

전쟁 시 종군작가로 왔던 외신기자들도 방문했던 르네상스 음악감상실 터가 남아 있다.
전쟁 시 종군작가로 왔던 외신기자들도 방문했던 르네상스 음악감상실 터가 남아 있다.


문학관 뒷골목에는 1952년 문을 열었던 ‘르네상스’ 음악감상실 터가 있습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바흐 음악이 흐르던 도시, 그 대구 이야기가 외신기자들에 의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1953년 미국의 음악 잡지 ‘에튀드’에 르네상스가 소개되기도 했죠.

향촌동 대구문학관 뒷골목은 50년대 피란 예술인들의 흔적이 있다.
향촌동 대구문학관 뒷골목은 50년대 피란 예술인들의 흔적이 있다.


구상 시인이 자주 가던 화월여관은 어르신들의 콜라텍으로 바뀌었고, 지금은 문이 닫힌 상태입니다. 그 골목 끝에는 전당포가 아직 남아 있고, ‘피란식당’이라고 이름을 단 식당도 있으며, 젓가락을 두드리는 여인의 노랫소리가 아직도 들리는 그런 곳입니다. 시간이 멈춘 그런 골목이지요.

50년대 문인들이 자주 드나들던 북성로 <꽃자리다방>이 카페로 만들어졌다.
50년대 문인들이 자주 드나들던 북성로 ‘꽃자리다방’이 카페로 만들어졌다.


개발로 향촌동의 모습이 많이 변하긴 했지만 뒷골목 곳곳에는 아직 옛풍경들이 남아 있습니다. 구상 시인의 단골이던 꽃자리다방도 아직 남아있습니다. 이런 전쟁기 대구문학 이야기는 골목투어인 ‘대구문학로드’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전쟁 70주년 기념 기획 전시가 대구문학관에서 열리고 있다.
전쟁 70주년 기념 기획 전시가 대구문학관에서 열리고 있다.


6월 23일부터 10월 3일까지 대구문학관에서는 전쟁 70주년 기념으로 ‘피란문단, 향촌동 꽃피우다’ 기획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대구문학관 전시와 대구문학로드는 모두 무료이며, 문학로드 투어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5인 이하로 진행됩니다. 대구문학관 누리집(http://www.modl.or.kr/)에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문의 053)421-1231.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이주영 aesop7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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