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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친구에게 들려주는 신한류 이야기

2020.07.23 정책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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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루시. 오랜만이야! 

그동안 연락은 잘 못 했지만, 종종 SNS를 통해 네가 잘 지내고 있는 걸 봤어. 네가 있는 뉴저지와 내가 사는 서울은 꽤 멀지만, 디지털 힘일까? 너와 함께 살아간다는 걸 점점 더 체감하고 있어.   

간혹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을 볼 때면, 난 네 생각이 났어. 넌 아시아가 궁금하다며 지역 도서관에 영어 가르치는 봉사를 신청했고, 그곳에서 처음 만난 사람이 나였지. 날 보고 기뻐하며 한국에 대해 많이 알려 달라고 하던 그 표정이 떠올라. 

지금도 수업을 마치고 나올 때 뉘엿뉘엿 넘어가던 그 저녁노을을 기억하고 있니? 도서관 큰 나무 옆 벤치는 여전히 그대로일까?

그녀와 영어 첫 수업에는 영작을 하다가 그녀가 한국 영화와 식당에 대한 신문기사를 오려와 수업시간은 문화이야기로 채워졌다.
첫 수업에는 영작을 했지만, 어느 날 그녀가 한국 영화와 식당에 대한 신문 기사를 오려왔고, 이후 매 수업 시간마다 문화 이야기로 가득 채웠다.


넌 내게 미국 문화에 대해 많이 알려줬었어. 낯선 땅에서 헤매는 내게 가장 큰 명절인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이 되면 칠면조를 구워줬고, 가족 모임에 종종 초대해줬지. 첫 수업 때는 공부할 책을 고르며 작문을 쓰기도 했지만, 결국 우리 수업 시간은 문화를 비롯한 여러 대화로 가득 채워졌지. 그때는 영어가 서툴러서였을까, 새로운 생활에 적응이 안 된 걸까. 네 궁금증을 다 해결해주지 못했던 거 같아.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신한류(K-Culture) 정책을 발표했을 때, 문득 네가 떠오르더라. 이제 내가 네게 우리나라 문화에 대해 더 알려주고 싶어.  

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함께 신한류 확산모델 미디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2020.7.16/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함께 신한류 확산모델 미디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코로나19로 우리 모두 힘든 시기를 겪고 있잖아. 우리나라는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올해부터 다양한 콘텐츠를 세계에 알릴 신한류를 계획했어. 신한류가 한류와 뭐가 다르냐고? 예전에는 드라마나 음악, 문화 분야가 핵심이었다면, 신한류는 온라인 소통으로 한국 문화와 연관 산업을 함께 키울 계획이래. 다양한 한류를 세계인에게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한류에 대한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한다는 거지. 일단 신한류(K-Culture)라는 단어부터 마음에 쏙 들지 않니?

이제 해외 한국식당들이 한국식으로 변모하게 된다. <출처=문체부>
이제 지정된 해외 한국식당이 더욱 한국적으로 변모하게 된다.(출처=문체부)


그래, 여기에 우리가 좋아하는 음식이 빠질 수 없지. 한식 이미지 강화 사업도 포함이 돼. 앞으로 해외에 있는 한식당을 선정해 더욱 한국적으로 꾸미도록 지원해준다고 하더라. 해외에서도 우리나라 맛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거야. 생각해보니 넌 내가 해준 불고기를 특히 잘 먹던 기억이 나는 걸. 여전히 불고기를 좋아하는지 궁금하다. 

또 한국과 해외에서 무형문화재 공연을 할 거라고 해. 특히 이 공연은 아시아 전통문화에 흥미가 있는 네 취향이잖아. 네 맘에 들 거 같아 적극 추천해! 

또 한류 관광 활성화를 위해 한국문화축제를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하고, 문화유산 방문 코스를 만든다고 하더라. 당장 한국으로 달려 오고 싶을 만큼 매력적으로 들리지 않아? 신한류는 이뿐만이 아냐. 화장품, 농식품, 패션에도 한류를 적극 활용하고, 의료와 교육 분야까지 연결한다고 해.  

2019년 아세안회의 때 만난 K-뷰티관.
201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때 만난 K-뷰티관.


난 무엇보다 내년 국내 거점 상권(명동, 강남 등)에 생긴다는 한국 미용(K-뷰티) 체험홍보관이 기대돼. 그때 너와 체험할 수 있을까? 네게 K-뷰티를 소개해주고 싶거든. 특히 배우를 꿈꿨던 네 딸에게는 말이지!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는 ‘한국판 뉴딜’ 정책을 발표했어. 맞아, 네가 알다시피 뉴딜 정책은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이 대공황 때 마련한 경제 부양책이었지. 이 ‘한국판 뉴딜’ 중에는 디지털 뉴딜 정책이 있거든. 이번 신한류 계획 중 실감 콘텐츠와 온라인 케이팝 공연장 등이 여기에 포함돼. 

국립중앙박물관에 생긴 실감 콘텐츠 체험관. 수장고 및 여러 곳을 가상체험으로 볼 수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생긴 실감 콘텐츠 체험관. 수장고 및 전시를 가상체험으로 볼 수 있었다.


지난 5월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가상현실 수장고를 체험하는 실감 콘텐츠를 보게 됐어. 정말 흥미롭더라. 넋을 잃고 봤어. 나도 이렇게 몰입했는데 네가 보면 얼마나 좋아할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언젠가 네가 수업 시간에 한국 영화가 실린 신문을 오려와서 물었지. 앞으로 한국 영화 산업이 더 활발해지고 책과 스포츠, 예술 등에서 많은 제작 지원과 공연이 있을 예정이라고 하니, 네 취향에 맞는 걸 골라보고 감상할 수 있을 거야. 

우리는 직업부터 나이 등 모든 게 달랐지만, 몇 년을 함께 지내며 친해질 수 있었지. 그 중심엔 문화가 있어서가 아닐까. 분명 동·서양은 다르지만,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며 우리 사이를 좁혀 나갔듯, 세상의 더 많은 사람이 문화를 통해 친해지길 바라고 있어. 게다가 개인 맞춤형이라니, 더욱 끌리지 않아? 

지구 반대편에서 같은 음악을 듣고, 같은 반찬을 먹는다는 건 정말 기적적인 일 아니니? 우리나라 문화와 산업을 어떤 선입관 없이 전 세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좋겠어.  

커뮤니티에서 영어를 배웠던 친구들과 함께 했던 종강파티. 여기서 편하게 각 국 문화를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지역 도서관에서 영어를 배웠던 친구들과 함께 했던 파티. 다양한 각국 문화에 대해 얘기를 나누곤 했다.

    

난 책임 있는 지원 아래 자유롭게 문화예술과 융합된 산업이 다시 신한류를 일으켜주길 바라고 있어. 그렇게 되면 세상 모두는 서로의 문화와 산업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많이 가까워질 테니까. 그때는 너와 신한류 속으로 빠져보고 싶어. 나와 함께 해 줄 거지? 

  

                                                                  멀지만 가까운 한국에서 윤



김윤경
정책기자단|김윤경otterkim@gmail.com
네게 비춘 빛, 언제까지나 사라지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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