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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공장이 11만명 찾는 복합문화공간 된 사연

2020.10.12 정책기자 박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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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기계 돌아가는 소리 속에서 작업하다 보면 정지된 사물이 그리울 때가 있어요. 잠깐이라도 이렇게 멍하니 전시를 보다보면 머리도 맑아지고 다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해 자주 찾고 있습니다.”

전북 전주시 팔복동 산업단지에 직장을 두고 있는 홍지훈(31) 씨는 이른 점심을 먹고 팔복예술공장에서 설치미술을 관람하고 있었다. 25년 간 버려진 공장이었던 이곳은 2018년 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하면서 예술가들은 물론 지역주민들의 휴식처이자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국 1호 ‘꿈꾸는 예술터’가 개관하면서 어린이들의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오픈한지 2년 만에 11만명이 찾는 명소가 된 사연이 궁금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조심스럽게 찾아가 봤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 이전에 다녀온 곳입니다.>

전주팔복예술공장은 25년 동안 버려진 공간이었던 곳이 2018년 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하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25년 동안 버려진 공간이었던 곳이 2018년 팔복예술공장으로 재탄생하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전주시 팔복동 전주 제1일반산업단지로 들어서니 팔복예술공장 가는 길이 보였다. 예술공장 주변에는 아직도 생산 라인이 가동되는 공장들이 많았다. 낡은 철로 옆에 팔복예술공장을 알리는 녹슨 원기둥이 맞아줬다.

팔복예술공장 건물은 1979년 카세트 테이프를 만드는 공장으로 문을 열었다. 공장은 호황을 누렸지만 1980년대 말 CD가 나오면서 위기를 맞았다. 결국 1991년 문을 닫은 뒤 25년 동안 흉물처럼 방치됐다. 그러다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산업단지 및 폐산업 시설 문화재생사업’에 선정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그렇게 2018년 3월 팔복예술공장이 문을 열었다. 공장은 옛 건물 모습 그대로 하되 A동과 B동을 잇는 붉은 컨테이너를 다리로 놓으면서 낡은 공장에 생기가 더해졌다. 곳곳에 잔디가 설치돼 있어 확 트인 느낌이 들었다.

먼저 A동에 들어가 봤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마스크 착용 유무, 발열체크, 주소지를 적은 뒤 입장할 수 있었다. A동은 2673㎡의 지상 2층 규모로 폐산업 시설을 활용한 다목적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됐다.

로비 오른쪽에는 1970~80년대 감성과 공장의 특징을 살린 카페 ‘써니’가 자리잡고 있었다. 카페 ‘써니’는 카세트 테이프를 만들던 ‘썬전자’와 노동자 소식지 ‘햇살’에서 따온 이름이다. 카페 안에는 탁영환 작가가 디자인한 ‘써니’가 전시돼 있었다.

공장은 옛 건물의 모습 그대로 하되 A동과 B동을 잇는 붉은 컨테이너를 다리로 놓으면서 낡은 공장이 생기가 더해졌다.
공장은 옛 건물 모습 그대로 하되 A동과 B동을 잇는 붉은 컨테이너를 다리로 놓으면서 낡은 공장에 생기가 더해졌다.


2층 전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과거 500여명의 여공들이 밤낮없이 테이프를 만들던 공간이었다. 이제는 대형 갤러리로 변신해 입주 작가들의 전시와 특별기획전이 진행되는 전시공간으로 바뀌었다. 이 공간에서는 입주 작가 지원사업도 진행 중에 있다. 지난 2018년부터 1기 15명, 2기 10명, 3기 7명이 입주해 작업공간 및 창작 지원을 받고 있다. 

전주팔복예술공장 관계자는 “동시대 예술가들의 창작을 지원하기 위해 작품 홍보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어 창작활동 폭을 넓히기 위한 예술가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

꿈꾸는 예술터 1호점은 유아와 청소년들의 특화예술 공간이다. 입구에는 알록달록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과 작품이 전시돼 있다.
꿈꾸는 예술터 1호점은 유아와 청소년들의 특화예술공간이다. 입구에는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과 작품이 전시돼 있다.


발걸음을 옮겨 B동으로 이동했다. A동과 B동을 연결하는 붉은색 컨테이너 속에는 미니 도서관이 마련돼 누구나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B동은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의 ‘꿈꾸는 예술터’ 사업 일환으로 조성된 공간이다.

꿈꾸는 예술터 1호점은 유아와 청소년들의 특화예술공간이다. 1592㎡의 지상 2층 규모로 놀이 중심의 예술교육이 이뤄지는 아이들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이번 개관으로 그동안 전용시설이 없어 청소년수련관, 도서관 등의 시설을 활용해 제한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그쳤던 지역과 학교의 예술교육 거점공간이 마련된 셈이다. 특히 실기·기능 위주의 교육과 전시 관람에 편중됐던 예술활동에서 벗어나 창작과 창의력 중심의 융합형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꿈꾸는 예술터 상설 프로그램에서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예술활동을 즐길 수 있다.
꿈꾸는 예술터 상설 프로그램에서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예술활동을 즐길 수 있다.


붓으로 그림 그리기, 동화책 읽기, 푹신한 소파에 누워 예술작품 감상하기, 종이컵을 활용해 자신만의 작품 만들기 등의 코너로 나뉘어져 있었다. 코너마다 제한 시간이 없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5세 자녀와 붓으로 그림 그리기에 한창인 이 모(38) 씨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미술 영역을 마음껏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처럼 시민들의 발길이 뚝 끊겼던 폐공장에서 문화예술공간으로 거듭난 팔복예술공장은 개관 2년 만에 방문객 11만명을 달성했다. 유휴공간을 활용한 문화재생 우수사례로 각광받으면서 지난해 제15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경영대전에서 지역개발 공공디자인 분야의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국토교통부 장관 표창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도시경관 분야 최고 국제상인 ‘2019 아시아 도시경관상’도 수상했다.

옛 공장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휴식공간으로 활용 중인 팔복예술공장의 모습.
옛 공장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휴식공간으로 활용 중인 팔복예술공장의 모습.


주민들은 폐공장의 변신에 웃음꽃을 피기도 했다. 팔복동에 직장은 둔 서 모(54) 씨는 “예술공장은 ‘공장 속의 꽃’ 같은 존재”라며 “덕분에 어두웠던 거리도 밝아졌다. 예술은 잘 모르지만 언제든 찾을 수 있는 휴식 같은 문화공간이 생겨서 좋다”고 말했다.

팔복예술공장은 국내외 예술가들에게 창작스튜디오를 제공하고 시민들을 위해서는 예술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지역주민 18명에게 일자리까지 제공하는 등 일석삼조 효과를 누리고 있다.

한편, 꿈꾸는 예술터 조성 지원사업은 주민들이 지역에서 창의적인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상시적으로 접할 수 있도록 지역 중심의 문화예술교육 전용공간을 조성해 운영하는 생활SOC 사업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8년 시범사업을 시작해 전북 전주시와 경기 성남시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는 강원 강릉시, 부산 북구, 경남 밀양시, 전북 장수군, 충북 충주시 등 5곳을 선정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하나 hanaya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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