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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년만에 개방된 북악산 탐방로 걸어보니~

2020.11.09 정책기자 최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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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북한 특수요원들이 청와대 습격을 시도한 ‘1.21 사태’ 이후 52년 간 일반인 출입이 통제됐던 금단의 땅인 북악산 북쪽 지역이 11월 1일 개방됐다. 북악산 북측면 둘레길 개방은 2017년 청와대 앞길 24시간 개방, 2018년 인왕산길 완전 개방에 이은 세 번째 청와대 인근 지역 개방이다.

한양도성 북악산 구간은 지난 2007년 탐방로가 개방되어 안내소 3곳(창의문, 숙정문, 말바위)에서는 출입이 가능하지만, 군사작전지역인 북악산 북측면의 북악스카이웨이에서의 진입은 금지되어 있었다. 이번에 확대 개방된 곳이 바로 한양도성의 성벽 북측으로 약 1.78km 구간이다.

역사적인 현장을 느끼고 싶어 개방 다음 날 탐방로를 찾았다. 창의문 입구에 북악산 개방구간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어 찾기 편하다. 이번에 새로 개방된 지역만 오롯이 보려면 창의문을 지나 북악스카이웨이를 걸어 청운대 안내소에서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새로 개방된 탐방로를 걷기 위해 탐방로를 찾은 시민들.
새로 개방된 탐방로를 걷기 위해 탐방로를 찾은 시민들.


한양도성 창의문-곡장 구간이 처음인 나는 한양도성도 걷고, 새로 개방된 구간도 보고 싶어 창의문 안내소로 향했다. 창의문 입구에는 ‘마스크 필수 착용, 탐방객 간 2m 거리두기, 큰소리로 대화 노래 등 비말 전파행위 금지’ 입간판이 서 있다. 코로나19 시대에 어느 장소에서나 지켜야 할 수칙들이다.

창의문 안내소에서 비표를 받아 앞으로 나아가니 한양도성 성곽이 나타난다. 이곳은 처음 만들어진 성곽과 보수한 성곽이 혼재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세계처럼 느껴져 신기하다. 성곽 담장 사이에 이끼도 살아있고 담쟁이도 단풍이 들어 고운 자태를 선보인다.

처음 만들어진 성곽과 보수한 성곽이 혼재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세계다.
처음 만들어진 성곽과 보수한 성곽이 혼재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세계다.


경치에 취해 말없이 걷다 보니 갑자기 숨이 턱에 찬다. 위를 보니 마치 경사도가 60도는 됨직한 급경사다. 열심히 오르다 보니 어느덧 해발 342m 백악산(북악산) 정상이다. 본래 발칸포 진지가 구축되어 있던 곳인데 2001년 정상을 복원해 표지석을 세웠다. 정상에 오른 사람들의 모습에서 행복함과 함께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치유 받는 듯한 표정이 읽혀진다.

백악산 정상에 오른 국민들의 표정이 마냥 행복한 모습들이다.
백악산 정상에 오른 국민들의 표정이 마냥 행복한 모습들이다.


조금 더 가니 ‘1.21 사태 소나무’라 이름 붙여진 소나무가 있다. 1968년 침투한 무장공비들과 교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무려 15발의 총상이 생긴 소나무가 살아있다. 총상을 치료하고 붉은 점으로 표시해 놔 교전 당시의 상황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1.21 사태 소나무' 설명서를 읽는 탐방객의 뒷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1.21 사태 소나무’ 설명서를 읽는 탐방객의 뒷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한양도성은 축조 당시 축성을 담당한 지방의 이름, 공사를 담당한 책임자나 석공의 이름 등을 새겨둔 돌을 중간에 끼워 쌓았는데 이를 ‘각자성석’이라 한다. 각자성석을 바라보면 한양도성이 얼마나 살아있는 역사 교과서인지 느낄 수 있다. 이번 개방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가능해졌다니 기대가 된다.

축성을 담당한 지방의 이름, 축성 책임관리와 석수 등을 기록한 돌인 각자성석.
축성을 담당한 지방의 이름, 축성 책임자나 석공의 이름 등을 기록한 각자성석.


해발 293m의 청운대에서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고 조금 걸으니 개방하던 날 대통령이 직접 걸었던 청운대의 웅장한 성벽이 보인다. 이곳부터 곡장 전망대까지 300여m의 탐방로가 이번에 전격 개방된 새로운 탐방로다.

이번에 개방된 철문이 있는 철책과 한양도성 북측 탐방로 구간.
이번에 개방된 한양도성 북측 탐방로 구간.


새로 개방된 탐방로 옆의 성석에 새겨진 글자와 시기별로 다른 돌의 모양을 통해 축성 시기와 축성 기술의 발달 과정을 알 수 있다. 한양도성은 조선왕조 도읍지인 한성부 도심의 경계를 표시하고 왕조의 권위를 드러내며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된 성이다. 1396년(태조5년)에 처음 쌓은 이후 여러 차례 고쳤다. 평균 높이 약 5~8m, 전체 길이 약 18.6km에 이르며, 현존하는 전 세계의 도성 중 가장 오랜 기간(1396~1910, 514년) 성의 역할을 다한 건축물이다.

성의 돌 모양을 통해 축성시기와 축성 기술의 발달 과정을 알 수 있는 한양도성.
성의 돌 모양을 통해 축성 시기와 축성 기술의 발달 과정을 알 수 있는 한양도성.


웅장한 성벽 아래 탐방로는 걷기 편하도록 야자 매트를 깔았다. 새로운 탐방로를 찾은 사람들은 성벽과 단풍옷 갈아 입은 담쟁이를 카메라에 담느라 연신 셔터를 누른다. 곧이어 곡장으로 이어진 성곽을 따라 굽이지게 잘 만들어진 계단 길을 만난다.

새로 개방하며 만들어진 곡장으로 향하는 계단 탐방로.
새로 개방하며 만들어진 곡장으로 향하는 계단 탐방로.


곡장은 적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산세가 가장 잘보이는 곳에 성의 일부분을 둥글게 돌출시켜 쌓은 성이다. 곡장에서 바라보면 한양도성과 북악산, 더 멀리 인왕산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곡장에서 바라보면 북악산과 한양도성, 멀리 인왕산까지 보이는 비경이 펼쳐진다.
곡장에서 바라보면 북악산과 한양도성, 멀리 인왕산까지 보이는 비경이 펼쳐진다.


창의문 안내소에서 받은 비표를 곡장 안내소에 반납하고 하산길을 따라 내려가면 4번 출입문으로 나갈 수 있다. 출입문 밖은 북악스카이웨이 차도다. 차도 옆으로 이어진 보행로를 따라 부암동까지 도보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 오후 3시 전이라면 곡장에서 비표를 받아 다시 창의문으로 내려갈 수 있다.

이렇게 오늘 탐방이 마무리됐다. 설레는 마음에 너무 정신없이 다닌 기분이다. 다음에는 차분한 마음으로 다시 걷고 싶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 52년 간 사람들이 다가설 수 없었던 현장을 찾아 돌아보니 뿌듯한 마음이 든다.

탐방 안내소 운영 시간은 동절기(11~2월)의 경우 오전 9시~오후 5시까지인데 오후 3시까지만 입장이 허용된다. 연중무휴 운영하나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서는 방역당국 지침에 따라 탐방을 중지할 예정이다. 더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http://seoulcitywall.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병용
정책기자단|최병용softma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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