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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병역 면제 기준이 강화됐다~

2021.02.27 정책기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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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않을 것 같은 날이었다. 게임을 좋아하는 왼손잡이 아들의 입대 일자가 나왔다. 신검 후 아들은 시력으로 2급 판정을 받았다. 혹시 군대서 불편할까봐 입대를 두 달 앞두고 라식 수술을 했다. 예전에 시력이 안 좋으면 현역 면제 대상이기도 했다는데 말이다. 

2021년도 병역판정검사가 2월 17일부터 시작됐다. 11월 30일까지 실시하는 병역판정검사는 19세가 되는 해에 병역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판정하기 위한 검사다. 올해 병역판정검사 대상자는 2002년도(만19세)에 출생한 사람과 병역판정검사를 연기했던 사람 등 26만여 명이다. 주목할 것은 이들은 올해부터 달라진 병역판정 기준을 적용받게 된다는 거다.

병역판정검사
2021년도 첫 병역판정검사가 시작된 2월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인지방병무청에서 입영 대상자들이 신체검사를 받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서 군 입대에 관한 문제는 입시 문제와 더불어 매우 민감한 부분이다. 올해 병역 신체검사 기준이 강화됐다. 이는 병력의 대상인 청년들의 수가 줄어든 때문이기도 하다. 많은 부분이 현역을 향하고 있는 신체검사 기준은 청년들에게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강화된 병역판정 기준을 자세히 알아봤다.

온몸에 타투를 새겨도 현역병 입대가 가능하고, 과체중 기준도 바뀌었다. 기존에는 키 175cm에 102kg이면 현역 입대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 기준이 108kg으로 강화됐고, 저체중 기준 역시 4kg 낮췄다. 평발 기준도 달라져, 발뼈 사이의 각도가 기존 15도에서 16도로 바뀌었다. 걸음걸이가 크게 불편하지 않는 이상 현역병 입대를 해야 한다. 갑자기 평발이 군 면제 대상인지 몰라 현역으로 입대했다는 지인의 얘기가 생각났다.

또한 올해부터 학력 기준을 폐지하고 신체등급만으로 병역 처분을 하게 됐다. 작년까지 고등학교 중퇴 이하의 청년들에게 적용됐던 학력 사유 보충역 처분이 폐지됐기 때문이다. 이에 학력 차별 논란이 해소되고, 병역 이행의 형평성까지 제고할 수 있게 됐다. 올해부터는 1급부터 3급까지의 거의 모는 청년은 현역 입대 대상이 된다고 보면 된다.

반면 정신질환이 있는 경우는 입대가 더 어려워졌다.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일부 증상만 있는 경우’에만 현역으로 입영할 수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판정 기준은 강화해 복무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사람에 대한 입영이 배제될 수 있도록 했다. 

2021년부터 적용되는 군 병역 면제 기준 변화 (출처=국방부)
2021년부터 적용되는 군 병역 면제 기준 변화.(출처=국방부)


입대 몇 개월 전 아들은 휴학을 했고, 간간이 아르바이트를 했다. 입대 한 달 전쯤부터는 밤낮으로 친구들을 만나러 다녔는데, 입대일이 다른 친구들과의 송별회라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병무청에서 우편물이 도착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안내문으로 코로나가 의심될 시 3~5개월 동안 다시 집으로 돌려보낼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아울러 입대 전 자가진단 작성은 기본이었다. 

입대일이 다가오자 검색을 통해 훈련소에서 필요한 물건을 알아봤다. 보호대, 깔창, 샴푸, 로션 등을 준비했고, 입대 5일 전에는 아들과 둘이 대천 바다로 여행을 갔다. 건강하게 다녀오길 바라는 마음을 색다른 장소에서 전하고 싶었다. 

훈련소의 풍경 역시 코로나 이전과 이후가 다를 거라고 했다. 5주간의 훈련 후 가족들의 입회 아래 수료식을 했지만, 현재는 그 누구도 함께 할 수 없다. 특별한 시간을 오로지 혼자 겪게 하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았다. 

아들이 훈련소 입소 전 준비한 물건들
아들이 훈련소 입소 전 준비한 물건들.


입대 이틀 전 아들은 주위 어른들께 인사를 드렸고, 하루 전 이발을 했다. 머리카락을 바짝 자른 모습은 익숙한 군인의 형상이었고, 그 안에 낯선 아들이 있었다. 기분이 어떠냐고 물으니 괜찮다고 한다. 누구나 다 하는 거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라고 했다. 사실, 그건 내게 해야 하는 말과도 같았다. 

2월 22일, 아들이 군대에 갔다. 혼자 차에서 내려 훈련소로 향하는 아들의 뒷모습을 보니 비로소 실감이 났다. 중요한 뭔가가 몸에서 빠져나간 듯, 서럽게 눈물이 흘렀다. 분단국가라는 막연한 현실이 구체적인 나의 일상과 연결된 듯했고, 앞으로 북한의 군사 도발이나 미사일 발사 등에 비정상적으로 예민할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믿는다. 아들은 몸과 마음이 더 단단해져 돌아올 것이다. 대한민국의 육군으로 복무를 시작하는 아들의 하루하루를 응원한다. 꾹꾹 눌러 담아 채우게 될 아들의 1년 6개월이, 또 다른 세상을 배우고 성장하는 충만한 시간이 되길 말이다. 파이팅이다!




박은영
정책기자단|박은영eypark1942@naver.com
때로는 가벼움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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