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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들어봤더니 무게가… 100리터 종량제 봉투 퇴출

정책기자 최병용 2021.04.15

창문을 열고 자는 여름이면 일주일에 3번 새벽에 들리는 ‘짜르릉, 퉁, 쾅’ 소리에 잠을 깬다. 분리수거장 바로 옆 아파트에 사는 주민의 경우 예외 없이 듣는 소리다. ‘굳이 왜 새벽에 쓰레기를 갖고 가야 하지?’라는 의문이 늘 들었다. 남들이 일하는 주간에 쓰레기를 수거하면 더 편할 텐데… 

그 의문은 오늘 새벽 종량제 쓰레기 수거에 나선 환경미화원과 대화를 나누며 풀렸다. “왜 굳이 새벽 작업을 하느냐?”라고 묻자 “사람들이 출근하고 도로에 차가 다니기 시작하는 낮에는 교통체증으로 시간이 3~4배 걸린다”라고 한다. 

출근 시간 이후에는 교통체증으로 쓰레기 수거가 불가능해 새벽 작업을 할 수 밖에 없다.
출근 시간 이후에는 교통체증으로 새벽에 쓰레기 수거 작업을 한다. 


길거리를 청소하는 미화원의 경우 주간에 일해도 문제가 없지만, 차량으로 종량제 쓰레기를 수거하는 환경미화원에게 주간 작업이 무리라는 걸 현장에서 알게 됐다.

아울러 환경미화원이 가장 많이 앓는 질환이 근골격계 질환이라고 한다. 무거운 종량제 쓰레기 봉투를 차량으로 옮겨 싣는 과정이 고되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미화원의 근골격계 부상 방지를 위해 시중에 판매되는 종량제 쓰레기 봉투 중에 가장 큰 봉투인 100리터 종량제 봉투를 현재 생산된 제품까지만 판매하고 퇴출한다고 한다. 

건설폐기물을 버린 100L 마대는 50kg이 넘어 들기조차 힘어 근골격질환이 생길 수밖에 없다.
가내공업폐기물 전용 100리터 마대는 무게가 50kg이 넘어 들기조차 힘들어 근골격계 질환이 생길 수밖에 없다.


대신 75리터 종량제 봉투를 시중에 보급해 환경미화원이 좀 더 가볍게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미 시중에 75리터 종량제 봉투가 많이 보급됐는지 쓰레기장에 75리터 종량제 쓰레기 봉투도 많이 보인다. 환경미화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동네에서 버려진 100리터 종량제 봉투와 75리터 종량제 봉투의 부피나 무게를 보니 상당히 큰 차이가 난다. 직접 100리터 종량제 쓰레기 봉투를 들어보니 그 무게가 성인이 두 손으로 힘껏 들어야 겨우 들린다. 이렇게 무거운 100리터 종량제 봉투를 매일 청소차에 옮겨 싣는 환경미화원의 고충이 어떨지 짐작이 간다.

100L 종량제 쓰레기는 성인 남성이 들기에도 벅찬 무게다.
100리터 종량제 쓰레기 봉투는 성인 남성이 들기에도 벅찬 무게다.

 

하지만 75리터 종량제 봉투 도입 취지가 무색하게 75리터 봉투에 청테이프를 붙여가며 쓰레기를 가득 담아 100리터 쓰레기 봉투와 차이가 없도록 배출한 비양심 쓰레기가 보인다. 

한 남양주시 환경미화원은 “제대로 용량을 준수해 종량제 봉투에 쓰레기를 담으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테이프를 이용해 용량을 초과해서 담는 게 가장 큰 문제라 이 부분에 대한 계도가 필요하다”라고 고충을 토로한다.

75L 종량제 봉투에 청테이프를 이용해 100L 종량제 봉투와 크기가 비슷하게 쓰레기가 담겨져 버렸다.
75리터 종량제 봉투에 청테이프를 이용해 100L 종량제 봉투와 크기가 비슷하게 쓰레기가 담겨져 있다.

 

이런 환경미화원의 열악한 작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차량 후방 작업자의 확인이 가능하도록 360° 어라운드뷰 영상 장치를 부착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차량의 안전 기준을 마련하고 매년 실태 조사도 진행한다고 한다. 아직 남양주시에서 움직이는 청소차는 이런 기준에 부합하는 청소차가 배정이 되지 않았다고 하니 조속히 투입되면 작업 환경이 조금 더 개선되리라 생각된다.

그나마 도입된 저상형 청소차는 쓰레기 적재 칸의 높이가 낮아 종량제 쓰레기를 적재하기 쉽다. 끼임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 스위치와 안전 멈춤바 등 기능이 강화되었다니 환경미화원의 안전과 작업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된다.

저상청소차 도입으로 쓰레기 옮겨 싣기가 조금은 수월해졌다.
저상 청소차 도입으로 쓰레기 옮겨 싣기가 조금은 수월해졌다.

 

환경미화원이 작업 중 필수적으로 착용해야 하는 안전모, 안전화, 안전조끼 등의 안전 장비 착용도 의무화해 작업 중 재해의 발생을 최소화한다고 한다. 안전모의 경우 여름에는 쓰기가 쉽지 않다고 하는데 안전이 최우선임을 생각하고 착용 후 작업에 임해야 한다. 

코로나19로 배달 음식이 증가하면서 환경미화원들의 고충도 많아졌다. “음식물과 용기를 분리배출해야 함에도 음식물을 별도로 버리지 않고 종량제 쓰레기에 한꺼번에 넣어 배출하는 경우가 많아 가장 큰 애로사항이다”라며 바쁘게 차를 타고 떠나는 환경미화원들의 모습을 보며 부끄러움은 내 몫이 되었다.

종량제 봉투에 음식물이 같이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하는 게 가장 힘들다고 한다.
종량제 봉투에 음식물이 같이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하는 게 가장 힘들다고 한다.

 

내가 사는 남양주시에서는 노쓰(NO+쓰레기) 챌린지 운동을 전개했다. 각 개인이 쓰레기 줄이는 노력을 SNS에 인증하는 운동인데 1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거나 식당에서 반찬 안 남기기, 식당에서 안 먹는 반찬 미리 반납하기, 배달 음식 용기를 갖고 가 포장해 오기 등이다. 이런 운동이 쓰레기를 줄이고 힘들고 어려운 일을 대신 해주는 환경미화원을 배려하는 캠페인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

노쓰(NO+쓰레기) 챌린지 운동으로 쓰레기 줄이기에 동참하는 게 최선이다.
노쓰(NO+쓰레기) 챌린지 운동으로 쓰레기 줄이기에 동참하는 게 최선이다.

 

환경미화원이 겪는 가장 많은 직업병이 차량 매연 등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과 무거운 생활폐기물 취급에 따른 근골격계 질환이다. 환경미화원이 원하면 호흡기계 질환, 근골격계 질환 검사에 대해 사업주가 20%, 산업안전보건공단이 80%의 건강진단 비용을 지원한다.

신청은 산업안전보건공단 홈페이지(https://www.kosha.or.kr)에서 가능하다. 건강진단은 고용노동부로부터 지정받은 기관에서 과로사, 폐암 등 필수노동자의 사회적 건강 이슈를 반영해 환경미화원 특성에 맞춘 건강진단이 실시된다.

코로나19로 1.5배 이상 늘어난 쓰레기와 재활용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코로나19로 1.5배 이상 늘어난 쓰레기와 재활용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코로나19 이전보다 코로나19 이후에 더 많은 쓰레기가 쏟아져 나와 코로나보다 쓰레기에 지구가 파묻혀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들린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의 가장 더러운 곳을 깨끗하게 만드는 일을 하는 환경미화원이야말로 정말 우리 사회의 보배같은 존재일 것이다. 



최병용
정책기자단|최병용softma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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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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