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15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날. 오후 2시 30분쯤, 갑자기 땅이 흔들렸다. 대학교 인근에서 게임하던 지인은 놀라서 뛰어나왔고, 주변에는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2017년 발생한 포항 지진은 2016년 경주 지진에 이어 기상청 관측 사상 역대 두 번째로 강한 규모로 기록됐고, 피해 규모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다음 날로 예정됐던 수능을 일주일 연기했는데, 수능 등 국가행사가 지진으로 연기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경주에 이어 포항, 연이어 발생한 지진으로 지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고, 이에 행정안전부는 매년 9월 중 한 주간을 지진안전주간으로 지정, 다양한 지진 안전교육 및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진안전주간에 지방자치단체는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을 활용해 각 지방자치단체에 있는 대피소를 설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행정안전부는 지진안전 누리집(https://www.지진안전.com)을 통해 지진 발생 시 행동요령과 지진 안전교육 등을 퀴즈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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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유아교육진흥원 안전체험관을 찾은 유치원생들이 지진 안전체험을 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그렇다면, 실제 포항 지진을 느꼈던 주민은 당시 상황과 지진안전주간을 어떻게 회상, 생각하고 있을까? 지진안전주간을 일주일 앞뒀던 8월 말, 용무가 있어 들렀던 포항에서 지인을 통해 자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포항 주민인 장시훈 군을 포항의 상징, 죽도시장 앞에서 만났다. 죽도시장도 포항 지진의 피해가 있었던 곳. 4년이 지난 지금, 지진의 상흔은 지워졌다. 포항에서 태어나 현재까지 계속 거주하는 그는 지진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집에서 목욕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집이 흔들리기에 바로 뛰쳐나와 지인들과 공터로 대피했다. 난생 처음 지진이라는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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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최대 전통시장인 죽도시장. |
그는 당시 “너무 두려웠었다”며 당장 집에는 벽에 금이 가거나 문이 잘 열리지 않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후 크고 작은 여진에 며칠 동안 매일매일이 공포 그 자체였다. 그는 “실제로 집이 무너진 지인도 있었고, 주변에는 항상 지진 얘기만 오갔다”고 말했다.
지진 이후 수능이 일주일 연기된 점을 들며 포항 지진이 언급된 것 외에 사회에서 지진 관련 이슈를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그는, 사회는 생각보다 빨리 지진을 잊은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포항 지진 이후 4년. 시간이 지나 원인이 지열발전소 때문인 것으로 밝혀져 어느 정도 안심하고 지내고 있는 그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났기에 두려움은 사라졌고, 건물과 도로도 제 모습을 찾았다며 지진 피해를 복구한 포항의 모습을 소개했다. 또한, 지진의 아픔에서 하나둘씩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 포항 주민으로서 다행스러운 모습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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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이후 관련 특별법이 통과됐고, 지난 8월 31일까지 피해자 신청 접수를 받았다. |
두려움은 사라졌지만, 아직도 조금의 흔들림에도 지진일까 두려움에 빠지고 그날을 생각한다며, 먼 과거의 일도 아니고 최근 몇 년 사이에 일임에도 많은 사람이 잊어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또한, 오는 12일까지 진행될 지진안전주간에 대해서도 의견을 전했다. 그는 “지진안전주간이 명목상으로 진행되는 행사가 아닌, 실제 지진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자세히 대비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2017년 당시 그는 지진 대피요령 등을 몰라 고전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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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지진안전주간 포스터.(출처=행정안전부) |
올해 지진안전주간은 9월 6일부터 9월 12일까지 진행된다. 지진안전주간에는 지진 행동요령을 사전에 숙지할 수 있도록 ‘지진, 미리 대비하고 알아두세요, 탁자 밑, 계단, 야외 넓은 곳, (지진해일) 높은 곳’ 등 4가지 주요 행동요령을 집중 홍보한다.
우리나라는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지진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지진과 같은 재난은 미리 예방할 수 없지만, 알고 대처한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포항 지진이 주는 교훈처럼, 지진안전주간을 맞아 지진과 관련된 행동요령을 한 번쯤 상기해 보면 좋겠다.
대학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를 연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