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 안중근
‘하버드대 졸업장보다 독서하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 빌게이츠
독서의 중요성은 말해 무엇하랴!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가을, 책 읽기 좋은 계절이라고들 하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책 한 권 구입하기도, 도서관에 발걸음하기도 힘든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에 희망도서(읽고 싶은 책이 도서관에 없을 경우 도서관에서 구입해 대출해주는 서비스) 대출 문자가 왔기에 도서관에 방문했더니 눈에 띄는 입간판 하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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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이상, 다둥이, 다문화 가정 등을 위한 도서관의 무료택배서비스. |
70세 이상의 어르신, 임산부 및 48개월 미만 아동의 부모, 미취학 아동이 포함된 3자녀 이상 및 쌍생아 부모, 외국인 가정, 장애인, 북한 이탈 주민에게 무료택배서비스를 시행한다는 것이다. 회원가입 방법도 다양했다. 방문 접수도 물론 되지만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 후 필요 서류는 우편이나 팩스를 통해 제시해도 최대 10권의 책을 무려 28일 동안이나 대여해서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우와, 이런 좋은 서비스가 있다니!’
가장 먼저 얼마 전 쌍둥이를 출산한 지인이 떠올랐다. 네 살 아들에, 아들 쌍둥이를 출산해서 무려 세 아들의 엄마가 된 그녀를 처음 만난 곳이 바로 도서관 독서모임이었기에, 좋은 정보가 되겠다 싶어 이야기 했더니 이미 이용하고 있다며 칭찬이 이어졌다. 단 한 권의 책도 오전에 신청하면 당일 발송해서 다음날 받아볼 수 있고, 반납 또한 무료 택배로 이루어져 육아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만화책으로 풀고 있다며 유쾌한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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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처음으로 도서관의 무료택배서비스를 이용해 책을 대여한 아버지. |
이번엔 책과는 거리가 먼~ 아빠에게 도서관의 무료택배서비스를 추천해보기로 했다. 하하하~ 일흔 중반의 연세지만 마음만은 청춘인 아빠에게 아주 뜻깊은 도전이 될 책읽기! 먼저 아빠와 함께 회원가입을 하고 신분증은 앱을 통해 모바일 발송을 했다. 그리고 아빠와 함께 대망의 첫 책 고르기!
일단 눈이 안좋은 아빠를 위해 큰 글씨로 된 책들 중에서 첫 대여할 책을 함께 골랐다. 제목을 훑다가 아빠가 고른 책은 ‘어른답게 삽시다 : 미운 백 살이 되고 싶지 않은 어른들을 위하여’다. 그리고 다음날 오후, 책이 도착했다. 회원가입부터 책을 받기까지 딱 이틀이 걸린 것이다. 와우~
이제 우리 아빠가 책과 친해질 일만 남았다. 나는 아빠에게 신신당부했다. 아침에 한 장, 저녁에 한 장 소리 내서 하루에 딱 두 장만 읽으시라고 말이다. 소리 내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말씀드리니 꼭 지키겠다고 철석같이 약속했는데 과연 지키실 수 있을까? 뭐 하루 건너뛰더라도 안하는 것 보단 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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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을 위한 도서관 자료 무료우편서비스 책나래. |
한편, 도서관 방문 이용이 어려운 장애인 등을 위한 책나래(https://cn.nld.go.kr/index.do) 서비스를 이용해도 도서관 자료를 편하게 집에서 받아볼 수 있다. 보건복지부 등록 장애인과 국가보훈처 등록 국가유공상이자, 국민건강보험공단 인정 장기요양대상자 등 증빙자료를 통해 확인이 되면 일반도서는 물론 도서관에서 대출 가능한 DVD나 과월호 잡지를 택배서비스를 이용해 대출, 반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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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의 독서율은 전 연령대 가운데 최저를 나타냈다.(출처=문화체육관광부) |
우리나라 성인의 평균 독서량은 매해 감소 중이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의 2019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의 독서율은 비장애인 독서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60세 이상의 독서율은 전 연령대 중 최저 수준이며 2017년도에 비해서도 큰 폭으로 하락했고 60세 이상 응답자의 48.7%가 자신의 독서량에 대해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 혹은 지자체에서도 많은 대안을 내놓고 있다. 모두에게 평등하게 열린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약자들이 활짝 문을 열어 놓고 기다리는 도서관과 첫 만남을 하고 꾸준히 인연을 이어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관심을 기울이고 가교 역할에 나서 보는 건 어떨까? 우연히 만난 책 한 권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꿔놓을 지도 모를 일이니 말이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명진 uniquekmj@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