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비가 오려나?” 궂은 날 어르신들에게 흔히 듣게 되는 말이다. 이처럼 어르신들의 뼈 건강은 날씨의 바로미터라 할 정도로 날씨에 민감하다. 뚝 떨어진 온도로 몸이 경직되어 넘어지기라도 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겨울철만큼이나 이 말을 자주 듣게 되는 때는 바로 요즘 같은 장마철이다.
한 대학병원 홈페이지의 건강 정보를 보니, 습도가 높아지면 수분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관절 내 압력이 커지고 신경을 자극해 통증이 심해진다고 한다. 비가 오면 허리가 아픈 것은 그냥 하는 빈말이 아니라 의학적 근거가 있는 말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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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65세 이상이라면 보건소에서 골다공증(골밀도)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출처=인천 동구청 블로그) |
올해는 희한하게 여름내 비가 오락가락해서 그런지 어느덧 만 65세를 넘으신 부모님이 유난히 무릎과 허리, 손마디 등 뼈와 관절의 통증을 호소하신다. 병원을 한 번 모시고 가봐야겠다고 생각해 검색하던 중, 보건소에서 만 65세 이상은 골다공증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예약제라 바로 지역 보건소에 연락을 했는데 마침 가까운 시일 내에 취소 자리가 있어 부모님과 보건소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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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 검사는 10분 정도 소요되고 결과지를 보고 전문의가 설명을 해준다. |
골다공증 검사는 척추와 양쪽 대퇴부를 촬영해 진단하게 되는데 약 10분 정도 소요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결과지가 출력되었다. 급격히 건강이 약해지시는 부모님 때문에 이래저래 걱정이 되었는데 전문의 선생님께서 결과지를 보면서 상세히 설명을 해주셨다. 결과는 아니나 다를까 두 분 모두 골감소증이시란다. 엄마는 올해 만 65세로 수영과 산책, 걷기 운동을 꾸준히 하시는 편이시고 아빠는 고혈압 약을 복용하시지만 연세에 비해 건강하신 편이라 큰 걱정은 하지 않았는데 골감소증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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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점수에 따라 정상, 골감소증, 골다공증 진단을 내린다. |
속상하고 세월이 야속하지만 인간으로 태어나 노화가 진행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이제라도 부모님의 뼈 건강 상태를 제대로 알았으니 관리가 필요할 터. 보건소 선생님은 엄마께는 관절이 안 좋은 분들에게 가장 추천하는 운동이라며 아쿠아로빅을 꾸준히 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우유나 멸치 등 칼슘이 많이 든 음식을 적극적으로 섭취하라고 말씀하셨다. 또 상체에 비해서 하체가 부실하신 아빠께는 다리 근육을 키울 수 있는 실내 자전거를 추천하셨다.
부모님의 골다공증 검사를 마치고 보건소를 찬찬히 둘러보았다. 그런데 보건소가 생각보다 우리의 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주 잘 갖춰져 있었다. 일단 늘 곁에 두고 하고 싶지만 기기를 들이지 못해 쉽게 할 수 없는 체지방 측정과 혈액 검사를 통한 대사증후군 관리가 가능하다. 또한 한방 진료실을 갖추고 있는데, 이 역시 만 65세 이상 거주민에게는 무료다. 그리고 만 65세 미만이어도 일반 한의원보다 훨씬 더 저렴한 가격으로 침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치과 진료실도 따로 마련되어 있어 구강검진은 물론 치아 홈메우기, 발치, 어린이 및 초등학생의 경우엔 불소도포까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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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에서는 다양한 치과 진료도 가능하다.(출처=부평구보건소) |
보건소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곳이다. 어린이, 임산부, 장년층, 노년층 등 나이대 별로 무료로 혹은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많은 의료 서비스가 있다. 대부분 예약을 필요로 하지만 몇몇 의원이나 대학병원도 예약이 필요한 건 마찬가지다. 그런데 보건소는 좋은 서비스를 받으면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나의 건강을 마음 편하게 상담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실천에 옮길 수 있다. 대한민국은 어느 나라보다 의료 선진국이지만 주변 곳곳에서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 가장 똑똑한 방법은 바로 보건소에 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명진 uniquekmj@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