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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 주문, 이렇게 하시면 돼요~

용산구자원봉사센터 청소년 여름방학 봉사활동 현장

2022.08.11 정책기자단 윤혜숙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든 데다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우리 사회 전 부문에 걸쳐 디지털 전환이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정부에서도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이하여 세계 최고의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구현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할수록 디지털 소외계층도 생겨나고 있다. 

최근 커피점이나 햄버거 가게 등 음식점에 입장하면 직원 대신 키오스크가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최근 커피점이나 햄버거 가게 등 음식점에 입장하면 직원 대신 키오스크가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우리 부모님도 예외가 아니다. 전화나 문자만 주고받으니 2G폰이면 충분하다고 하시지만, 그 이면에는 새로이 스마트폰의 기능을 습득하는 게 어렵고 귀찮아서 지레 포기하신 것 같다. 부모님 댁을 방문했을 때 2G폰에 있는 사진 촬영, 이미지 전송 등의 기능을 알려드리려고 하면 손사래를 치면서 “그거 몰라도 사는 데 지장 없으니깐 이대로 살란다”라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모든 어르신이 부모님 같지는 않다. 

용산구자원봉사센터에서 갈월종합사회복지관과 협업해 진행하는 ‘청소년 여름방학 봉사활동 키오스크 나들이 봉사’(이하 키오스크 나들이 봉사) 소식을 들었다. 어르신 대상으로 디지털 기기 사용법 교육을 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강의실이나 실내에 설치된 연습용 키오스크를 갖고 교육하는 방식이었다. 취재 현장에서 만나 뵈었던 어르신들은 키오스크로 여러 번 연습했어도 막상 매장에 가서 주문할 때는 다르다고 하셨다. 어르신이 잠시 머뭇거리거나 실수할 때면 뒤에 줄지어 선 젊은 사람들의 눈치가 보여서 중단한 채 매장을 나온다고 하셨다. 그런 점에서 실제 매장에 가서 키오스크로 주문해보는 실전 경험이 중요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용산구자원봉사센터에서 청소년 여름방학 봉사활동으로 '키오스크 나들이 봉사'를 진행했다.(사진=용산구자원봉사센터)
용산구자원봉사센터에서 청소년 여름방학 봉사활동으로 키오스크 나들이 봉사를 진행했다.(사진=용산구자원봉사센터)


학생들은 여름방학을 맞아 부족했던 과목을 공부하거나 봉사하는 등 바쁘게 지내고 있다. 효원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이가람, 백초현 학생도 키오스크 나들이 봉사를 신청해 참가했다. 교내 자율교육 과정으로 현대사회의 노인 빈곤을 탐구하다가 정보화 사회의 이면에 가려진 노인의 디지털 소외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다 용산구자원봉사센터에서 주관하는 키오스크 나들이 봉사를 신청하게 되었다. 

어르신과 학생이 짝을 이뤄서 스마트폰 및 키오스크 사용법을 교육받고 있다.(사진=용산구자원봉사센터)
어르신과 학생이 짝을 이뤄서 스마트폰 및 키오스크 사용법을 교육받고 있다.(사진=용산구자원봉사센터)


키오스크 나들이 봉사는 학생이 어르신과 일대일로 짝을 이뤄서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의 기능을 알려드리는 자원봉사다. 3주간에 걸쳐서 3회차로 구성되어 있다. 1회차는 온라인 교육이다. 사전교육으로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어르신에 대한 이해와 대화법 등 기본교육을 진행했다. 이때 용산구자원봉사센터에서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중·고등학생과 어르신을 일대일로 매칭했다. 

이가람 학생은 “봉사자로서 어르신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막상 교육을 받으면서 어르신의 심리, 말투 등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라고 말한다. 백초현 학생은 “과거엔 지하철 역사에 공중전화기가 일렬로 있었는데 지금은 그 자리에 키오스크가 있는 것을 사진으로 봤어요. 그만큼 어르신과 저희 사이에 세대 차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래서 어르신의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한다.

학생이 어르신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알려주고 있다.(사진=용산구자원봉사센터)
학생이 어르신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알려주고 있다.(사진=용산구자원봉사센터)


2회차는 갈월종합사회복지관 강의실에서 학생과 어르신이 짝을 이뤄서 스마트 기기 활용법, 키오스크 사용법을 교육받았다. 강사가 설명한 뒤 어르신이 스마트폰을 들고 사용법을 연습할 때 학생이 옆에서 지켜보다가 어르신에게 알려드리는 식이었다. 

이가람 학생은 “스마트폰이든 키오스크든 손가락으로 누르면 되는데 이게 어려운 일일까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옆에 어르신이 스마트폰을 들고 손가락으로 누르는 것조차 굉장히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놀랐어요. 아날로그 세대인 어르신은 스마트폰을 만지는 것도 조심스러운 것 같아요. 그런 어르신이 스마트폰에 익숙해질 수 있게끔 도와드리고 싶었어요”라고 말한다. 백초현 학생은 “저와 짝이 된 어르신이 배움에 열의가 많으셔서 메모하면서 연습하셨어요. 스마트폰의 사용법 중에 화상통화가 재미있어서 자주 이용해야겠다고 하셨어요”라고 말한다.

햄버거 가게 안에서 기다리는 동안 어르신이 학생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물어보고 있다.
햄버거 가게 안에서 기다리는 동안 어르신이 학생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물어보고 있다.


마지막 3회차는 갈월종합사회복지관 인근 햄버거 가게에 가서 키오스크로 주문해보는 실전 연습 시간이었다. 오전 시간이어서 가게 안은 비교적 한산했다. 매장 입구에 들어서니 정면에 3대의 키오스크가 입장하는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테이블에 앉아 있는 잠깐의 시간에도 어르신은 옆에 앉은 학생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물어보신다. 학생들은 어르신들의 질문에 조곤조곤 알려준다. 

어르신은 학생이 지켜보는 가운데 키오스크 앞에서 직접 음식을 주문하고 있다.
학생이 지켜보는 가운데 어르신이 키오스크 앞에서 직접 음식을 주문하고 있다.


키오스크 앞에 학생과 나란히 선 어르신이 학생의 설명을 들으면서 손가락으로 키오스크 화면을 누르신다. 무엇을 눌러야 할지 고민이 되면 옆의 학생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보신다. 학생이 차근차근 알려주니 고개를 끄덕이면서 주문을 진행하신다. 마지막 결제까지 완료하니 키오스크 주문이 끝났다. 

실전으로 키오스크 주문을 끝낸 어르신들의 반응을 들어봤다. 김귀달(85) 어르신은 “학생이 옆에서 알려줘서 수월하게 끝났어요. 그동안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어서 그게 제일 서러웠어요. 이 나이에 스마트폰, 키오스크 사용법을 배우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어요. 진작에 배울 걸 하는 생각도 드네요”라고 말씀하신다. 이가람 학생은 “키오스크 화면에 이미지가 나오면 어르신이 쉽게 선택하세요. 다양한 연령대가 사용하는 키오스크이기 때문에 화면에 가급적 이미지가 많이 제공되길 바랍니다”라고 했다.

어르신이 스마트폰을 들고 궁금한 사항을 질문하자 학생이 조곤조곤 알려주고 있다.
어르신이 스마트폰을 들고 궁금한 사항을 질문하자 학생이 조곤조곤 알려주고 있다.


황인순(77) 어르신은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것을 배우니 재미있어요. 이번에 매장에서 키오스크로 주문해봤으니깐 다음엔 나 혼자 주문해볼래요”라고 자신 있게 말씀하신다. 백초현 학생은 “메뉴가 많아서 한 화면에 다 나오지 않아 탭을 이동해야 하는 걸 힘들어하셨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결제할 때 카드나 현금 등 결제 방법이 다양해서 어떤 걸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셨어요. 지금보다 키오스크 조작이 더 단순해지길 바랍니다”라고 했다.

지난 2년 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학생들은 제대로 된 봉사활동을 할 수 없었다. 대부분 학생들은 사람이 없는 곳에서 혼자 봉사하거나 비대면 봉사를 하는 것에 그쳐야 했다. 그런 학생들이 모처럼 어르신과 함께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이었다. 학생은 자원봉사자로서 보람을, 어르신은 매장에서 키오스크로 주문하면서 성취감을 느껴볼 수 있었다. 

어르신이 키오스크로 직접 주문한 음식을 학생과 함께 먹고 있다.
어르신이 키오스크로 직접 주문한 음식을 학생과 함께 먹고 있다.


용산구자원봉사센터는 키오스크 나들이 봉사와 더불어 랜선 말벗 봉사도 진행 중이다. 현대사회가 복잡하고 다양해지면서 핵가족화 되고, 어르신들이 디지털 문명에서 점점 소외되어 가고 있다. 학생과 어르신이 함께 하는 키오스크 나들이 봉사 현장이야말로 세대를 초월해서 교감하고 소통하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그 현장을 동행한 나도 덩달아 마음이 훈훈해졌다.

1365 자원봉사포털 : https://www.1365.go.kr/vols/main.do



정책기자단 윤혜숙 사진
정책기자단|윤혜숙geowins1@naver.com
시와 에세이를 쓰는 작가의 따듯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저만의 감성으로 다양한 현장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이메일 연락처: geowin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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