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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혈모세포 기증, 어떻게 하는 건가요?

2022.08.31 정책기자단 김민정

지금까지 나는 꾸준히 헌혈을 해왔다. 헌혈 가능 연령부터 헤모글로빈 수치(12.5mg/dl 이상)가 되는 한 무조건 해왔고, 누군가를 살릴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는 사실에 어떠한 의무감과 같은 감정을 느껴왔다. 그렇게 헌혈을 해왔지만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해 알지 못하다 SNS를 통해 접하게 되었다.

조혈모세포 기증이란, 조혈모세포에 이상이 생겨 정상적인 혈액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백혈병·재생불량성빈혈 등 난치성 혈액종양 환자들에게 자신의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기증하여 새 생명을 주는 것을 말한다.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 등록이 필요한 이유는 조혈모세포 일치 확률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타인간으로 따지자면 평균 2만분의 1 정도의 확률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낮다고 한다.

보건복지부의 조혈모세포 기증 안내 유튜브 영상 썸네일. (https://www.youtube.com/watch?v=1dp8B91ZaEE)
보건복지부의 조혈모세포 기증 안내 유튜브 영상 썸네일.(https://www.youtube.com/watch?v=1dp8B91ZaEE)


조혈모세포 기증을 알게 되자 ‘내가 할 수 있는 거면 당연히 해야지’라는 생각이 우선적으로 들었다. 그렇게 조혈모세포 기증을 직접 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또, 헌혈에 대해 꾸준히 관심이 있어왔던 나조차도 몰랐던 조혈모세포 기증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직접 신청을 할 수 있는 곳인 헌혈의 집에 들러 이야기를 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마침 헌혈 주기가 되어 헌혈의 집에 들렀다.

헌혈의 집 내부에 있는 조혈모세포 기증 홍보물.
헌혈의 집 내부에 있는 조혈모세포 기증 홍보물.


아쉽게도 헤모글로빈 수치가 부족해 헌혈은 하지 못했지만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조혈모세포 기증을 신청하는 것은 의외로 매우 간단했다. 우선 먼저 신상 정보와 등록 신청서를 작성하고, 헌혈을 위한 피와 더불어 검사를 위한 피를 헌혈 과정 중 채취하는 것이 1차적인 과정의 전부였다. 또 다른 정보를 얻고 싶어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해 소개되거나 관련된 책자를 받아오기도 했다.

헌혈의 집에서 받은 조혈모세포 기증 관련 책자.
헌혈의 집에서 받은 조혈모세포 기증 관련 책자.


책자 속 실기증자들의 수기를 살펴보며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 커질수록 단순 검색을 해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아닌, 정말 조혈모세포를 기증해보신 분을 찾아뵙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러던 중 2021년에 기증을 하신 김예은 기증자 분을 알게 되어 연락을 드렸고, 흔쾌히 승낙해주신 덕분에 비대면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Q. 예은님께서는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해 처음에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A. 처음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해 알게된 계기는 헌혈의 집에서 관련 팸플릿을 보게 된 것이었어요. 원래부터 헌혈을 하러 가는 걸 좋아해서 이런저런 정보를 얻고 싶어했는데, 철분 검사 등을 하는 상담실에 비치된 조혈모세포 기증 팸플릿을 읽었던 게 시작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요하는 일이었지만 상대적으로 그 숫자가 적었는지, 그 자리에서 헌혈의 집 선생님께 기증자 등록 희망을 말씀드리니 무척 기뻐하시던 게 기억에 남아요.

Q. 기증 신청은 어떤 이유로 하시게 되었을까요?
A. 신청을 하는 데에는 이렇다 할만한 이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나와 유전자형이 맞는 사람에게 내 피를 줘서 암을 치료할 수 있다니, 안 할 이유가 없었죠.

Q.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 신청을 하시고 나서 실제로 기증을 하기까지 얼마의 기간이 걸리셨을까요?
A. 기증 신청 후 일치자 연락을 받은 건 그 후로부터 1년이 다 되어가던 해였습니다. 거의 까먹고 있었는데 연락을 받아서 무척 반가웠어요. 처음에는 무려 1년이나 걸렸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1년밖에 걸리지 않고서 연락을 받은 것이더라구요. 몇 년에서 십수 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고, 아예 연락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상대적으로 빠른 편이었습니다. 운이 좋았어요.

Q. 예은님은 굉장히 빠르게 유전자 구조가 일치하시는 분을 찾은 거네요! 연락을 받으시고 난 후의 조혈모세포 기증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요?
A. 이후에는 한국조혈모세포협회의 담당 코디네이터와 연락하며 진행 사항을 안내받았습니다. 여전히 기증 희망 의사가 있는지 확인을 받고, 기증 대상자와 유전자형이 제대로 일치하는 게 맞는지, 제 몸이 기증을 해도 좋은 상태인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약 2주 정도가 소요되었고, 유전자형이 일치하자 코디네이터와 정확한 기증 입원 날짜를 협의했어요. 특이하게도 이런 기증은 기증 대상자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는 걸 막기 때문에 모든 대화가 담당 코디네이터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Q. 일정 조율 과정이 조금 힘드셨다고 들었는데, 일정 조율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A. 일정 조율은 기증 대상인 환자의 컨디션이나 치료 정도 등을 고려해서 정해집니다. 그렇다 보니 입원 날짜를 일정에 맞게 옮기기가 조금 어려웠어요. 제가 기증하던 때는 코로나19 예방접종이 막 진행되던 시기였고, 대학교 중간고사 기간과 겹치기까지 해 여러모로 바쁜 시기였습니다.

또 제가 당시에 타지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었는데, 기증 전 건강검진을 한 번 더 받아야 했어요. 다만, 이 경우 건강검진을 진행하는 병원과 나중에 제가 기증을 위해 입원할 병원이 일치해야 해서, KTX를 타고 부산까지 가서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조혈모세포 기증의 좋은 점은 이런 교통비 등을 코디네이터께 말씀드리면, 나중에 모두 정산 후 돌려준다는 것이었어요. 덕분에 제가 걱정하거나 부담해야 하는 금전적인 면은 거의 없었습니다.

기증자의 비용 부담이 없는 조혈모세포 기증. (출처=질병관리청 홈페이지)
기증자의 비용 부담이 없는 조혈모세포 기증.(출처=질병관리청 홈페이지)


Q. 기증 전 기증받으시는 분에 대해서는 알 수 있나요? 혹은 일체 알 수 없나요?
A. 일체 알 수 없습니다. 저도 기증 받으시는 분이 누구신지 얼굴, 나이, 성별조차 들을 수 없었어요. 반대로 기증 받으시는 분도 저에 대해서 어떠한 정보도 얻을 수 없습니다. 때문에 개인 SNS에 정확한 기증 날짜나 입원한 병원 등을 알리는 것도 지양한다 안내받았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정보를 감출까 궁금해서 여쭤봤더니, 환자 혹은 그 가족들이 일치자 정보를 찾아 금전적 사례를 하거나, 반대로 일치자가 환자에게 금전적 사례를 요구하는 등의 불합리한 일이 일어날 수 있어서라고 해요. 장기 기증에 있어 돈이 오가면 그건 더 이상 기증이 아니고 매매가 되어버리니까요. 이런 일을 예방하기 위해 코디네이터가 오작교 역할로 존재하십니다.

Q. 저는 이번에 처음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요, 알고 나서 기증 신청을 하려고 하니 부작용과 관련해 주변의 만류가 있더라고요. 실제로 부작용이 존재할까요?
A. 부작용이나 신체적인 힘듦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에요. 기증 입원 전 그라신이라는 조혈모세포 촉진제를 사흘에 걸쳐 맞아야 하는데, 근육통, 두통 등이 흔하게 나타나는 부작용이었어요.

저도 부작용 증상을 겪었는데, 대부분 타이레놀 계열의 진통제를 복용하면 완화되는 수준이었습니다. 기증 도중 아픔이라고 한다면 긴 시간 동안 채혈 바늘을 끼우고 있어야 했다는 정도가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좋은 병원에서 훌륭한 의료진 선생님들이 전심전력으로 보살펴주셨기 때문에 괜찮았습니다! 며칠 동안 링거를 꽂고 있어본 적은 처음이라 적응하기 어렵고 아팠지만, 환자분이 겪던 고통에는 비할 바 아니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생각하면 기증 때 겪은 고통은 정말 보잘것없이 작게 느껴져서 견딜 수 있었습니다.

Q.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으신 말씀 있으실까요?
A. 조혈모세포 기증은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려운 과정인 것 같아요. 기증자 개인이 받는 부담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지만, 사람 하나를 살린다 생각하면 정말로 가벼운 부담이라 생각되니까요. 그만큼 사람 목숨이 얼마나 중한지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또 SNS의 확산을 통해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는 것도 정말 기쁜 일이라 생각합니다. 조혈모세포 기증은 많은 사람들이 유전자 등록을 할수록 살아날 수 있는 환자의 수도 늘어나는 확률 싸움이니까요.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자 등록 신청서.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자 등록 신청서.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난 후 조혈모세포 기증을 꼭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고, 이에 몇 번 더 헌혈의 집을 방문했지만 헤모글로빈 수치 부족으로 늘 헌혈과 신청을 하지 못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방문한 헌혈의 집에서 전혈 헌혈이 가능한 헤모글로빈 수치를 받았고, 이에 헌혈과 조혈모세포 기증 신청을 동시에 진행하게 되었다.

전혈 헌혈하는 모습.
전혈 헌혈하는 모습.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 신청서를 작성하고, 관련된 안내 사항을 들은 후 헌혈을 하며 검사를 위한 혈액 또한 채취했다. 오랜만에 한 헌혈이라 뿌듯했고,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면서 직접 기증 희망 신청까지 하니 더욱 좋았다. 



정책기자단 김민정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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