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항상 샛노랗네~’
어느 순간부터 집 근처 어린이보호구역의 모습이 많이 바뀌었다. 초등학교 앞에 길게 뻗어 있는 도로와 인도 사이에는 꽤 높은 펜스가 세워졌고, 근처 사거리에는 ‘옐로카펫’을 비롯한 여러 보행자 안전장치들이 들어섰다.
해당 어린이보호구역을 지날 때마다 그 변화를 느끼곤 했는데, 하나하나 들여다본 적은 없기에 문득 궁금증이 생겼다. 정말 어린이와 운전자의 교통안전에 영향을 주고 있는 걸까? 이러한 궁금증을 바탕으로 직접 어린이보호구역을 걸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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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춘천시 한 초등학교 사거리에 위치한 옐로카펫의 모습. 노란색 신호등과 LED 바닥신호등도 눈에 띈다. |
날이 흐렸음에도 어린이보호구역에 들어서자마자 ‘옐로카펫’이 한눈에 들어왔다. 벽면에서부터 바닥까지 샛노랗게 펼쳐진 옐로카펫은 어디서든 쉽게 눈에 띄어 어린이에게는 안전한 곳으로, 운전자에게는 어린이를 쉽게 인식할 수 있는 곳으로 작용한다.
확실히 옐로카펫이 들어선 뒤부터 보행자로서도, 운전자로서도 교통안전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게 됐던 것 같다. 어린이는 성인보다 시야가 좁고 주의력이 부족해 교통사고의 위험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언제나 긴장을 놓치면 안 되는데, 이때 옐로카펫이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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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근처 사거리. 밤이 되자 옐로카펫에 불이 들어왔다. LED 바닥신호등도 환하게 빛나고 있다. |
개인적으로 가장 기발하다고 생각한 안전장치는 ‘LED 바닥신호등’이다. 낮이든 밤이든 밝게 빛나 신호 확인이 용이하다. 신호를 여러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 어린이가 갑자기 차도로 뛰어드는 등의 돌발상황을 방지해준다. 길을 걸을 때에도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않는 현대인들에게 유용한 장치이다. 물론 길을 걸을 때는 정면을 주시하고 주변의 상황을 정확히 인지한 채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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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용 음향 신호기. |
버튼을 누르면 음향신호 안내 메시지가 나오는 형태의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도 있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의 경우 버튼을 찾아 누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해당 어린이보호구역에는 보행신호 음성안내 보조장치도 설치돼 있었다. 정지 신호일 때 횡단보도 근처로 향하면 ‘위험하니 뒤로 물러나 주세요’라는 경고 음성이 나오는 안전장치인데, 어린이뿐만 아니라 시각장애인 보행에 큰 도움을 준다. 또한 해당 어린이보호구역에는 시속 30km 제한속도와 주정차 전면금지를 알리는 표지판과 현수막이 곳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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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앞 4차선 도로. 어린이보호구역임을 알리는 문구와 시속 30km 제한속도 표지판이 적혀있다. |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어린이보호구역을 걸으며 어떤 교통 환경이 구축돼있는지 살펴보았는데, 어린이 안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엿보였다. 이러한 환경에 걸맞게 차량들은 시속 30km 이하로 서행하고 있었고, 주정차 위반 차량도 찾을 수 없었다. 교통약자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불편까지 감수하기에 오늘도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길을 거닐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동혜연 dhy742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