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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 우리 곁의 이야기

2023.01.09 정책기자단 동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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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할머니께 전화를 걸었다. “할머니 저 혜연이에요. 잘 지내고 계시죠? 아픈 데는 없어요?” 할머니께서는 내 질문을 듣기는 하신 건지, 연신 괜찮다는 말만을 되풀이하셨다. 매번 같은 대답이 돌아올 것을 알면서도 주기적으로 전화를 드려야 마음이 좀 놓인다. 멀리서 혼자 살고 계신 할머니를 걱정하지 않을 손주가 어디에 있을까.

그렇다고 할머니께서 완전히 홀로 지내시는 건 아니다. 할머니께는 매달 찾아오는 자식들과 손주들이 있고, 옆집 친구도 있고, 매일같이 마주하는 가게 사장님과 교회 식구들도 있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시간보다는 혼자 지내는 시간이 더 많겠지만, 그래도 할머니의 하루에 관여하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이 참 다행스럽게 느껴진다.

지난해 11월, 청년 고독사 문제 해결을 위한 보건·의료계 공동행동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난해 11월, 청년 고독사 문제 해결을 위한 보건·의료계 공동행동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난해 12월 14일, 보건복지부에서 지난 5년(2017~2021)의 고독사 발생 현황 및 특징을 조사해 ‘2022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가 차원에서 고독사에 관한 공식적인 통계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조사는 2021년 4월 1일부터 시행된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고독사예방법)’을 따른 것으로, 앞으로 5년마다 실시될 예정이다. 고독사예방법은 고독사로 인한 개인적, 사회적 피해를 방지하고 국민의 복지 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의 고독사 발생 현황을 나타낸 그래프.(출처=보건복지부)
2017년부터 2021년까지의 고독사 발생 현황을 나타낸 그래프.(출처=보건복지부)

‘2022 고독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고독사 발생 건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2021년에만 무려 약 3300명이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다. 이같은 고독사 증가세는 1인 가구 중심의 가족 구조 변화와 주변인들과의 단절 등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2021년 성별·연령별 고독사 발생 현황.(출처=보건복지부)
2021년 성별·연령별 고독사 발생 현황.(출처=보건복지부)

성별로는 매년 남성 고독사 사망자가 여성에 비해 네 배 이상 많았다. 2021년의 경우, 남성 고독사 사망자(2817명)가 여성(529명)의 5.3배였다. 특히 50, 60대 남성의 고독사 비중은 2021년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20, 30대의 고독사 비중도 6.3∼8.4%로 적지 않다. 환산해보면 매년 200여 명의 청년이 홀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실태조사 결과를 본 뒤, 나는 곧바로 혼자 지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떠올렸다. 할머니, 부모님의 친구분들, 그리고 내 친구들까지. 의미하는 바는 ‘죽음’이라는 키워드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고독사는 ‘고독’의 문제이며 그 고독은 사회의 문제이다.

춘천시 복지포털. 노인돌봄 전달체계 개편 시범사업에 관한 정보가 엿보인다.
춘천시 복지포털. 노인돌봄 전달체계 개편 시범사업에 관한 정보가 엿보인다.

그렇다면 사회에서는 고독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의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춘천시의 경우, 지난 2020년부터 진행해온 ‘노인돌봄 전달체계 개편 시범사업’을 발전시켜 올해부터 ‘노인통합돌봄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사업 목적은 어르신들이 거주하는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지낼 수 있도록 통합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사업은 보건의료, 요양, 일상생활 지원, 주거복지로 나뉜다. 특히 일상생활 지원 분야에서의 도시락 배달은 1인 가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기에 용이하다.

춘천종합사회복지관 홈페이지.
춘천종합사회복지관 홈페이지 인사글.

춘천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춘천시의 지원을 받아 복지관 인근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무료 급식’, ‘도시락 배달’ 등을 진행하고 있다.

박성훈 춘천종합사회복지관 팀장은 “이곳 복지관은 영구임대아파트에 위치하고 있는데, 입주민의 80% 이상이 독거세대이다. 매일 인근에 거주하시는 200명 가량의 어르신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하며 안부를 확인하고 있다. 결식 방지가 목적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어르신들의 상태를 살피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고독사 문제의 가장 탁월하면서도 어려운 예방책은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주변인들에 관심을 갖고 관계를 맺는 것이다. 이의 실현을 가능케 하는 정책의 발굴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춘천종합사회복지관 홈페이지. 급식서비스 지원에 대한 정보가 적혀있다.
춘천종합사회복지관 홈페이지. 급식 서비스 지원에 대한 정보가 적혀있다.

김미영 한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고독사는 비단 노인의 문제만이 아니다. 특히 청년 고독사는 청년의 사회적 고립 또한 적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취업난 등 경제 문제, 주거 문제, 1인 가구 증가 등 여러 사회 구조적 문제가 맞물려 나타난 결과다. 고독사의 원인과 해결책은 세대별, 지역별, 성별로 다를 것이다.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 문화, 안전 등을 포괄하는 사회적 안전망의 다차원적 확보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고독사는 곁의 문제다. 나는 멀리 계시는 할머니의 안부는 수시로 확인하고 있지만, 이웃 주민들과는 인사조차 잘 나누지 않는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새삼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고독사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사회에서 다방면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나도 작은 힘을 보태고자 한다. 그 힘은 짧은 인사와 몇 마디의 대화로부터 충분히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동혜연 dhy74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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