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입구의 정감 어린 조형물이 반갑게 맞는다
◆ 대한민국의 냉장고 마을-강원 고성 '소똥령마을', 자연과 공동체가 살아 숨 쉬는 공간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깊숙한 산간지대에 자리 잡은 '소똥령마을'은 해발 약 700m 고지대의 분지형 지형으로, 여름철에도 선풍기조차 필요없는 '대한민국의 냉장고'로 불린다.
맑은 공기와 서늘한 기온 덕분에 한여름에도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지낼 수 있는 이 마을은, 이름부터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마을 공동체 관리소장을 맡고 있는 김일중 소장에 따르면 '소똥령'이라는 이름에는 옛 선조들의 삶의 방식과 발자취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과거 이쪽 영동지방에서 시장을 가려면 영서 지방으로 넘어가야 큰 시장이 있어요. 그 시장이 원통과 원주시장입니다. 이쪽 영동지방에서 소를 팔려면 령을 넘어 원통시장에 가야지 팔 수가 있어요. 그러니까 소를 팔려면 이동 거리가 머니까 여기서 하루 묵고 갔지요."
이처럼 시장으로 가는 길목이었던 소똥령 일대는, 하루 이동하다 보면 마침 해가 저물 즈음 도달하는 지점이었다.
자연스럽게 이곳에는 장 보러 가는 사람들이 잠시 쉬어가는 주막이 생겨났다.
"여기가 옛날에는 평지였는데, 장 보러 가는 사람들이 많이 오가다 보니까 주막집이 하나 생긴 거예요. 해가 넘어가니까 여기서 소 팔러 가는 사람들이 저녁에 저녁밥도 먹고 잠도 자고 하는, 그런 주막인데 팔아야 할 소를 어디에다가 매놓고선 들어갔을 거 아니에요."
사람들이 일정한 장소에 소를 매어두고 쉬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한곳에 소똥이 계속 쌓였다.
"한 군데 지정된 곳에 소를 매놓고 자는 사람들이 수년간 하도 많으니까 소가 똥을 싸놓은 것이 계속해서 봉우리로 올라갔대요. 그러다 보니까 그게 언덕이 생긴 거예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생겨난 작은 언덕은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소똥령'이라 불리기 시작했고, 그 이름은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전해지고 있다.
평화의길 32코스 (소똥령마을~건봉사 8.8km 구간)
"지금도 그 자리에 가보면 소똥을 싸놓은 것 같은 작은 언덕이 있어요. 그래서 이 마을을 소똥령이라 부르게 된 거죠."
김 소장의 설명처럼, 이 마을 이름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과거 장날을 준비하던 이들의 발자취와 소박한 생활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이야기 그 자체다.
소를 이끌고 험한 산길을 넘던 조상들의 삶이, 지금은 마을 이름이 되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
이 마을은 단순한 전설로만 기억되는 곳이 아니다.
유네스코 세계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이 지역은 금강산 줄기와 백두대간, 진부령 계곡이 사방을 감싸는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 자리하고 있다.
칡소폭포, 출렁다리, 장신계곡, 피톤치드 가득한 소나무 숲, 철마다 피어나는 꽃이 흐드러지게 핀 산책길 등은 단순한 경관을 넘어선 치유와 회복의 장소다.
여름철엔 수도권보다 평균기온이 5도 이상 낮아 여름철 휴양지로 최적이다.
피톤치드와 계곡과 물이 있는 힐링 장소
◆ 마을을 움직이는 사람들, 주민들이 만든 자치 모델
소똥령마을의 가장 큰 특징은 '주민 주도형 마을 운영'이다.
이 마을은 다양한 체험 콘텐츠를 마을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한다.
유아 대상 숲 체험 교육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유아 체험장은 전문 유아숲지도사가 배치되어 각 교육기관 단위로도 수요가 높다.
소득 창출뿐 아니라 공동체 정신 역시 이 마을의 중요한 자산이다.
현재 마을의 약 35가구 중 40%에 해당하는 약 14가구는 외부에서 유입된 '후주민'들이다.
하지만 이들 간 갈등 없이 선주민과 후주민이 어우러져 조화로운 공동체를 이뤄내고 있다.
김 소장은 "선주민들의 포용력이 컸기 때문에 외지에서 온 사람들도 아이디어와 자본, 실행력을 가지고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었다"며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사회적 포용성은 마을의 안정적 성장을 가능케 하며 정주 인구의 증가를 유도한다.
현재 마을은 35가구를 점차 늘리는 것을 중기적인 목표로 설정하고 단순한 숫자뿐 아니라, 일과 삶이 가능한 기반을 전제로 해야 하겠다.
유아숲 프로그램
◆ 사계절을 아우르는 체험 프로그램의 다양성
소똥령마을은 계절별로 특색 있는 체험 콘텐츠를 운영하며 관광객의 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계절 따라 피어나는 꽃들이 있는 산책길을 따라 걷는 '힐링 트래킹'은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인기가 높다.
여름에는 칡소폭포와 장신계곡을 중심으로 한 물놀이 체험, 피톤치드 삼림욕 등이 좋은 체험거리이다.
특히 여름철 평균기온이 낮아 도심에서 더위를 피해 오는 피서객들에게도 각광받고 있다.
가을에는 단풍 숲을 배경으로 한 숲길 명상, 겨울에는 눈꽃 산책로 등 따뜻한 시골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처럼 사계절 내내 자연과 문화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객들의 재방문율을 높이고 있다.
소똥령 숲길 안내판
◆ 고성군 관광 정책과의 연계
소똥령마을은 고성군이 추진 중인 생태관광 중심 정책과 밀접한 연계를 갖고 있다.
고성군은 '자연치유 힐링도시'를 표방하며 농산어촌 자원을 활용한 웰니스 관광, 걷기 여행길 조성, 생태 문화 콘텐츠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소똥령마을은 이러한 군 차원의 관광 비전과 맞닿아 있으며, 고성 DMZ 둘레길, 화진포 해양자원과의 연계 프로그램 개발 가능성도 높다.
특히 최근 군 차원에서 추진 중인 '1박 2일 체류형 관광지 발굴 프로젝트'와 궤를 같이한다.
소똥령마을은 이미 게스트 하우스와 마을 식당 등 체류 기반이 일부 갖추어져 있으며, 향후 관광벤처, 지역 창업 유치 시범지로도 확대 가능성의 모델이 될 것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 재난이 점차 빈번해지는 가운데, 소똥령마을은 해발 700m 고지대라는 지형적 특징을 활용한 생태 회복력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여름철 냉방 에너지 절약 효과가 크고, 산림이 풍부해 자연재해에 대한 복원력이 높다.
마을에서는 이와 같은 특성을 활용해 탄소중립 농업, 로컬푸드 기반 식생활 전환, 그리고 마을 숲을 활용한 생태교육 프로그램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겠다.
소똥령마을은 고성군 간성읍 소똥령길로서 관광자원이 많은 고성군에 속해있는 마을이다.
그럼 고성군이 자랑하는 고성팔경을 간단히 소개해 보겠다.
고성팔경
1) 1경 건봉사(Geonbongsa Temple)
불국사, 해인사, 통도사, 송광사 등 9개 말사를 거느렸던 전국 4대 사찰 중 한 곳으로 신라 법흥왕 520년(서기 537년)에 지어졌다.
건봉사에는 부처님의 진신 치아사리와 무지개 모양의 능파교, 사찰의 대표적인 홍문이 들어 있다.
그리고 불이문이 천년이 넘는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 문의처: 033) 682-8103
2) 2경 천학정(Cheonhakjeong Pavilion)
천학정에 오르면 발아래 깎아지른 듯한 기암괴석과 해안 절벽, 멀리 수평선 풍경이 한눈에 들어와 가슴이 트인다.
솟을대에 올라서면 기암절벽 위에서는 마치 천하절경이라 할 수 있다.
- 문의처: 033) 680-3368
3) 3경 화진포(Hwajinpo Lake)
해당화 향기가 풍기는 둘레 16km의 동해안 최대의 자연 호수이다.
조용한 호숫가를 돌며 고즈넉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해안선을 따라 걷는 응봉고성 정상에 오르면 바다와 호수의 조화가 매우 아름다운 뷰포인트가 있어서 많은 사랑을 받는다.
- 문의처: 033 680-3677
4) 4경 청간정(Cheongganjeong Pavilion)
청간정은 조선시대의 정자로 관동8경의 하나로 해안절벽에 팔작지붕이 중층누정으로 세워져 있다.
문지르는 노송솔길을 지나 정자에서 굽어보는 동해 바다의 정취가 장관이다.
- 청간정 자료전시관: 033) 631-8722
5) 5경 울산바위(Ulsanbawi Rock)
고석지역에서 바라본 울산바위의 경관은 자연의 위용과 함께 예술성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기암절벽의 극치를 보여준다.
높이 솟은 기암절벽과 절벽의 아래를 둘러싼 푸릇빛의 경관을 이루고 있어 감탄을 자아낸다.
- 문의처: 033) 680-3677
6) 6경 통일전망대(Unification Observatory)
해발 70m의 고지 위에 높이 34m의 높이로 신축된 통일전망대(舊 통일안보전망대)가 2019년에 개관되어 많은 관광객을 맞이한다.
DMZ 남방한계선과 민간인통제선 내 서북 금강산의 구석진 해금강이 지척이고 맑은 날에는 천하절경의 금강산을 볼 수 있다.
- 문의처: 033) 682-0088
7) 7경 송지호(Songjiho Lake)
송지호는 둘레 약 6km에 달하는 자연 호수로 숲림이 울창하며 인접한 바다와 잘 어우러져 경관이 매우 수려하다.
자전거를 대여하여 호수둘레길과 왕곡마을을 둘러볼 수 있다.
- 문의처: 033) 690-0715
8) 8경 마산봉설경(Snowscape of Masanbong Peak)
백두대간 줄기 위 진부령 인근에 있는 봉우리로 이곳에서 바라보는 동해안의 절경과 함께 겨울철 설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대자연의 위용과 위엄을 함께 느끼게 한다.
- 문의처: 033) 680-3382
칡소폭포
◆ 소외된 마을에서 지속 가능한 마을로
소똥령마을은 정부의 지역재생사업 대상지가 아니다.
특별한 공공 예산이 집중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마을은 스스로 미래를 설계하고, 그 구상을 실행해 나가는 강한 공동체다.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삶의 공간'이라는 비전 아래, 주민들은 자신이 마을의 주인이자 기획자임을 자각하고 움직이고 있다.
마을을 걸어보면 여느 관광지와는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웃음소리, 소나무 숲에서 피톤치드 향기를 맡으며 여유롭게 걷는 사람들.
그들의 모습은 평화로운,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풍경을 그린다.
소똥령마을은 작지만 강한 마을이다.
그 안에는 자율과 포용, 공동체의 힘이 녹아 있다.
이 마을이 보여주는 삶의 방식은 우리 시대 농산촌의 대안이며, 발전할 수 있는 지역 모델의 생생한 증거다.
마을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말이 있다.
소똥령마을은 그 말의 의미를 온몸으로 실천하는 곳이다.
매봉바위 폭포 - 겨울에는 빙벽 등반 연습도 할 수 있다
☞ (정책뉴스) 코리아 둘레길 속 숨은 마을 추천 4곳
국민에게 꼭 필요한 정보의 메신저!
대한민국 정책의 흐름을 발로 뛰고, 때로는 직접 겪어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