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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세계문자박물관, 지역 문화공간 이상의 의미

제1기 로컬100 인천 국립세계문자박물관 방문, 한국적인 것을 넘어 세계 보편 문화를 품을 수 있는 역량 확인. 우리 동네 문화 매력 장소를 제2기 로컬100으로 직접 추천할 수 있어(~7.31.까지).

2025.07.23 정책기자단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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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에 있는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제1기 로컬100에 선정된 공간이다.

올해 제2기 로컬100 후보 추천이 시작됐다는 소식을 듣고, 이곳을 직접 방문해 보았다.

'로컬100' 은 지역 고유의 문화 자원을 국민과 함께 발굴하고, 널리 알리는 프로젝트로 2023년부터 운영 중이다.

나도 직접 추천해 봤다. 로컬100은 이제 국민이 뽑는 '우리 동네 문화 자산'이다. (출처: 지역문화진흥원 누리집)
나도 직접 추천해 봤다. 로컬100은 이제 국민이 뽑는 '우리 동네 문화 자산'이다. (출처: 지역문화진흥원 누리집)

2026~2027년을 위한 제2기 선정은 국민이 직접 후보를 추천하고 온라인 투표와 심사까지 참여할 수 있어 그 의미가 더 크다.

나도 이번에 직접 추천에 참여해 봤다.

추천 사이트에 접속해 내가 느낀 지역문화의 매력을 직접 입력하는 그 과정 자체가 꽤 뿌듯했다.

☞ 제2기 로컬100 추천하러 가기

인천 제1호 국립박물관이자,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만들어진 문자 전문 박물관.
인천 제1호 국립박물관이자,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만들어진 문자 전문 박물관.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프랑스 샹폴리옹박물관·중국 문자박물관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만들어진 문자 전문 박물관이자 한국 최초의 문자 전문 박물관이다.

문자라는 무형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세계의 다양한 언어와 문화·문명을 한자리에 모은 이 공간은 단순히 전시물을 보는 곳을 넘어선다.

문자의 발생과 확산을 따라, 시간의 터널을 걷는 듯한 몰입감.
문자의 발생과 확산을 따라, 시간의 터널을 걷는 듯한 몰입감.

상설 전시는 "세계 문자와 문자문화 그리고 문명을 비교 문화의 시각에서 조명" 하는 것을 주제로 한다.

전시품을 따라가다 보면 문자의 발생에서 발전, 확산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이 눈앞에서 펼쳐진다.

문자 이전의 이야기, 문자 이후의 기억. 문명의 흔적은 이렇게 남는다.
문자 이전의 이야기, 문자 이후의 기억. 문명의 흔적은 이렇게 남는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소장품의 수준이었다.

메소포타미아 점토판·기원전 로마 유골함 항아리·구텐베르크 성서 인쇄물·루터 성서·플리니우스의 『박물지』 번역본까지-다른 나라의 유명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었던 유물들이 이곳에 실물로 전시돼 있다는 사실에 한동안 넋을 놓고 들여다봤다.

일시적으로 반입된 특별전 소장품도 감탄스러웠지만, 이 정도 수준의 유물을 직접 소장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인상 깊었다.

문자가 종이를 만났을 때, 지식은 비로소 세상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문자가 종이를 만났을 때, 지식은 비로소 세상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한국이 단지 '한국적인 것' 만을 보여주는 단계를 넘어서 세계적이고 보편적인 문화를 품을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에서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국력' 과 '국격' 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도레는 문학을 읽는 법을 바꿔놓았다. 그의 삽화는 또 하나의 언어였다.
도레는 문학을 읽는 법을 바꿔놓았다. 그의 삽화는 또 하나의 언어였다.

이번에 방문한 기획 전시는 '상상해, 귀스타브 도레가 만든 세계' 였다.

귀스타브 도레는 <장화 신은 고양이>, <돈키호테>, <신곡>,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 등 우리가 잘 아는 문학 작품을 생생한 이미지로 그려낸 프랑스의 대표적 삽화가다.

문장으로 상상한 지옥, 그림을 통해 현실처럼 마주하다.
문장으로 상상한 지옥, 그림을 통해 현실처럼 마주하다.

그의 그림은 '삽화' 이상의 무언가였다.

글을 읽기 전에 이미 장면이 떠오를 정도로 이미지가 하나의 언어처럼 다가왔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전 문학 삽화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전 문학 삽화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은 내가 학부 시절, 라블레를 전공하신 교수님 덕분에 처음 알게 된 작품이다.

그 생각이 나서 더 반가운 마음으로 전시를 보던 중, 전시 기획 원고에서 실제로 그 교수님의 성함을 발견했다.

은퇴 후 명예교수로 소개되어 있었다.

반가운 마음과 동시에 나는 아직 그 시절의 기억이 선명한데도 이만큼 시간이 흘렀다는 세월의 더께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도레는 고전 동화에 깊이와 긴장감을 더하는 장면 연출로 주목받았다.
도레는 고전 동화에 깊이와 긴장감을 더하는 장면 연출로 주목받았다.

문자와 이미지의 만남이란 결국 '표현의 확장'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자는 이미지를 만나 전달력을 높이고, 이미지는 문자를 통해 해석의 여지를 얻는다.

이번 기획전은 문자와 이미지, 문학과 시각예술이 어떻게 상상력을 넓히는지를 잘 보여주는 기획이었다.

모두를 위한 접근성과 지속 가능한 공간 설계가 반영된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의 현재.
모두를 위한 접근성과 지속 가능한 공간 설계가 반영된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의 현재.

인천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인천 제1호 국립박물관이기도 하다.

경제자유구역 송도 안에 있으며, 인천공항과도 가까운 이 공간은 단순히 '지역 문화공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지역성과 세계성을 동시에 품은 박물관이라는 점에서, 로컬100이 지향하는 '지역 고유의 문화 매력', '지역 주민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특색있는 문화자원'이라는 취지와 아주 잘 부합한다고 느꼈다.

로컬100은 지역을 새롭게 보는 시선이다.

자주 지나치던 장소에 의미를 더하고, 그 안의 이야기를 꺼내어 다른 이들과 공유하게 만든다.

문화에 관심이 있거나 새로운 시선으로 지역을 탐험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이번 제2기 로컬100 추천에 꼭 참여해 보면 좋겠다.

내가 사는 동네, 내가 경험한 문화가 누군가에게는 낯설고 특별한 '로컬' 이 될 수 있으니까.

☞ 문화체육관광부 로컬100 리스트 바로 가기

정책기자단 정수민 사진
정책기자단|정수민sm.jung.fr@gmail.com
글을 통해 '국민'과 '정책'을 잇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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