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을 맡은 김종웅 i-ESG 대표(MIT Sustainability 회원, Climate Interactive 앰배서더)가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로 인해 북극 빙하의 녹는 속도 증가, 야생동물 멸종 가속화, 지속적인 가뭄과 산불, 홍수 등 전 세계적으로 연간 300조 원 이상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라며, "이제는 자발적인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며, 강력한 규제와 인센티브를 통해 행동을 유도해야 한다" 라고 강조했다.
그는 온도가 지금보다 4℃씩 올라가면 영국 런던의 상징물인 빅벤이 잠기는 사진 등을 보여주며 ESG를 비롯한 환경, 기후변화의 현실을 전했다.
프로그램에 앞서 간단한 교육을 들었다.
4명~5명씩 구성된 팀별로 토론 및 발표, 다른 팀과 협의를 통해 3.3℃로 설정된 지구 온도를 1.5℃ 이하로 맞추는 방안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선진국 테이블.
신흥개발국 테이블.
선진국·개발도상국 등 테이블마다 푯말이 적혀 있어 정해진 곳으로 이동해 앉았다.
선진국 테이블은 화려한 테이블 보와 풍성한 꽃·고급 접시·와인잔 등이 놓여있지만 개발도상국 테이블은 인쇄된 푯말조차 없어 더 실감 났다.
먼저 ESG와 기후변화 시뮬레이션에 관한 짧은 교육을 듣고 1·2차 팀별 회의, 팀 대 팀 협상, 팀별 최종 의견 제안으로 진행됐다.
'토지 및 농림업'에 배정돼 토론했다.
나는 '토지 및 농림업' 에 배정됐다.
'토지 및 농림업' 은 농식품 및 토지 소유자, 농업 관련 정부 부처 및 토지 보전 단체를 대표한다.
우리 팀은 전 세계 사람들의 식량문제와 동시에 숲을 보호하고 기후변화에 대처할 해결책을 고심해야 했다.
지금까지 이렇게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 없는 데다가 환경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사용해 본 적이 없어 조금 긴장도 됐다.
분야별로 진지하게 토론하고 있다.
프로그램 방법과 각 분야 입장이 적힌 설명서를 받았다.
우리가 사용하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En-Roads)은 석탄·재생에너지·인구성장·사회적 비용 등 다양한 요소를 조절해 온도를 낮추거나 높이도록 설계돼 있었다.
이를 통해 수송·건물·에너지 전환·탄소세 책정·농업 관행 개선 등 다양한 탄소 저감 정책들이 탄소 배출량 변화·대기질 개선·해수면 상승 등에 미치는 영향을 실시간 시각화해 보여준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 기후 싱크 탱크(Climate Interactive)와 MIT Sloan 연구진 등이 공동 개발해 미국 하원 의원, 펩시 부사장 등 전 세계 다양한 분야의 리더들이 활용하고 있단다.
영어로 돼 있지만 대회에서는 한국어 및 간단한 설명을 알려줘 각자 노트북으로 연습하다 보니 점차 익숙해졌다.
진행자는 각 테이블을 다니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각 분야에서 토론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우리는 토지, 농림업 대표잖아요. 어떤 점이 우리 수익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탄소 감축을 할 수 있을까요?"
"비료 억제나 육류 소비 감축 등을 해야 하는데 이 점이 농민들에게 바로 받아들여질까요?"
1차 토론에서 참가자들은 각자의 입장을 대변하며 열띤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자 우리 중 한 명이 농작물을 운반하는 운송 에너지 효율 증대를 강조했다.
프로그램에서 그 운송 에너지 관련 항목을 찾아 숫자를 조정해 결과를 도출했다.
중간중간 진행자는 각 테이블을 다니면서 경청하거나 내용을 정리해 줬다.
잠시 후 1차 팀별 회의를 마치고 팀별로 의견을 발표했다.
각 분야의 입장을 대표해 발표하고 있다.
"탄소세를 높이 올리겠습니다!"
'클린테크(근본적인 오염 발생을 줄이는 환경 기술)' 에서는 파격적인 탄소세 부과를 제안했다.
탄소세를 올리자 확실히 온도가 낮아지며 탄소 감축 효과가 컸지만 '개발도상국' 에서 경제적 부담에 관해 우려를 표했다.
진행자는 "탄소세처럼 강력한 정책은 즉각적인 효과를 주지만 산업 구조와 노동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어렵죠?" 하고 말하며 정책 수립 과정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들려줬다.
1.5℃로 내리는 건 어렵지 않을 줄 알았다.
처음에는 1.5℃로 낮추는 게 어려울까 싶었는데 다른 팀들의 발표를 듣다 보니 각 입장이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다른 분야와 협상하고 있다.
2차 팀별 회의를 거쳐 팀 계획을 수정한 후 다른 팀과 협상을 시작했다.
'전통적 에너지 산업' 팀에서 우리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줄 테니 탄소 제거에 투자하자고 요청했다.
우리도 협업하고 싶었지만, 농가 입장을 생각하니 방향이 맞지 않아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각 팀의 이해관계가 대립하며 서로 다른 관점과 시각을 조율하다 보니 합의에 이르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여러 방안을 제안해 기온을 2.3℃까지 내렸다.
"오늘 완전한 목표에 도달하진 못했지만, 각자의 역할에서 최선을 다했어요. 제가 들어보니 생각보다 이런 노력을 해도 많이 줄지 않는다는 게 충격적이라고 하셨어요."
진행자는 체험을 통해 느낀 점을 토대로 종종 프로그램을 계속 사용해 보고 또 주위에도 알려 많은 사람이 ESG 경영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이런 쪽으로 직업을 가질 수 있으니 젊은 세대라면 더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김종률 탄녹위 사무차장.
행사를 마무리하며 김종률 탄녹위 사무차장은 "각 팀이 함께 토론하고 분석하며 실질적인 대응 전략을 제안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라며 "앞으로도 기후 위기에 관한 인식과 실천이 연결되는 다양한 소통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 라고 밝혔다.
고려대에서 에너지를 전공하는 학생들로 구성된 '바이오디젤프렌즈'팀.
이번 대회에 참가한 넷제로프렌즈의 '바이오디젤프렌즈'팀은 "직접 기후 정책을 수립해 보며 지구 온도 상승을 막는 효과를 체감할 수 있었고 기후 위기 시대에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라고 말했다.
각 분야 내에서 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또 다른 분야와 협상을 통해 맞춰야 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나니 생각보다 많은 점이 체감됐다.
무엇보다 기후변화가 기후 우울증이 되지 않도록 전 세계가 모두 힘을 합해야 하고 큰 노력이 요구된다는 걸 알게 됐다.
앞으로 매 여름이 역대급 기온을 돌파하지 않기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이런 관심과 노력이 모여 앞으로 다가오는 매 여름이 더 이상 역대급 폭염이 아닌 계절로 기억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