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침체된 민생경제를 회복하고,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지급된 소비 지원금이다.
최소 15만 원에서 최대 45만 원 상당의 소비쿠폰이 발급되며, 사용 지역은 주소지 관할 지자체로 제한된다.
이는 대형 프랜차이즈나 외부로 빠져나가는 소비를 지역 내로 유도해, 지역 경제와 소상공인 매출 증대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마련됐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발급받은 모습. 사용 가능 지역과 유효 기간이 안내돼 있다.
◆ 동네에서 찾은 작은 즐거움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받고 처음에는 '신발처럼 고가의 물건을 한 번에 살까' 생각했다.
그러나 정책의 취지에 맞게 생활 속 작은 변화를 보고 싶어, 동네 식당·카페·마트에서 조금씩 나눠 쓰기로 했다.
골목 안 맛집, 시장의 반찬 가게, 소박한 로스터리 카페….
이전에는 그동안 스쳐 지나기만 했던 곳들이 하나둘 보였다.
프랜차이즈 대신 작은 가게의 문을 열며, 한 끼를 더 잘 챙기고 한 잔을 더 천천히 즐기는 여유가 생겼다.
이러한 경험을 하다 보니 문득 궁금해졌다.
'다른 20대들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무엇을 샀을까?'
그리고 '그 소비는 어디에서 이뤄졌을까?'
민생회복 소비쿠폰 덕분에 발견한 골목 맛집. 다음에도 찾고 싶은 곳이 됐다.
◆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만든 소비와 매출의 선순환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만들어낸 변화는 다양했다.
일부는 식비나 커피처럼 일상에서 부담 없이 쓰는 용도로 활용해 카드값을 아끼는 효과를 봤다.
더불어, 평소에는 쉽게 지출하기 어려웠던 피부과·미용실 같은 '미뤄둔 소비'에 쓴 경우도 있었다.
"외식비나 배달비를 아끼느라 참았던 음식들을 이번에 마음껏 먹었어요. 쿠폰을 쓸 수 있는 곳을 찾아다니다 보니 숨은 개인 카페를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대학생 24세 강O현 씨)
"자취하다 보니 과일이나 채소를 챙겨 먹기 어려운데, 이번 기회에 제철 과일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어요." (자취생 24세 박O윤 씨)
"피부과나 미용실처럼 나를 가꾸는 데 드는 비용이 부담돼서 늘 미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쿠폰이 생기니까 '이참에 해보자' 싶어서 다녀왔어요. 덕분에 오랜만에 관리도 하고 기분도 좋아졌습니다." (직장인 26세 최O민 씨)
이처럼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망설이던 소비를 결심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평소엔 가격이 부담돼 가지 못했던 지역 맛집이나, 미뤄뒀던 동네 가게를 이번 기회에 찾는 경우도 많았다.
무엇보다 이런 소비는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았다.
덕분에 처음 들어가 본 동네 가게를 좋은 의미로 발견했고, "쿠폰이 없어도 다시 갈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
인터뷰이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후기를 들려준 지역 내 카페.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효과는 소비자뿐 아니라 소상공인 매출에도 나타났다.
"전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주문이 5~6건 정도 들어왔다면 지금은 20건 정도 합니다. 매출이 거의 네 배로 늘었어요." (안산시 단원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현 씨)
현장에서는 단기적인 매출 증가뿐만 아니라,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계기로 처음 방문한 손님이 단골로 자리 잡는 경우도 있었다.
해당 사장님은 정책 시행을 앞두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등 단골 확보에 힘썼더니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소진하더라도 재방문하는 손님이 꾸준히 이어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