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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가 알려준 다큐의 세계

제4회 K-DOCS페스티벌 다큐 상영 관람기.
올해부터 일반인도 참여하는 다큐 상영회를 신설.

2025.08.27 정책기자단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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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고래가 스크린을 가득 메웠다.

힘차게 물을 뿜는 고래의 모습에 관객들은 작은 탄성을 질렀다.

내 옆에 앉아 관람하던 딸도 즐거운 표정이었다.

고래에 관한 다큐는 고래의 생활 모습에서 기후 위기에 이르기까지 흥미로운 내용으로 구성됐다.

딸은 영화가 끝나자 "엄마 다큐가 생각보다 재밌고 흥미로웠어" 라며 만족스러워했다.

K-DOCS 페스티벌이 3일간 열렸다.
'K-DOCS 페스티벌'이 3일간 열렸다.

지난 8월 20일부터 22일까지 '제4회 K-DOCS 페스티벌'이 진행되었다.

K-DOCS(Korea DOCumentarieS)는 국내 다큐멘터리 활성화를 위해 2022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EBS, 현대홈쇼핑이 함께 추진해 온 다큐멘터리 전 주기 제작 지원 사업이다.

단계별로 우수 작품을 선정해 제작 지원을 유도하고, 선정된 작품이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 투자 유치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등 다큐멘터리 산업 육성에 이바지하고 있다.

다큐 상영회가 열린 명동 CGV 라이브러리.
다큐 상영회가 열린 명동 CGV 라이브러리.

이번 행사는 개막식, 투자 설명회, 시상식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무려 7억 7천만 원의 상금이 걸린 투자 설명회는 단계별로 발굴하는 총 4개 부문으로 진행되었다.

총 30편의 국내 우수 작품이 세계 각국의 방송사 및 제작사 관계자 등에게 공개되며 최종 순위를 가리게 된다.

이번 투자 설명회에서는 최종 선정된 작품을 시상하며 교류 행사를 통해 해외 투자 유치를 논의한다.

상영 후 이곳에서 관객과 감독이 대화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상영 후 이곳에서 관객과 감독이 대화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특히 올해부터는 행사명을 'K-DOCS'에서 'K-DOCS 페스티벌'로 바꾸고, 일반인도 참여하는 다큐 상영회를 신설했다.

다큐 상영회 1일 차에는 2022년 K-DOCS 프라임 장려상 수상작인 '소리 없이 나빌레라', 2일 차에는 2024년 한국방송 대상을 받은 '극장판 고래와 나', 3일 차에는 2024년 K-DOCS 프라임 최우수상 수상작인 '호루몽'이 상영되었다.

3일간 각기 다른 다큐를 상영한다는 말에 좀 더 솔깃했다. 평소 나와 딸은 다큐멘터리를 많이 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다큐에 관심을 가져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고심한 끝에 2일 차에 상영하는 '극장판 고래와 나'를 신청했다.

상영작은 모두 무료이며 선착순으로 마감한다고 해서 서둘렀다.

상영회 입장권과 함께 기념엽서를 받았다.
상영회 입장권과 함께 기념엽서를 받았다.

22일 저녁 7시, 상영회 장소인 명동 CGV 라이브러리를 찾았다.

쾌적하고 조용한 영화관에서 만난 97분간의 바닷속 고래 영상은 폭염인 날씨를 잊고 시원한 물속을 누빈 듯 상쾌했다.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혹등고래, 향고래, 벨루가, 보리고래의 이야기들이 꽤 흥미로웠다.

1960년대 혹등고래의 울음소리를 녹음하고 판매해 큰 인기를 끌었다는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고래가 노래를 부르듯 소리를 낼 때마다 옆에 앉은 딸은 소리 죽여 웃었다.

감독과 다큐멘터리 PD의 이야기를 통해 다큐의 세계로 좀 더 다가갔다.
감독과 다큐멘터리 PD의 이야기를 통해 다큐의 세계로 좀 더 다가갔다.

상영 후에는 GV(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되었다.

'그저 고래가 보고 싶어서' 고래에 관한 다큐를 제작했다는 이큰별 감독의 뒷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었다.

그는 당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영화 '아바타' 열풍 덕에 프로젝트를 시작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는 것을 체감했다고 했다.

"남들이 안 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라는 그의 말처럼 실패에 좌절했던 그때, 마지막으로 아프리카 모리셔스로 향했고, 그곳에서 한국 방송 사상 최초로 '모비딕' 주인공인 향고래를 만나게 되었다.

이큰별 감독, 이원일 다큐멘터리 PD가 이야기하고 있다.
이큰별 감독, 이원일 다큐멘터리 PD가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모든 날이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었다.

그는 "고래를 본 날이 2라면 바다가 아파하는 것을 본 날은 8이었다" 라며 근사한 바다 풍경 뒤에 숨겨진 이면을 토로했다.

잔뜩 쌓인 쓰레기 더미와 죽은 고래, 빙하가 녹아 힘들어하는 북극곰들을 보며 제작진들은 지구의 경고를 전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꼈단다.

그렇게 다큐는 고래에서 자연스럽게 환경에 관한 이야기로 흘러갔다.

몇 가지 질의응답을 가진 후 관객과의 행사까지 모두 마쳤다.

마지막으로 그는 다큐멘터리가 제작하기도 지원받기도 어렵다며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여주길 부탁했다.

관객들은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내년에도 또 오자는 딸의 말에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K-DOCS 홍보영상.
'K-DOCS 페스티벌' 홍보영상
K-DOCS 홍보영상.
'K-DOCS 페스티벌' 홍보영상.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담당자는 "기존 K-DOCS는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국내 투자 설명회' 위주였다면 올해(K-DOCS페스티벌)는 국민이 우수 다큐멘터리 작품을 볼 수 있는 상영회도 진행했다" 라고 설명했다.

국민에게 다큐멘터리 산업에 대한 관심을 육성하고 성과를 함께 나누려는 취지다.

담당자는 국민이 K-DOCS에 관해 많이 알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민관이 함께하는 K-DOCS를 통해 다큐멘터리 전 주기 지원을 강화하고 잠재력 있는 신인을 적극 발굴, 육성해 우리나라 다큐가 세계적으로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상영 후, 감독과 다큐멘터리 PD가 관객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상영 후, 감독과 다큐멘터리 PD가 관객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 기회가 아니었다면 나도 딸도 다큐에 발을 디디게 되었을까.

K-DOCS 페스티벌을 참여하고 다큐의 재미는 물론 그동안 생각해 본 적 없던 다큐 제작자의 어려움과 보람까지 느껴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행사가 많이 열려 더 많은 사람에게 다큐라는 분야를 알리고 다큐 제작자들에게도 큰 힘이 되어주길 바란다.

또 평소 다큐에 관해 잘 몰랐다면 이런 기회를 통해 접해보는 걸 추천한다.

내년 K-DOCS 상영회가 열린다면 딸과 함께 모든 작품을 봐야겠다.

☞ K-DOCS 페스티벌 공식 누리집(kdoc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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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기자단 김윤경 사진
정책기자단|김윤경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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