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씨가 이어져 시원한 실내에서 공연을 관람하거나, 전시를 감상하며 문화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관심 있는 작가의 전시나 흔히 접하기 어려운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소식엔 빠짐없이 미술관에 찾아가 문화생활을 즐기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미술축제, '2025 대한민국 미술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에 방문해 봤다.
전국 곳곳에선 지역과 연계한 아트페어와 비엔날레가 열리고, 미술축제를 기념하여 주요 아트페어와 비엔날레 입장권을 정가 대비 30~50% 특별 할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주요 아트페어와 비엔날레 입장권을 할인받고 구매할 수 있는 모습. (출처 = 2025 대한민국 미술축제 누리집)
광주·목포·청주 등 지역에서 열리는 비엔날레의 경우, 한국철도공사와의 협력을 통해 KTX와 비엔날레 입장권 할인 패키지를 구매할 수 있다.
KTX와 입장권 할인 패키지를 할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모습. (출처 = 코레일 기차여행)
이 외에도 전국 6개 권역 7개 코스에서 미술관 큐레이터와 전문 해설사와 함께하는 '미술여행'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담양군 일원에서 진행되는 미술로 담양여행 포스터. (출처 = 담양군문화재단)
개인적으로 동선을 짜서 움직이는 경우, 이동에 지치거나 정보가 부족해 100%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한 지역에서 준비된 코스에 따라 미술 투어와 체험을 모두 즐길 수 있다니!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정말 이색적인 여행 기회가 될 것 같다.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 중 나는 입장권 할인 혜택을 받고,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프(ASYAAF)'에 방문해 보았다.
'아시아프'는 아시아 대학생·청년 작가 미술 축제로 지난 2008년에 시작해 올해로 18회를 맞은 아시아 최대 청년 작가 아트페어이다.
전국 청년 작가들이 경력과 관계없이 작품을 전시 및 판매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자, 미술에 관심 있는 일반 관람객에겐 참신한 작품을 합리적 가격에 소장할 수 있는 장이다.
또한 청년 작가의 기회와 성장을 위해서 타 아트페어와는 달리 판매 수수료 없이 작품 판매 수익 전액을 작가에게 지급한다는 점도 눈에 들어왔다.
그동안은 오직 관람을 목적으로 미술관이나 전시회에 방문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좋은 가치를 담은 아트페어'에서 '나만의 작품을 소장할 수 있는 기회'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제18회 아시아프가 열리는 문화역서울284는 사실, 1회 아시아프가 열렸던 공간이라고 한다.
2025 아시아프가 열린 문화역서울284의 모습.
아시아프의 발자취를 기념하며, 개장 100주년을 맞은 서울역에서 역사와 예술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올해 다시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다고 한다.
접근성이 좋은 서울역에서 열려 전국에서 방문하기도 안성맞춤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인 혜택을 받고 구매한 입장권을 제시한 후, 문화역서울284에 들어서니, 가장 먼저 기차역을 재현한 듯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대한민국 미술 축제 할인을 받고 구매한 입장권을 들고 로비에서 사진을 찍은 모습.
가까이 다가가 전광판을 살펴보니, 기차 도착지와 시간 대신 작품명과 작가들의 이름이 쓰여 있어 색다른 인상을 주었다.
전시 구역별 작품명과 작가명으로 꾸며진 전광판의 모습.
이 또한 단순 인포메이션이 아닌 설치미술가 이완의 '표준시'라는 작품으로, '아트 스테이션'을 콘셉트로 시각적으로 구현한 것이라고 한다.
문화역서울284가 위치한 서울역이 국내 최대의 기차역인 만큼, 공간적 특징을 살려 전시를 구성한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번 아시아프는 '웰컴 투 아트 스테이션'이라는 주제로 예술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설명을 찬찬히 읽어보니 청년 작가에게는 꿈을 향한 출발역이, 관람객에게는 나만의 작품을 발견하는 종착역이 될 것이라는 문구가 와 닿았다.
웰컴 투 아트 스테이션을 주제로 열리는 2025 아시아프.
8개의 주제가 8량의 객차 콘셉트로 구성되었으며, 작가 550여 명의 총 1,200여 점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는 설명을 읽고 기대감을 가득 안고 작품이 전시된 공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작품을 관람하기 전, 앞에 붙은 주제와 설명이 눈에 들어왔다.
각 섹션마다 아트페어가 열리는 '서울역'이라는 큰 틀을 중심으로 정체성, 관계, 전환 등 다양한 이야기를 예술 작품으로 풀어나간 모습이 인상 깊었다.
서울역이라는 큰 틀을 중심으로 다양한 주제로 구성된 아시아프.
많은 작가의 작품들을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는 아시아프의 특성상, 정말 다양한 그림체와 표현 방법, 주제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정말 사진보다도 더 사진같이 보이는 그림과, 은박을 사용해 포스터 같은 느낌이 났던 그림, 일부분 실로 작품을 표현한 모습이 도드라졌던 그림, 형형색색 다양한 형태의 공예 작품들까지 눈이 호강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다양한 작가들의 특색을 담은 예술 작품들의 모습.
전시를 둘러보다 보니 작품 옆에 붙은 빨간 스티커들이 눈에 들어왔다.
판매 완료를 알리는 표시로, 1부 전시 둘째 날 방문했음에도 컵과 다기 등 실용 공예품들은 빠르게 판매 완료가 된 모습을 통해 인기가 높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커다란 작품 옆에 작은 액자처럼 전시된 소형 작품들도 눈에 들어왔다.
이는 10만 원 소품전 작품으로 관람객에게 '생애 첫 소장'의 기쁨을 선사하기 위해서 출품한 작품들이라고 한다.
10만 원으로 구매할 수 있는 소품전 작품.
둘러보다 보니, 딱 내 취향의 작품이 있었는데 이미 판매가 완료된 모습에 다음 아시아프에는 꼭 오픈런으로 방문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작품을 모두 둘러보고 난 후에는 참여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더 깊이 만나볼 수 있는 '어바웃 아티스트' 공간에서 참여 작가들의 명함과 포트폴리오를 둘러보고 아시아프 관람을 마쳤다.
참여 작가들을 더 깊이 만나볼 수 있는 '어바웃 아티스트' 공간.
재미있고 새로운 작품들 덕에 볼거리가 풍성하니, 밥을 든든히 먹고 여유를 두고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대한민국 미술 축제는 9월 한 달 동안 진행되지만, 아시아프의 경우 9월 7일까지 진행되는 등 각 행사 유형별로 운영 기간이 상이하니 방문 계획이 있다면 사전에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다.
또한 사전 예약으로 프로그램 신청이나 할인권이 매진된 경우도 있으니 미리 구매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멋진 미술 작품을 즐기고 구매할 수 있는 대한민국 미술 축제와 아시아프에 방문해 문화생활을 즐겨보는 건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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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프 누리집(asyaaf.chosun.com)
☞ (카드뉴스) '2025 대한민국 미술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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