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 개관 20주년을 기념해서 열리는 이번 특별전 '창덕궁의 근사한 벽화(8.14.~10.12.)'는 이름 그대로, 창덕궁의 내부를 장식했던 벽화를 공개한다.
창덕궁을 장식했던 궁중벽화라고 하니 얼마나 화려할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한 마음에 직접 찾아가 보았다.
'왕실의 벽화를 그릴 정도라면 당시의 가장 유명한 화가가 그렸겠지?' 하는 궁금증도 있었는데, 박물관 해설을 보니 실제로 당시 화단을 주도했던 직업 화가들이 그렸다는 내용을 알게 되어서 더욱 흥미로웠다.
조선시대 왕실 벽화를 눈앞에서! 국립고궁박물관 '창덕궁의 근사한 벽화' 특별전.
전시 해설은 오전 11시와 오후 3시, 하루 두 차례 진행되는데 나도 이 시간에 맞춰 방문해 전문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를 감상했다.
전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었다.
1부 '창덕궁의 벽화'에는 희정당·대조전·경훈각 등 창덕궁 주요 건물 내부를 장식했던 실제 벽화가 전시되어 있었고, 2부 '벽화, 다시 피어나다'에는 미디어아트를 활용해 벽화 속 상징과 이미지를 생동감 있게 재구성한 체험형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창덕궁 경훈각의 <조일선관도> 였다.
아침 해가 떠오른 신선 세계를 그린 작품인데, 그림 곳곳의 복숭아, 거북, 두 명의 동자 등 길상을 나타내는 상징들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름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전 조선 궁중 화원들과 달리 창덕궁 벽화에는 화가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이 벽화는 '노수현'이라는 화가의 작품이었다.
작품 설명을 들으며 전시 제목이 왜 '창덕궁의 근사(謹寫) 한 벽화'인지도 이해할 수 있었는데, 화가들이 자신의 이름과 함께 '삼가 그린다'는 뜻의 '근사(謹寫)'를 벽화에 적어 넣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시 제목도 단순한 미사여구가 아니라 당시 작품의 특징을 그대로 반영했다는 점이 재미있었다.
2부 미디어아트의 경우에는 관광객 움직임에 따라 바뀌기도 해서 함께 관람하던 아이들이 굉장히 재미있어했던 기억이 난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체험활동. (출처=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
2부 미디어아트를 보면서 이번 전시는 혼자서 조용히 감상해도 좋지만,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활동지와 함께하는 창덕궁의 근사한 벽화', '보고 만드는 창덕궁의 근사한 벽화' 체험활동이 있어서, 해당 체험활동을 통해 아이들도 전시 내용을 더욱 쉽게 이해하고 직접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국립고궁박물관 본관 강당에서는 3차에 걸쳐 창덕궁 벽화에 대한 전문가 강연과 함께 각종 현장답사 프로그램도 진행되니 궁중 회화·조선 예술에 관심이 있다면 일정에 맞춰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프로그램 신청 및 자세한 정보는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gogung.go.kr)을 참고하면 된다.
나의 경우에도 역사적 배경이나 제작 기법 등 배경 지식이 거의 없었는데도, 해설을 통해서 깊이 있는 감상을 할 수 있었기에 그간 봤던 전시 중 손에 꼽을 정도로 기억에 남는 부분이 많았다.
혼자 봤다면 그냥 지나쳤을 법한 요소들도 해설을 통해서 하나하나 의미를 되짚어볼 수 있었다.
국립고궁박물관 이음길.
국립고궁박물관 이음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5번 출구로 나오면 곧장 연결되는 국립고궁박물관 이음길을 따라 시원한 실내 통로가 조성되어있어 접근성도 굉장히 좋았다.
국립고궁박물관 이음길은 국립 고궁 박물관 소장품을 미디어아트로 만나볼 수 있도록 길이 꾸며져 있어서, 전시를 보기 전부터 여유롭게 아트를 즐길 수 있는 점도 좋았다.
벌써 8월도 끝나가고, 여름의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시원해진 날씨에 가족 또는 혼자 어디로 떠나볼까 고민 중이라면 조선의 마지막 궁중회화가 전하는 '근사한' 감동을 즐기러 국립고궁박물관을 찾아가 보기를 바란다.
☞ (정책뉴스) 조선왕실의 마지막 궁중회화 '창덕궁 벽화' 최초 공개…14일부터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세아 new22072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