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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축제는 연예인이 하는 것

파급 효과만 계산한 학교측 단견으로 학생들 외면

2005.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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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대학 축제의 계절이다. 얼마 전 내가 다니고 있는 대학교에서도 축제를 시작하였다. 3일에 걸쳐서 한 축제였는데, 첫째 날은 댄스페스티벌, 둘째 날은 락 페스티벌, 셋째 날은 백상응원대제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축제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3일 내내 대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없었다. 축제 기간 내내 연예인들의 깜짝 공연으로 구성되었다.

서울의 한 대학 축제. 연예인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빼곡히 모여 있다.

그나마 참여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첫째 날 했던 도미노 게임이었는데 홍보가 부족했는지 참여하는 인원도 적고, 그나마 참여하는 사람도 제대로 하려고 하지 않았다. 빈민과 노점상을 위한 주점 또한 몇몇 학생이 돈을 벌기 위한 아르바이트 장소로 전락했다.

축제는 모든 이가 참가하여 벌이는 큰 행사이다. 그러나 최근의 대학축제들은 누가 주인이고 누가 손님인지 모를 정도로 주객이 뒤바뀌어버렸다. 대학생이 참가해야 하는 무대는 연예인의 독무대가 되어버렸고, 젊음과 지성을 대표하는 대학축제에 대기업 스폰서가 등장하였다. 우리학교에서 행해졌던 백상응원대제전에서도 특정 기업의 광고가 계속 나와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대학마다 경쟁적으로 연예인 초청을 하는데 이에 드는 비용은 수백만 원에서 천만 원까지 간다. 단과대학 축제 예산으로 1억원에 가까운 돈이 쓰이기도 하는데. 대학들은 대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의 선전무대, 연예인들의 공연에만 눈을 두고 있다. 축제에 있었던 대학생들 간의 어울림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이렇게 연예인을 초청하는 이유는 여러 참여행사와 공연을 통해 학생들을 모으는 것보다는 연예인 한명으로써 파급되는 효과가 더 크고 학생들 모으는데도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은 연예인 섭외가 대학의 위상을 반영하는 듯한 치열한 섭외경쟁을 야기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축제기간에 학교 행사에 참여하지 않고, 집에 가거나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어차피 재미없는 축제에 참여하느니 다른 곳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 것이다. 내가 겪은 축제 또한 그러했다. 동아리 공연과 사물패 공연이 사라진 대신에 휘성을 보기 위해 나타난 중학생들과 팬클럽을 보면서, 대학축제는 우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연예인을 보는 데에 중점을 둔 축제라는 것을 알고 씁쓸함을 느꼈다.

국정넷포터 홍승희(redstiny@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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