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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독서산책] 싱그러운 봄의 시작을 책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2021.03.05

[3월의 독서산책] 싱그러운 봄의 시작을 책과 함께!

싱그러운 봄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가 들리시나요?
매서운 겨울바람이 사그라드는 새봄! 여러분의 기분 좋은 새출발을 응원하며 3월의 추천도서를 소개합니다.

1.[문학]실례지만, 이 책이 시급합니다|이수은, 민음사

“「레미제라블」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당신은 오늘을 더 뜨겁게 살기로 결심하고 사직서에 서명을 할 것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독서 에세이’들이 있다. 개인적이긴 하지만 좋은 ‘독서 에세이’를 나누는 몇 개의 기준이 있다. 저 자가 책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게 글에서 느껴지는가? 다 읽고 나서 배운 것이 있는가? 그리고 한 가지는 그 책에 소개 된 책들을 지금 당장 읽고 싶은 충동이 느껴지는가? 하는 것들이다. 이 세 가지 측면에서라면 이 책은 모두 ‘그렇다’.
고전문학 철학 현대문학 SF소설에 이르기까지, 이 책은 한평생 책을 읽고 책을 떠나 본 적이 없는 사람만이 쓸 수 있어 보인다. 한 사람의 깊은 독자가 모르는 사람들에게 “실례를 무릅쓰고 권하고 싶은 책들”에 관한 이유와 내밀한 이 야기를 들려주는 책. 지은이는 에세이에 관해 이렇게 말한다. “한 개인의 체험 경험 생각 감상이 독자와 같은 진동수로 공명해야 울림을 갖는 장르”라고. 그래서인가 이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가슴속에 울분이 차오를 때는’, ‘사표 쓰기 전에 읽는 책’, ‘통장 잔고가 바닥이라면’, ‘왜 나만 이렇게 되는 일이 없는가’ 등. 이 저자와 같은 진동수로 우리의 체험과 감정이 공명할 때 어느 페이지는 넘겨서 읽을 수 있도록 말이다.
세상에는 우리가 시급하게 읽어야 하는 책들이 정말로 많다. 그 목록에 이 책을 슬며시 끼워 넣는다. 무거운 이야기는 유쾌하게, 가벼운 이야기는 아프게 들린다. 해석에 대한 편협함이 없다면 이 책의 신선함은 줄어들었을지 모른다. 이 책의 저자가 그 해박함과 진솔한 사유의 문장으로 <실례지만, 이 책도 시급합니다> 같은 후속작도 써주면 어떨까. 이 책을 손에 드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는 양질의 독서리스트가 저절로 생길 것이다.

_조경란, 소설가

2.[인문예술]‘장판’에서 푸코 읽기|박정수, 오월의 봄

“정부와 의사들은 장애아 출산의 위험도에 대해 많은 말들을 하지만, 현실 장애인의 삶과 권리에 대해서는 거의 말하지 않는다.”

미셸 푸코는 인문사회과학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름을 들어본 유명한 현대 철학자이다. 현대 프랑스철학자 가운데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책이 번역된 저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반 독자로서는 왠지 철학 하면 두려움과 거리감을 느끼곤 한다. 어렵고 딱딱하고 낯설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 책은 아주 중요한 장점을 지닌 책이다. 왜냐하면 이 책은 평범한 독자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만큼 간명하고 충실하게 소개하기 때문이다. 아닌 게 아니라 이 책은 장애인들을 비롯한 평범한 청중을 상대로 한 강연과 세미나의 결과이다. 책은 「광기의 역사」나 「말과 사물」, 「감시와 처벌」, 「성의 역사」 같은 푸코의 대표작들의 핵심적인 문제의식을 간명하게 잘 제시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의 더 중요한 장점은, 푸코의 사상을 장애인 운동의 시각에서 읽고 활용한다는 점이다. 사실 알다시피 푸코는 동성애자였고, 그로 인해 평생 많은 고통을 겪었다. 이 때문에 푸코가 평생 몰두했던 화두는, 근대 사회가 어떻게 광인, 동성애자, 우범자, 정신장애인 등과 같은 ‘비정상인들’을 체계적으로 산출해왔는가 하는 점이었다. 그렇다면, 저 자가 ‘장판’이라고 표현하는 장애인 운동과 관련하여 푸코를 읽는다는 것은 푸코 자신의 핵심 문제의식과 잘 들어맞는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푸코의 「말과 사물」이나 「감시와 처벌」 같은 책의 주요 대목을 소개하면서, 이 대목을 곧 우리 사회의 장애인의 현실과 연결시킨다. 가령 정신병원이 지적장애인 및 발달장애인들, 또는 알콜중독자들을 어떻게 감시하고 처벌하는지, 의사들의 권력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푸코 입문서가 아니라, 푸코와 함께 어떻게 장애의 문제를 사고할 수 있는지 질문하는 책이다. 또는 장애인의 시각에서 푸코를 어떻게 읽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질문하는 책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면 평소에 어렵기만 했던 철학이 너무나 구체적이고 날카로운 현실의 문제로 표현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일독을 권한다.

_진태원,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선임연구원

3.[사회과학]서재필 평전:시민 정치로 근대를 열다|이황직, 신서원

“시민 정치의 관점에서 서재필의 삶은 ‘시민 민주주의의 지향과 실천’으로 정리된다.”

오늘날 우리는 민주주의를 당연하게 여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역사에서 세습 군주제를 폐지하고 국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사회를 만들자는 사상은 언제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우리나라가 전체주의나 독재사회가 아니라 민주적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언제 어떻게 싹트고 자라난 것일까? 이 책은 서재필 개인의 삶을 중심으로 위의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제공한다. 서재필은 1882년 갑신정변을 통해 위로부터 조선을 일거에 개화하려는 혁명적 사건에 참여 했다. 정변 실패 직후 반역죄로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 서재필은 일본을 거쳐 미국에 망명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그곳에서 그는 한 사회의 바람직한 변동은 위로부터 정권을 장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밑으로부터 민주적인 시민의식이 형성되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1895년 1차 귀국 기간에 그는 「독립신문」을 창간하고 독립협회 활동과 배재학당에서의 교육을 통해 민주주의는 단순히 다수결 원리가 아니라 공론장에서의 토론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가르쳤다. 해방 이후 2차 귀국 기간에는 라디오 방송을 통해 민주주의의 원리와 민주적 시민의식의 내용을 널리 알렸다. 한 사람의 삶은 시대와 장소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 책에는 조선 후기에 태어난 한 청년이 혁명가에서 민주적 시민으로 변모하는 구체적 과정이 잘 그려져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개화기를 거쳐 해방 공간에 이르는 한국 정치사 속에서 서재필이라는 인물이 어떤 과정을 거쳐 민주주의를 배우고 실현하려고 했는가를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_정수복, 사회학자

4.[자연과학]생명이란 무엇인가|폴 너스저/이한음 역, 까치

“지구의 생명은 모든 생물을 포함하는 드넓게 서로 연결된 하나의 생태계에 속해 있다.”

2001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저자 폴 너스는 이 짤막한 책에서 지구 생명의 전모를 유려하게 풀어낸다. 그에 의하면 생명이란 1)진화하며 2)물리적 실체를 지닌 3)물리적, 화학적, 정보적 메카니즘이다. 이 이야기를 그는 세포, 유전자,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 화학으로서의 생명, 정보로서의 생명이라는 다섯 가지의 화두로 풀어낸다. 이 짤막하고 전혀 어렵게 읽히지 않은 문장 속에 현대 생물학의 발견이 거의 모두 응축되어 있다. 그러나 이 책의 미덕은 그 다음 부분인데 마지막 장 ‘생명이란 무엇인가’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생물학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생물이 서로 친척이고 긴밀하게 상호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깊은 연결을 통해서 다른 모든 생명과 얽혀 있다.” 결국 이 책의 핵심은 이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구의 생명에 대해 책임감을 느껴야 하며, 이 놀라운 생명의 역사에 경이를 그칠 수 없다는 것이다. 생물학을 전공하고, 이미 많은 책을 번역한 역자 이한음의 깔끔한 번역과 한 손에 들어가는 멋진 장정은 이 책이 가진 또 다른 장점이다.

_권복규,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5.[실용일반]매우 혼자인 사람들의 일하기|김개미 외 11인, 글항아리

“노동일의 목표는 결과물을 얻는 게 아니고, 결과물을 얻기 위해 끙끙 거리는 것 자체다.”

시와 소설을 읽으며 ‘문학적 감동’을 느낀다. 소설은 픽션, 이른바 허구의 세계이니 그 감동의 바탕은 상상력이다. 전기, 평전, 역사 같은 논픽션을 읽으면서는 구체적 인간의 행동과 사실에서 ‘인간적 감동’을 경험한다. 책 읽다가 학문적 이론이나 설명을 깨우쳤을 때는 ‘지적 감동’을 느낀다.
김개미, 김겨울, 김광혁, 김기영, 김영글, 김주영, 김택규, 노명우, 리우진, 신견식, 이지영, 황치영 등이 쓴 「매우 혼자인 사람들의 일하기」에서는 어떤 감동을 기대할 수 있을까? 저자들은 시인, 작가, 번역가, 학자, 디자이너, 광고기획자, 연극배우, 미술작가, 피아니스트, 출판교정가다. 대부분 프리랜서로 혼자 일을 한다. 김개미 시인이 말한다. “모든 것을 혼자 고민하고 판단하고 행동해야 하기 때문에 강해야 하고 동시에 유연해야 한다.”
일하는 분야는 달라도 저자들의 공통점이 여럿 있다. 예컨대 생활의 단순화. 사회활동에 소모되는 에너지를 아껴 자기영역에 집중한다. 번역가 신견식은 소비도 최소화시키고 술도 잘 마시지 않는다. 단순하게 생활하는 대신 번역과 언어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시인 김개미는 책도 TV도 인터넷도 많이 보려하지 않는다. 그런 것들에 내면이 휘둘리는 것이 싫기 때문. 대학 교수인 작가 노명우는 사교생활을 삼가고 작업에 몰두한다.
이제 앞서 던진 질문에 답한다면, 이 책에서 ‘실용적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감동이 실용적이라는 뜻이 아니다. 일을 계획하고 진행하여 결과를 내는 과정을 실용적 과정이라 할 수 있다면, 이 책은 그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을 전한다. 저자들은 혼자서 일하는 만큼 철저히 ‘자기 주도적’이며 자기관리에 엄격하다. 저자 가운데 김겨울 작가가 ‘혼자 일 한다는 것’의 의미를 이렇게 전한다.
“삶을 직접 조직하고 이끌어나가는 감각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혼자 일하는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고독과 고립 속에서도 온전한 충만감의 조각 같은 것들을 발견하고야 마는 것입니다.”

_표정훈, 평론가


6.[그림책/동화]시소|고정순, 길벗어린이

“와 시소다! 뭐야, 혼자라 움직이지 않잖아.”

‘혼자’서 많은 것이 가능한, 조금 과장하면 혼자가 외롭지 않은 시대다. 이런 ‘나홀로’ 시대에 시소는 꽤 상징적이다. 혼자 이쪽저쪽을 오가며 오르락내리락 놀 수 있지만, 결코 혼자서는 그 즐거움을 100% 느낄 수 없는 놀이기구이기 때문이다. 상대와 함께 힘의 균형을 맞춰 한쪽이 올라가면 한쪽이 내려가며, 말 그대로 장단과 리듬을 맞춰야 즐겁게 놀 수 있다. ‘너’가 없이는 ‘나’가 없음을, ‘너가 없는 나만의’ 세상이 얼마나 재미없는지 말해준다.
놀이터에 홀로 온 아이. 혼자서 이리저리 시소를 타보지만 재미가 없다. 상상 속 친구들을 불러내는데, 현실에 없는 친구들의 무게는 너무 무겁거나 가볍다. 그때 한 아이가 놀이터로 와 “나랑 재미있게 시소 탈래?”라고 묻는다. 가볍게 발을 구르는 법을 배우고 그렇게 둘은 곧 한 사람이 올라가면 한 사람이 내려가는 법을 익힌다. 때론 머리가 하늘에 닿고, 때론 땅으로 내려오며 다양한 풍경도 만난다.
그림책은 몇 마디, 몇 줄의 글 텍스트로 이 간단한 스토리를 풀어내지만 그 안에 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나와 너’가 만나 어떻게 친구가 되는지에 대해, 낯선 친구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에 대해, 우리가 함께 하는 일에 대해, 한 사람의 머리가 하늘에 닿을 만큼 올라가기 위해 누군가 힘을 보태야 한다는 것에 대해, 내가 한번 올라갔으면 다음엔 누군가를 위해 내려가는 것을 즐겁게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하지만 이런저런 의미를 떠나 아이들에겐 자신의 일상인 놀이터, 그곳에서 늘 보는 시소를 소재로 풀어낸 이야기가 그냥 재미있을 것 같다. 그 즐거움을 기대하며 그곳에서 만날 낯선 친구에게 주인공처럼 ‘안녕’하고 인사를 건넬 용기를 얻을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직접 그린 것처럼 서툴게 그린 그림은 어린 독자에게 친숙한 자기들의 이야기로 다가 가게 한다. 사랑스러운 이야기,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다.

_최현미, 문화일보 문화부장

7.[청소년]십 대를 위한 영화 속 빅데이터 인문학|김영진, 팜파스

“미래에는 이 가상의 세상을 어떻게 구현해 나가고, 현실의 삶과 어떻게 연결해 나갈지가 중요해 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단서를 빅데이터를 통해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사실을 안다고 생각이 들 때, 그것을 다른 관점에서도 바라볼 수 있어야 해.”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님이 교탁 위에 올라선 채 학생들에게 한 말이다. 어디에서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인생이 완전히 뒤 바뀌기도 한다. 인공지능이 생활 속에 자리 잡고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됐다고 하는데 청소년들에겐 너무 먼 이야기로 들린다. 미래 사회의 근간이 될 ‘빅데이터’의 중요성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피부에 와닿진 않는다. 키팅 선생님의 말대로 관점을 바꾸려는 시도가 빅데이터, 즉 미래를 바라보는 태도를 결정한다.
마크 트웨인은 세상의 세 가지 거짓말을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라고 했다. 이 책의 저자는 빅데이터를 ‘미래 정보사회의 원유’에 비유한다. 가공하지 않은 채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대상으로서 빅데이터는 객관적 실체다. 이것은 목적에 따라 상업적으로도, 정치적으로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빅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지 않는다. 다만, 그것을 가공하고 활용하는 사람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는 충분하다. 청소년들은 빅데이터가 무엇인지, 그것이 어떻게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 미래 사회를 준비하기 위해서 어떤 능력이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저자는 영화와 빅데이터의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한다. 어렵고 딱딱할 수 있는 내용을 재미있는 영화 이야기로 풀어 낸다. <매트릭스>, <머니볼>, <러빙 빈센트>, <인셉션> 등 볼만한 영화를 소개받는 즐거움은 덤이다. 영화에 숨어 있는 빅데이터를 통해 정보 오류, 감시 사회, 정보 보호 위협 등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살펴보자. 미디어 리터러시는 인문과 과학의 통합적 지식을 통해 가능한 일이다. 이 책을 통해 즐겁고 재미있게 시작해 보자.

_류대성, 「읽기의 미래」저자

이 중에 당신의 마음을 울리는 책 한 권이 있기를 바라며!
다음 달에도 풍성한 책 추천과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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